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시민사회단체 및  풀뿌리 단체의 다양한 공익활동(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사업, 시의성 높은 사업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지원하는 ‘스폰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다양하고 알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활동이 작은변화를 만들어왔을까요? 여러분께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제주에 오면 행복하신가요?

제주는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밀려드는 관광객, 입도민으로 하수대란, 쓰레기·교통대란을 동시에 앓고 있기 때문이죠. 재작년에는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제주도 바다에 그대로 흘러들어 청정제주바다가 아파야 했고, 늘어나는 자동자로 인해 최근에는 제주도지사가 렌트카의 총량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로부터 이양받아 렌트카 총량 제한에 나섰습니다. 물 사용량은 늘고 늘어, 작년에는 중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35일간의 격일제 급수의 고통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의 제주, 도민들은 밀려오는 관광객과 입도민이 반갑기도 하지만, 그로인해 나타나는 갖가지 사회문제로 괴로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 – 출처 : 제주참여환경연대

이런 와중에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성산에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합니다. 관광객 4,500 만을 전제로 기존 공항에 더해 제2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이였죠. 성산지역 주민들과 제주도민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발표였습니다. 주민들과 그 어떤 협의도 없었던 상태였기에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제주의 심각한 갈등 이슈로 떠올랐죠.

여기에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절차적 오류가 발견되면서 주민들과 국토부, 제주도정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은 도청앞 천막단식농성은 물론, 서울 상경투쟁, 삭발식 등을 통해 제2공항 건설의 절차적 오류 문제와 제주의 환경수용력을 도외시한 일방적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금도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사업 계획을 하나하나 추진해 나가고 있고, 주민들과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제주도 어디에도 제2공항은 없다’는 모토를 바탕으로 제2공항 건설 반대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2공항 건설계획. 뭔가 이상했습니다. 제2공항은 사전타당성 용역을 거쳐 진행되었지만, 제2공항 건설이 제주도 환경과 도시에 미칠 외부효과에 대한 분석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이죠. 거기다, 지금도 용량을 초과해 기본계획까지 1년 만에 변경을 하고 있는 하수시설의 경우에는 더욱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용량포화상태인데, 지금보다 3-4배에 달하는 관광객을 받아들인다면, 제주의 기반시설은 얼마나 더 늘어나야 하고, 기반시설을 늘리면서 발생하는 제주사회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아름다운재단에 문을 두드려, 제2공항 건설에 뒤따르는 외부효과의 단면을 분석발표하고, 토론회를 개최하여 제주도 사회갈등 문제에 대한 환경적 측면에 대해 공론의 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연구 및 토론사업>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 “오버투어리즘 시대 제주의 환경과 제주도민의 삶은 지속 가능한가”

우리의 사업은 김성훈 홍익대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단을 구성하여, 「제2공항 건설과 도시기반시설」이라는 대주제를 바탕으로 연구와 토론, 출판사업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연구사업>은 제2공항 건설이 제주도 도시기반시설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여, 도시기발시설중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즉, 제2공항 건설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시설용량 포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1)제2공항 건설 이전에 그에 대비한 도시계획 전면수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 2)제2공항 건설의 파급효과는 제주도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발표하고, 환경수용력과 제주의 기반시설의 관점에서 제2공항은 제대로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 “오버투어리즘 시대 제주의 환경과 제주도민의 삶은 지속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김성훈 연구원은 “지금껏 제주도의 도시계획은 관광산업 성장을 견인하고자 다방면에서 개발위주의 정책을 펼쳐왔으나, 그 부작용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고,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를 보면 성장을 뒷받침할 역량이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 이라며, “현 도시기본계획의 계획인구 기준이 제2공항 예비타당성조사의 수요량에 미치지 못해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추가 인구증가를 감안하면 기존 도시관리 전략은 수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하였습니다.

토론회는 제주에 현실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 도시기반시설 – 환경 – 지속가능성 – 도민의 삶 – 제2공항의 키워드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논의되었고, 토론회 내용은 지역언론에 보도되며 제2공항 문제가 국지적 환경 문제가 아닌, 제주도 전체의 환경문제 및 도시계획의 문제라는 것으로 시각을 확장시키는데 기여하였습니다.

▴ 제주도상하수도본부 방문(2018.2.6.)

토론사업 진행 이후, <연구사업>에도 박차를 가했습니다. 도시기반시설연구이니만큼 자료수집은 핵심!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제주도상하수도본부에 방문하여 방대한 분량의 하수기본계획자료들을 확인하고, 관계자와의 면담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분석을 위해 구축한 시나리오를 통틀어 가장 낙관적 상황을 가정해도 「제주특별자치도 광역 하수도 정비 기본계획(변경)」상 시설용량의 89.2%를 점유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시간별, 계절별 성수기를 감안하면 기반시설 용량의 포화가 매우 우려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더불어 제2공항을 건설하여 사실상 체류인구 증가에 제한이 사라지면 이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었죠. 제2공항 건설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91.2%,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97.4% 만큼 시설용량이 포화되면서 미처리 하수가 상습적으로 방류될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었죠.

연구는 제주 제2공항 건설시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같은 도시기반시설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주도정이 현재의 계획을 견지한다면 국토계획법의 기반시설연동제에 따른 강력한 개발행위허가 제헌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처리구역(사실상 제주도내 도시 및 취락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되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월정리 해변, 올해 초 월정해변에는 <하수종말처리장증설 결사반대>라는 프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있었습니다. 관광객과 인구가 늘어나니 기반시설은 증설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에 따라 하수종말처리장증설로 인한 갈등과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해당 <연구사업>은 제2공항 건설 이후, 제주도 기반시설의 수용력에 대한 분석으로 환경용량의 포화 문제를 들여다보았지만, 기반시설 등 환경수용력 초과문제는 제주에서 미래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이미 성큼 다가와 있는 상황입니다. 본 연구와 토론사업이 제주도민들에게 지속가능한 삶과 제2공항의 공존이라는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글ㅣ그림  고권일 (제주참여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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