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지리산이음과 함께 2018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를 열고 지리산 5개시군(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의 활동가와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촌 골목마다 피어나는 봄꽃을 채 느껴 보기도 전, 아름다운재단 지역사업팀 신입간사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입사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간사가 떠난 첫 지리산 4박 5일 출장기. 봄을 맞이해 바쁘게 피어나는 지리산 자락의 생명만큼이나 들썩들썩한 열기로 가득 찼던 그곳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셋째날, 산청에서 움트는 변화의 씨앗들, 일반공모사업 오리엔테이션

전날 하동으로 협력파트너를 만나러 갔다면, 출장 셋째 날에는 산청으로 떠났다. (하동, 산청으로 다니는 길에 함양, 구례도 들렀으니 이번 출장으로 지리산5개시군을 다 돌았다. 참으로 알차디알찬 출장이 아닐 수 없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강좌/조사 지원사업(이하 작은변화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고자 활동하고 있는 모임, 단체들을 발굴, 연결하여 지역 사회의 역량을 키우는 작은변화 지원사업은 크게 시나리오, 강좌, 조사 사업으로 나뉜다.

2019 지리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 포스터

2019 지리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 포스터 (출처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 :
지역 기반 의제를 발굴, 해결해나가는 사업 및 활동 지원
📌작은강좌(교육) 지원사업: 지역 모임(단체)의 필요로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교육 및 강좌 프로그램에 대한 운영비 지원
📌작은조사(연구) 지원사업 : 지역사회와 단체, 모임의 활동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은 조사와 연구 활동 지원
📣 하반기 공모지원사업도 곧 모집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 (관련정보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이들 지원사업의 지원대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민들의 참여에 기반한 지역 사회의 작은변화를 위한 활동”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이날은 작은변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9개의 모임 및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리엔테이션이었다.

산청에서 진행한 오리엔테이션 사진 . 참가자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한 카페에서 진행된 산청 오리엔테이션

이 자리에는 이제 막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해보고자 하는 이들, 이미 오래전부터 활동을 해 온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산청을 오고 가며 얼굴은 낯익었지만, 각자가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낯설어 한참 동안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오고 가는 질문들 속에는 정보 교류뿐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조언을 얻는 응원의 말들도 담겨 있었다. 언어로만 말해오던 협력과 교류, 소통이 눈앞에서 실물로 일어나는 현장이었다.

시나리오, 강좌, 조사로 각기 다른 활동 형태를 갖추었지만, 지역 현실에서 비롯된 고민에 함께 공감한다는 점, 그리고 변화의 힘을 지역민으로부터 길어 올린다는 점에서 지원사업에 참여한 모두가 닮아 있었다. 특히 산청의 경우, 청(소)년에 대한 논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뜨거운 만큼 청(소)년 관련 활동이 지원사업에 많이 참여했다. 또한 지역 거주 여성들이 바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욕구를 잘 살피고, 돌볼 수 있는 강좌, 조사 연구도 각각 참여했다. 각 지원사업이 유기적으로 돕고 참여하면서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첫 만남에서 이미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산청에서 진행한 오리엔테이션 사진 모음

참가자 모두 다닥다닥 모여 앉아 서로의 고민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눴다.

이날 자리에서는 또한 2년 차 지원사업에 참여한 팀도 있었다. 이들은 작은변화 지원사업과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지역 사회에 갖는 의미를 지난해 경험을 통해 전해 주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만큼 지역을 잘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분들이 없어요.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지역 활동가들이 활동을 더 편하게, 잘할 수도 있도록 활동의 취지를 정말 잘 이해해주고 있어요. (앞에 계셔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하하) “

진심에서 우러나온 평가에 공감한다는 끄덕임이 여기저기서 느껴졌다. 뒤이어 지원 과정에서 겪었던 부담감이 한편으로는 마음을 다지고, 활동을 더욱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지원하는 데 있어 부담감이 느껴진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런 부담감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원사업 선정과정에 참여하신 심사자 모두 ‘함께 자세히 검토해 보자’는 관점으로 임해 주셨어요. 그랬기 때문에 제 딴에는 생각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갖춰지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 짚어 주실 수 있었죠. 막연했던 부분들이 면접 과정을 거쳐 구체화 된 만큼 그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작은변화라는 말이 참 좋은데, 작은변화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죠. 지원사업에 지원하고 선정되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올해 상반기 작은변화 지원사업 활동을 계획하며 동시에 지난해 활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에서 4개월 뒤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될 순간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해보자!’ 했던 계획들이 실현되었을 때 겪게 될 즐거움과 한편으로는 마주할 현실이 주는 경험들이 어떻게 서로 엮어 이들의 4개월 뒤를 장식하게 될까? 그때를 상상해보며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지치지 않고 작은변화의 씨앗을 움틀 수 있기를 마음속 깊이 응원했다.

넷째날 , 아름다운재단X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작은변화를 함께 이룰 우리

출장 넷째 날이 밝았다. 남쪽의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아쉬웠던 공기가 출장 넷째 날이 되자 마침내 온화해졌다. 이날은 서울에서 아름다운재단 팀들이 내려오는 날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지리산을 향해 달려올 팀원들과 재단 식구들을 생각하니 이상하게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일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무실에서는 한참 먼 곳에서 재단 식구들을 만나게 될 생각에 아무래도 마음이 들떴던 것 같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를 함께 설립,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 이음과 아름다운재단 로고가 겹쳐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이 공동으로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2시 무렵 센터에 도착한 아름다운재단 식구들과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식구들은 만나자마자 서로 수줍은(!) 인사를 주고받았다. 지역 사회의 작은변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는 사이였지만, 지역사업팀을 제외한 재단 사람들과 작은변화지원센터가 만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았다. 데면데면한 공기가 센터 사무실에 감돌았지만 싫지 않은 기분이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이 공동으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아직 문을 연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활동이 지리산5개시군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재단이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역 사회의 참여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 자립하기 위해서는 작은변화지원센터만의 기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시점의 판단이었다. 따라서 이날은 재단에서 모금을 맡은 김아란 국장이 남원 센터에 내려와 모금 교육을 진행했다. 그간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사회 변화를 만들기 위해 기금을 모금해 온 아름다운재단의 모금 역사와 노하우를 함께 나누며,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앞으로 설계할 모금 모델에 대해 상상해 보았다. 짧은 시간 안에 다 다루기는 힘들었지만, 재단의 모금 역사를 살펴보고 함께 생각해볼 거리를 공유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작은변화를 함께 만드는 동료로, 협력자로 재단과 센터가 맺은 특별한 관계가 이 자리를 통해 더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이 두 단체가 만들어나갈 작은변화의 모습들이 어떨지, 그 과정에는 어떤 흥미진진한 일들이 벌어질지, 나는 그 안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며 3시간의 자리가 마무리되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진행된 모금 교육. 왼쪽에는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 김아란 국장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른쪽에는 작은변화지원센터 사무국 직원들이 교육 내용을 듣고 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진행된 모금 교육

서울로 돌아오며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만들어지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긴 시간을 4박 5일이라는 압축된 시간에서 경험하다 보니 사실 머릿속이 많이 바쁘고 정신없었다. 그러나 복잡한 머리와는 다르게, 마음은 서울에서 떠날 때와 비교해 더 풍족하고 차분해졌다. 막연하기만 했던 지역의 활동들을 짧게나마 만나고, 그 활동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열정 넘치는 이들을 만나 에너지를 듬뿍 받았기 때문이다. 겨우내 헐벗었던 산이 온갖 꽃과 풀들로 풍성해지는 이 봄. 사방팔방에서 움트는 생명들만큼 활기차게 작은변화의 씨앗을 심고 키우는 지역의 활동들을 만날 수 있었던 귀하고 충만했던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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