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아름다운재단 워크숍 풍경

비움, 어디까지 비워봤니? – 아름다운재단 워크숍 후기

안녕하세요? 가을은 높고 푸른 하늘,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죠. 아름다운 이 시기에 아름다운재단 간사들은 모두 함께 ‘워크숍’을 다녀왔어요. 아름다운재단은 1년에 한 번씩 워크숍을 하는데 매해 주제가 좀 달라집니다. 올해 워크숍 주제는 <비움, 어디까지 비워봤니?>였어요. 올해는 어떤 워크숍을 보냈을까요? 워크숍 풍경을 여러분께 살~짝 보여드릴게요 : )

곤지암 현대해상 연수원 야외 풍경 (꺄아)

곤지암 현대해상 연수원 야외 풍경 (꺄아)

워크숍 시작~~~~ !

아름다운재단 워크숍 시작과 함께, 간사들은 초집중 모드

가장 먼저, 멋진 단풍으로 가득한 풍경이 간사들을 반겨줬어요. 점심을 먹자마자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 주제가 무엇인지, 어떤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는지 간략한 소개를 들었어요. 또한 간사들이 지내는 워크숍 장소 ‘곤지암 현대해상 연수원’의 공간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멋진 공간, 감사합니다!)

# 멍해서 멍하고 멍하니까 멍합니다

워크숍의 본격 시작 프로그램! 바로 ‘멍때리기 대회’였습니다. 가끔 홀로 멍때리는 시간이 있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 동료들과 함께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본 적은 없었기에 궁금했어요. 이 시간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하고요. 시작 전까지 웅성웅성 소리가 들렸는데 “그럼, 시~작~!”이라는 소리와 함께 고요한- 멍때리기 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멍때리는 간사들을 보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멍때리는 간사들을 보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양한 멍의 세계에 몰입하는 중 (모두 아련 아련 모드)

멍때리던 중에 움직이거나 웃거나 하는 경우는 ‘바로 탈락’이었습니다. 멍때리기에 탈락한 간사들은 자신이 앉았던 매트를 정리하고 옆자리로 옮겨야했습니다. 멍때리기 대회가 시작한지 몇분이 지났을까요? 하나 둘 탈락하는 간사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워크숍 준비 모임의 예상보다 많은 간사가 시간이 지나도 굳건히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말을 하고 웃음소리가 들리는 방해 공작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그대에게’ BGM을 듣고 웃음이 터져서 탈락했어요. 끙.)

웃음이 터지는 순간, 탈락!

웃음이 피식 새어나오는 바로 그 순간, 탈락!

여러 방해공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간사들이 있었고, 아름다운재단에는 멍때리기 고수들이 꽤 많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대회를 마쳤습니다. 멍때리기를 마치고 ‘개운하다~’라고 하는 간사도 있었고 ‘생각을 좀 정리할 수 있었다’는 간사도 있었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푹 쉬었다’는 간사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이슈가 있었는데, 잠시나마 긴 호흡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참 좋았답니다.

둥글게 둥글게 -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둥글게 둥글게 – 함께 연결되어 있는 우리들 (동료들)

# 몰입의 즐거움, 놀이의 즐거움

멍때리기 대회에서 저마다 무언가를 비웠다면, 또 무언가 채울 수도 있겠지요? 다음 프로그램은 간사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퀴즈와 즉석팀게임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어요. 평소에는 각자 맡은 일을 하느라 교류하기 힘들었던 다른팀 간사들과 함께 협업하는 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동안 몰랐던 간사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노래의 앞부분을 듣자마자, 마이크 쟁탈전 시작!

노래의 앞부분을 알아듣는 순간, 마이크 쟁탈전 시작!

0.1초 비트와 음을 듣고도 노래를 맞추는 간사가 나타났어요!

0.1초 비트와 음을 듣고도 노래를 맞추는 간사가 나타났어요!

즉석팀게임 중에는 대중가요 앞부분을 아주 짧게 듣고 노래 제목과 가수를 맞추는 게임이 있었는데요. 0.1초의 비트와 음을 듣고서 (심지어 노래가 시작한 줄도 모르는 간사들이 있을 정도로 아주 찰나의 순간마저!!) 알아 차리는 간사가 있었어요. 앞으로 이 게임만큼은 어느 단체와 대결(?)한다고 해도 자신있는 비밀 병기(???)이자 엄청난 능력자, 특별사업팀 홍지민 간사의 활약 덕분에 ‘노알못-노래를 알지 못하는-팀원’들이 1등을 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쓰는 건 저도 그 팀에 속해있었거든요. 하하하하.

간사들이 집중하고 주목하는 이 게임은 바로, 공기놀이

간사들이 집중하고 주목하는 이 게임은 바로, 공기놀이

그리고 간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운동회가 시작되었어요. 어릴 적 했던 놀이도 있었고 처음 해본 놀이도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에너지를 많이 써서 피곤함을 느끼거나 배고픔을 느끼는 간사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왠걸, 어느새 다시 모두 초집중 모드로 놀이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왜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하는거죠?’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모두 몰입하고 있었는데요. 그만큼 간사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하면 한다! 정신’이 발현된거라 추측해보았습니다.

나무젓가락 건드리지 않고 빼는 놀이

나무젓가락 건드리지 않고 빼기! 산가지 놀이

땅따먹기 놀이

과연 제게도 땅이 생길까요? 땅따먹기 놀이

윷놀이

왜 이리 즐겁죠? 윷놀이

들어가라앗 얏 ! 투호놀이

들어가라앗 얏 ! 투호놀이

이건 무슨 놀이죠???? 꼬깔모자의 구멍 사이로 보물 찾는 중입니다.

사진만 봐도 몰입의 분위기가 느껴지죠? 열정적으로 몰입하며 함께 웃고 즐기며 복잡한 생각에서 좀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프로그램이 끝난 후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자유활동 시간이 있었어요. 간사들은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영화관, 당구장, 탁구장, 노래방, 책읽기, 그리고 찬스바(chan’s bar)를 즐겼습니다. (노래방에서 홀로 열정을 불태운 간사가 있었다는 후문이…) 올해 워크숍의 비밀 프로젝트였던 찬스(chan’s bar)가 유독 눈에 띄는데요. 권찬 사무총장님이 바텐더가 되어 간사들에게 가벼운 술 한잔과 안주를 건네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어요.

찬스바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간사들을 위해 치얼쓰

찬스바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간사들을 위해 치얼쓰~!

찬스바를 찾아온 간사들은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자유롭게 먹고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사장님과 사무총장님도 간사들과 함께 찬스바를 즐겼답니다. 사진 속 찬스바의 간판(네온싸인)은 인사행정팀 팀장님의 핸드메이드 작품이에요. 찬스바를 준비한 손길, 워크숍 준비 모임 간사들의 센스에 박수를 전합니다 !

# 나는 아직도 비우고 프다

저마다의 낭만적인 밤, 휴식의 밤, 고요한 밤, 수다의 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에는 요가 시간이 있었어요. 참여하고 싶은 간사들만 참여한 후, 아침 식사를 하고 모두 모여 ‘좋은 강연 동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유명한 강사를 온라인으로 모신 셈이었죠. ‘세바시 912회 ‘사랑이 오래 가는 비밀 –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파악하라’ 영상도 보고 세바시 275회 ‘자기 해방의 글쓰기 영상을 봤습니다. (심슨가족의 만화영상도 봤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명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 자유로운 자세(!)로 명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명상을 돕는 BGM이 있었는데요. 제게는 꽤 강렬했습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계속 이렇게 들렸거든요. “나는 모른다. 모른다를 이길 수 있는 잡념은 없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괜찮다 하십시오. 나는 괜찮다 하십시오.”

명상의 시간... 허나, 저는 잡념도 웃음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모른다- 괜찮다- 헌데, 저는 잡념도 웃음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크흙

2일차 프로그램을 마친 후,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가을을 그냥 보내기 너무 너무 아쉬웠거든요 🙂 모두 어디까지, 얼마나 비웠을지 모르겠지만 표정이 환하고 밝아 보이네요. 비움의 비결(!)이 있었던 걸까요??

2018 아름다운재단 워크숍 기념 단체사진

마지막 3일차 프로그램으로 오전동안 대청소!!!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무실도 비워낼 것을 비워내야 새로운 일, 필요한 일을 채울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 같아요. (워크숍 준비 모임 간사님들, 저 이해 잘 했쥬?) 그렇게 대청소를 마치고 오후에는 <2시의 데이트>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워크숍 일주일전 6개의 제목이 공개되었고 간사들은 제목만 보고 프로그램을 신청했어요. 당일에서야 각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6개의 프로그램 제목은 ‘사랑받은 정원, 어둠속의 대화, 공중부양, 산보, 스포츠, 고행’이었는데요. 각 프로그램을 진행한 간사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의도와 후기와 함께 대표 사진을 뽑아주었답니다. <2시의 데이트> 후기와 함께, 워크숍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

# 2시의 데이트

<산보> 프로그램 참여 간사들

‘산보’ 프로그램, 참여 간사들과 함께

프로그램명 : <산보>

기획 의도 : 산보는 이번 워크숍의 주제 ‘비움’과의 연계선으로 산보하듯 유유자적하는 행위(활동)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멀리 벗어난 공간이 아닌 아름다운재단과 연결되는 곳, 서촌과 삼청동 일대를 생각하며 동선을 짰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길을 걷는 시간, 누군가에게는 작품을 통해 작가와 대면하는 시간, 또 누군가에게는 단풍구경과 함께 휴식의 시간이 될 수 있어서요. 길 위에서, 미술관에서, 작품 앞에서 머무는 동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산보는 자신의 내면을 거니는 행위입니다. 산보를 통해 간사들이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휴식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담당 간사의 후기 : 태윤, 윤아, 유진, 혜윤, 보아, 수환, 수지, 희은 8명의 간사가 함께 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단풍이 절정을 향하는 가을 하늘이 맑은 가을 날, 처음 방문한 갤러리, 함께 마시는 차 한잔, 이야깃거리가 생겨나는 작품들 그리고 그 무엇보다 평일 오후의 한가함이 워크숍의 즐거움을 더해주었어요!
 

출처 – 어둠속의 대화 포스터

프로그램명 : <어둠속의 대화>

기획의도 : 완전한 어둠 속을 거닐면서 동료들과 함께 스릴과 감동을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담당 간사의 후기 : 처음에 빛 한 점도 없는 어둠이 무서웠는데 로드마스터님의 안내를 받고 시간이 지나자 편안해지면서 다른 감각들이 살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했던 간사들에게도 평소와 다른 감각을 느끼는 경험, 감각이 살아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고행' 프로그램, 참여 간사들과 함께

‘고행’ 프로그램, 참여 간사들과 함께

프로그램명 : <고행>

기획 의도 : ① 苦行(고행) : 서촌에서 가장 높은 곳인 수성동계곡을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로 올라가는 힘든 일정임을 알리는 뜻이었습니다. ② Go hang(내버려둬) : 복잡한 일은 버리자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③ Go행~(가자) : 우리가 일하고 있는 서촌을 가보자!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담당 간사의 후기 : 아름다운재단이 있는 서촌. 우리가 오랫동안 생활하고 있는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모르는 길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는 Daum지도에 나오지 않은 다른 길로 ‘아름다운재단에서 수성동계곡까지’ 걸었습니다. 처음 가는 길, 될 수 있으면 좁고 골목진 길로 발걸음을 내딛뎠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여서 조금 힘들었지만 새로운 길을 갈 때 우리는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더 주변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뚜렷한 목표를 향해서요. 누군가는 고정관념을 비울 수 있었고, 누군가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성동계곡 정상에 올랐을 때 우리는 밝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이 웃음이 우리가 이번 워크숍에서 얻은 가장 큰 산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워크숍을 ‘살-짝, 훤-히’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어떠셨나요?

정말 마지막으로 이번 워크숍을 만든 손길,
워크숍 준비 모임 간사들의 단체 사진을 기록하며

워크숍을 마친 후, 찾아온 질문을 남겨봅니다.

비움, 어디까지 비워봤니? 그리고 채움, 무엇을 채울거니?

관련 글 > [Focus 인터뷰] 워크숍의 정석, 함께 만들고 즐기기 – 인사행정팀 이정운 간사 

글 | 장혜윤 간사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