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으로 선발된 ‘두(Do)’ 의 이야기 입니다.

영화동아리 Do는 ‘뭐든 열심히 해보자!(Do!)’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동아리로 모둠 구성원들이 대체로 영화계나 방송계 쪽으로 꿈꾸고 있는 학생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영화제작 기술을 습득하기 보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의 의미를 배우고 익혀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모인 팀 입니다.

영화동아리 Do는 학교가느라 학원가느라 매일매일 무심코 걷는 길 위에 당연한 듯 있는 다양한 사람들. 버스기사아저씨, 청소부 아주머니, 폐지 줍는 할머니 등… 이 분들의 모습을 영화에 담고자 하였습니다. 

이 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고 그분들의 손을 통해 살면서 무심히 지나치는 소중한 것들을 재조명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남녀의 사랑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6개월 동안 버스기사님과 청소노동자들을 인터뷰 하면서 편견에 갇혀있던 아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익숙해서 감사하지 못했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청소노동자 인터뷰 중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웃들,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지만, 사회로부터 편견이 담긴 시선으로 무시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그 편견을 깨기 위한 ‘사랑이야기 아닌 사람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버스 기사 아저씨를 인터뷰를 했다.

평소에 버스를 탈 때에도 기사 아저씨와는 대화를 해 볼 기회도 없었고, 대화를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막연하게 하루 종일 운전을 하는 고된 직업이고, 예전에 잔돈 입금 문제 등으로 아저씨와 대화를 했을 때 기억이 좋은 기억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난여름, 별 기대 없이 버스 회사로 향했다.

그렇게 향한 버스 회사는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버스 운행을 하느라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회사 안에는 다른 직원 분들도 계셨고 잠시 휴식을 하거나 차를 정비하거나 식사를 하러 오신 기사님들 대부분이 친절했다. 그리고 우리가 인터뷰한 버스회사는 노동자 자주기업 이라는 내게는 조금 생소하고 독특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인터뷰 초반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생각해 오던 이미지와 약간의 낯가림 때문에 어렵게 느껴졌지만 인터뷰를 통해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과 미리 준비해 온 질문들을 하면서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친근함도 느낄수 있었다. 

그 분들의 고충과 승객들의 작은 감사 인사를 통해 느끼는 보람에 대해 말해 주시며 운전기사 또한 돌아서면 승객(시민) 이라는 말씀이 가장 인상 깊어 앞으로 승객인 나 또한 사소하게 생각했던 감사 인사를 통해 그 분들의 보람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큐멘터리 촬영중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없었지만 지난 여름 인터뷰를 할 때 사전에 연락시 우리의 의도나 취지가 조금은 잘못 전달이 돼서 회사에 도착했을 때 인터뷰를 못할 뻔 했던 것 과 그 날 엄청난 비로 가는 길에 신발에 양말 까지 홀 딱 젖었던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기억에 남는다. 

다큐멘터리 ‘사랑이야기 아닌 사람이야기’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를 인터뷰하고, 내가 참여하지 못했던 청소부 아주머니 인터뷰 영상도 보면서, 내가 이 때 까지 그분들에 대해 몸이 고되고 힘든 직업특성으로 은연중에 그 직업인에 대한, 직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 부끄럽고 죄송했다.

익숙해서 감사하지 못하고, 그 분들의 노고나 고충, 이면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했고, 앞으로는 사소하게 생각 되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면서 한 면만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시선 또 한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해인(시지중 3)-

 

이번 다큐를 제작하면서 이전에 기획했던 것들보다 더 진지하게 임했던 것 같다. 이전까지는 우리 동아리끼리만 찍고 끝내면 되었기 때문에 부담이 많진 않았는데, 이번엔 우리만이 아닌 다른 분을 찍는다는게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이번엔 청소부 아주머니를 촬영해야 했으니까 예를 들어 ‘뭘 물어봐야 좋을까?’ ‘우리가 일하시는데 방해가 되진 않을까?’, ‘혹시나 우리가 실수하지 않을까?’ 등등 이런 생각들 말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우리가 청소부 아주머니가 일하시는 대학교에 가서 촬영을 하고, 쉬는 시간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리에게 정말 편하게 대해주시고 엄마 같은 마음으로 조언도 해주셔서 걱정이 다 날아갔다. 그리고 청소부 아주머니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여러 말씀 중에서 가장 내 심장을 두드렸던 것은 학생들이 청소부 아주머니들의 존재를 모르고 그저 깨끗한 학교의 모습만을 보고 ‘아, 여긴 쓰레기 버려도 깨끗하네? 맘대로 버려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고 쓰레기를 맘대로 버린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내가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버린 적이 있어서 뜨끔 거리기도 했고, 반성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청소부 아주머니분들을 위해서도,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도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잘 분리해서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우리 주변을 이렇게 깨끗하게 만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박민정(경화여고 2)-

다큐멘터리 촬영중

 

그동안 아파트 계단, 학교화장실이 깨끗했던 것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해주신 분들이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버스기사, 청소부아주머니도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세상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이제 나는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누군가의 노력이 담겨있다는 걸 마음에 새기고 작은 일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 것 이다.

– 전지현(덕원고 2)-

12월 17일 다큐멘터리 시사회

 

휴먼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딱 두가지였다. 하나는 우리끼리 무언가 해냈다는 뿌듯함. 그리고 또 하나는 직업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를 보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내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이 두 가지가 고스란히 나에게로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선뜻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아이들이 아침 일찍부터, 궂은 날씨에 고생이 많다며 아이들에게 밥이며 식혜며 먹을 것들을 손수 챙겨주시는데, 그 따뜻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아이들이 하나 같이 하는 이야기가 ‘진짜 우리 엄마 같아요’, ‘기사님은 아빠 같은데요?’, ‘멋져요’라는 말이었다. 난 그 말에 아이들의 마음이 다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편견 속에 갇혀 있다. 이 기회를 빌어 우리 아이들이 그 틀을 깨고 나와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이웃까지도 온전하고 따뜻하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 멘토 지민희-

글.사진 ㅣ 영화동아리 Do

 

아름다운재단의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회활동 지원사업’은 청소년이 더불어 사는 세대, 꿈꾸는 세대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 자아 존중감, 만남과 소통, 모험과 도전, 상상력 그리고 나눔을 키워드로 청소년과 세상을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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