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10대를 위한 페미니즘 교육을 해주세요”

“○○고등학교 인터뷰 신청합니다.” 민우회의 문을 두드리는 10대 페미니스트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였다. 그래서 2017년부터 민우회는 <열, 길>이라는 이름의 ‘10대 페미니스트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집담회, 워크숍, 필리버스터 등의 활동을 했고, 참가자들은 “10대 페미니스트를 만나서 좋았다” “10대들의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10대 페미니즘 캠프 (출처 : 여성민우회)

10대 페미니즘 캠프 (출처 : 여성민우회)

10대 페미니스트를 만나다

2018년에는 어떤 이야기를 통해 10대 페미니스트를 만나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 10대 페미니스트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여성혐오나 차별이 부당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무언가의 수식어처럼 ‘여자가~’ ‘남자가~’ ‘여성스러운’ ‘남성스러운’ 등의 성차별 발언들이 수두룩합니다.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없도록 주변을 바꾸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10대 페미니스트의 고민과 생각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2018년에는 10대를 위한 페미니즘 입문강좌를 열고, 10대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캠프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10대를 위한 페미니즘 입문강좌 <다시 만난 세계>

7월 서울과 수원, 두 곳에서 김백애라, 손희정 선생님의 페미니즘 입문강좌를 진행했다. 수도권에서만 강의를 진행하게 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멀리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강의를 들으러 온 분들이 계셔서 더욱 반가웠다. 강의를 통해 차곡차곡 페미니즘 공부도 하고, 강의 후에는 짧게나마 강의에 온 10대 페미니스트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끊이지 않고 이야기가 이어졌다. 각자가 평소에 품고 있던 질문들을 나누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즐거워보였다.

“내가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한 발판이자 첫걸음”
“청소년 대상으로 한 강의여서 너무 좋았어요. 관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시간 굿!”
“자신감 생긴다!!!”

10대 페미니즘 캠프 <나로 말할 것 같으면>

7월 강좌와 동시에 캠프 기획단을 모집했다. 캠프의 기획부터 홍보, 집행까지 모든 것을 회의를 통해 결정하며 10대 페미니즘캠프에 필요한 밑그림을 하나하나 채워나갔다. 각기 다른 경험을 가졌지만 10대 페미니스트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모두가 즐거운 소통장이 되는 10대 페미니즘 캠프를 꿈꾸며 서로의 힘을 보탰다. 그렇게 10대 페미니즘 캠프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은 시작되었고, 10대 페미니스트가 모여, 10대 페미니스트에 의한, 10대 페미니스트를 위한, 10대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를 고민하는 즐거운 소통의 장을 만들어 냈다.

“최근에 여러 가지 페미니즘 관련 행사 또는 활동이 많이 보이지만 10대끼리 만날 수 있는 행사는 적어서 아쉬웠는데 너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성인들에 비해 활동범위나 10대끼리 주체적으로 만남을 주도하기는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런 캠프로 만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막연하게나마 이렇게 모인 분들과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현재에 대해서 발전을 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속적인 만남을 갖게 되면, 무어라도 남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어요. 내년에도 이 기획이 만남의 장소가 되었음 합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끼리 작지만 무엇이더라도 해낼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었음 좋겠어요!”

10대 페미니즘 캠프 기록 (출처 : 여성민우회)

10대 페미니즘 캠프 기록 (출처 : 여성민우회)


그리고 다시 작당모의!

하루 종일 가열차게 진행됐던 캠프였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학교 속 성차별, 미디어 속 성차별, 청소년 퀴어 차별, 탈코르셋 등 다양한 경험 나누었으니, 직접 액션으로 또다시 만나자는 이야기가 모아졌다.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 10대 페미니스트들은 후속모임 ‘작당모의’로 다시 만났다. 액션의 주제는 ‘스쿨미투’. 성차별, 성폭력 없는 학교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변화를 시도해야하는 지금, 학교는 오히려 용기 있게 말하기에 나선 학생들을 매도하고, 학교의 명예 훼손을 운운하며, 생활기록부를 통해 압박하는 지금의 현실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다.

3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서울시 교육청에 직접 항의하는 의미로, 교육청 앞에서 ‘#스쿨미투_포스트잇_액션’을 기획했다. 온라인을 통해 포스트잇에 적혀질 문구를 보내달라는 홍보를 했다. 하나, 둘 쌓인 메시지에는 스쿨미투를 응원하는 메시지, 각자가 겪은 성차별적 경험, 학교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학생들은 성차별 발언하는 선생에게 교육받는 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스쿨미투를 더 이상 잡음으로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대한민국에서 주권을 펼칠 수 있는 국민들입니다.”
“스쿨미투 해결하라! 학생인권 보장하라!”

10월 27일 ‘작당모의’는 서울시 교육청 앞에 모였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액션을 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 액션을 하고자 했던 의지를 담아 하나하나 포스트잇을 붙였다. “스쿨미투 교육청은 응답하라”라는 글씨를 완성한 후, 그 글씨를 바라보며 학교가 성평등한 공간으로 변화하길 바라보았다.

10대 페미니스트들은 후속모임의 액션 (출처 : 여성민우회)

10대 페미니스트들은 후속모임의 액션 (출처 : 여성민우회)


7월부터 시작된 2018년의 <열, 길> 활동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길수도 짧을 수도 있는 이 시간 동안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활동을 하면서 10대 페미니스트들 서로가 서로의 용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따로 또 같이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변화를 상상하고 있을 10대 페미니스트와 또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 본다.

글|사진 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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