지난 2012년 11월 말, 거리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 노숙인들을 위해 허영만 화백이 겨울나기 용품들을 기증해주셨습니다. 두꺼운 점퍼와 매트리스, 세면도구가 각각 1,000개나 되었습니다. 이 물품들은 홈리스 지원단체와 인권단체를 통해서 종각역과 서울역 그리고 영등포역 일대에서 3월 중순까지 거리 홈리스분들과 쪽방 지역의 홈리스들께 전달되었습니다.

 

유독 길었던 지난 겨울 너무 추웠기 때문에, 이런 지원이 없었더라면 홈리스 분들이 겨울나기가 힘들었겠죠? 하지만, 딱 필요할 시기에 물품들을 보내주셔서 거리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와 쪽방지역의 홈리스 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훈훈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지원 받은 물품 중 점퍼는 튼튼한 재질에 두툼하여 매우 따뜻했고, 다양한 색상이라 받으시는 분들이 원하는 색을 선택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색을 일괄적으로 입어야 하는 다른 지원물품과는 다르게 티(?)가 나지 않아서 받으시는 분이나 전달해드리는 지원 단체에서도 만족이었습니다.

 

점퍼도 취향대로! 노숙인이라고 맨날 까만 색만 입는 건 아녜요.~ (사진제공 : 홈리스행동) 

 

올록볼록 엠보싱 같은 매트리스는 차가운 길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훌륭하게 막아주었고, 세면도구는 거리에서도 깨끗하게 씻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으흠~ 다음에도 이런 지원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듭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침낭과 샴푸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구요! ^^

 

벌써 수년째(2004년부터!) 지원되는 허영만 화백의 물품 기증은 적절한 물품을 얻기가 쉽지 않은 홈리스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홈리스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차가운 눈빛을 건네는 사람들도 허영만 화백처럼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든든한 지지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홈리스 상태로 살아가는 이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방법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아주는 올록볼록 매트(좌)와 이를 사용하고 있는 홈리스분(우) (사진제공 : 홈리스행동)

 

 

지난번에 물품을 나눠드리는데, 어느 홈리스분이 말씀하셨습니다.

(허화백)참 고마운 사람이야,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관심을 가져주니 죽지 않고 사는 거야.

이렇게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고민하며, 실천하면 그 마음들이 홈리스들이 삶의 희망을 붙들게 하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아자자! 다시 한번, 물품을 기증해주신 허영만 화백과 아름다운재단에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 이 글은 2012 노숙인겨울나기용품 지원사업 중계단체인 홈리스행동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노숙인 겨울나기 용품 지원사업이란? 2004년에 허영만화백의 기부로 시작 된 이 사업은 거리의 노숙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겨울나기용품(점퍼, 매트, 세면용품 등)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허영만 화백은 2003년 킬리만자로 등반을 갔을 때 추위를 견디며 산행을 하다가 추위에 떨며 길에 누워있던 한국의 노숙인들이 떠올라 지원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사업을 통해 2012년까지 방한매트 9,000개, 세면용품세트 7,500개, 방한복 6,000벌 등이 노숙인들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지원되었습니다(누계지원내역보기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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