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B 지원사업>은 시민사회단체 및 풀뿌리 단체의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하고자 합니다.

공동체 활성화로 입주민도, 경비원도 행복한 아파트

2014년 말,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의 갑질 때문에 경비노동자가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비노동자 인권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춘천시민연대는 우리 지역 경비노동자들의 실태는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회원들과 함께 2015년 ‘춘천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일자리, 열악한 근무환경, 입주민의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경비일은 소일거리라는 생각과 달리 60% 이상이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법으로 정해진 휴게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아파트 경비노동자 문제에 관심 갖고 고민하다보니 결국 입주민들과의 관계 문제였습니다. 아파트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입주민들 스스로 구성원 간의 문제를 풀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경비노동자 문제 또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결론.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이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며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시범단지 선정부터 난항

좋은 사업이니 제안만 하면 아파트들이 너도나도 함께 하자고 줄을 설 줄 알았던 건 착각! 사업 초기부터 시범단지를 선정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변코아루, 두산위브 아파트가 시범단지로 결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두 개 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아파트에 대한 생각과 공동체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 경비원에 대한 생각을 조사해보는 기초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수거함도 자체적으로 제작해 설치하고 집집마다 설문지를 배포합니다. 양쪽 아파트 모두 전체 세대 중 30%가 참여했고, 경비원 노동인권 개선과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입주민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공동체 활성화로 입주민도, 경비원도 행복한 아파트 – 출처 : 춘천시민연대

‘아파트, 이웃을 만나다’

‘아파트 이웃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의 중요성과 활성화 사례, 분쟁 관련 해결방안, 경비원 노동인권에 대한 강의를 5번에 걸쳐 진행했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이 아파트 문제와 공동체 활성화 대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명 아파트에서 ‘보물찾기. 곳곳에 숨겨져 있지만 특별한 기회가 없어 발견하지 못했던 우리 아파트의 보물을 함께 찾아보는 시간. 강변코아루에서는 문고 공간을 활용한 작은도서관 만들기, 두산위브는 주민참여프로그램을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야기 나눌 자리가 없어 목말랐던 주민들에게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자리였습니다.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경비노동자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파트에서 진행된 교육프로그램 홍보포스터

경비노동자 인권 향상을 위해

경비노동자 집단상담을 통해 당사자들의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직무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춘천시 공동주택 지원 조례’에 경비원 휴게공간 지원과 공동체 활성화 사업 지원 내용 명시를 목표로 조례 개정을 추진했고 토론회 진행, 춘천시의회와 협력하여 작년 12월에 조례를 개정했습니다. 경비원 휴게시간을 입주민들이 지켜주자는 캠페인을 통해 우선 지역의 4개 아파트 경비실에 휴게시간 알림판을 설치했습니다.

경비노동자 집단상담 프로그램 진행 중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입주민도, 경비원도 행복한 아파트를 춘천에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지원사업을 계기로 2018년에는 본격적으로 아파트 관련 활동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동대표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진행, 경비노동자를 포함한 아파트노동자 인권개선운동, 불합리한 제도 개선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경비원 휴게시간을 입주민들이 지켜주세요’ 경비실에 휴게시간 알림판 설치

 

글ㅣ사진 춘천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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