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활동가들, 고민을 나누다

9월 초, 문화연대와 녹색연합, 그리고 지식순환협동조합의 활동가들이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먼저 활동가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활동가들이 스스로 활동의 동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교육이 필요한데, 다들 너무 바쁘고 자신의 활동 분야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른 활동 영역들의 상황들을 제대로 살펴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사회활동의 구체성과 방법론, 그리고 전체적인 방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활동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 및 한국 정세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추는 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편적으로 넘쳐나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의를 청해 들으며 나름대로의 정세 분석력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우리가 작은 ‘야학’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활동가학교, 일명 <활동가를 위한 야학>이 시작된 것입니다.

활동가들, 교육과정을 기획하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자주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배우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주제는 ‘국제 정세’였습니다. 특히 북핵문제와 한반도, 일본의 우경화, 그리고 숨 가쁘게 진해되었던 홍콩과 중국의 정치적 변화의 양상, 마지막으로 거의 무지하고 관심 밖이었지만 매우 중요한 변곡점을 거치고 있는 동남아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아시아의 국제정세를 읽어낼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또한 활동가들이 직접 저자와 함께 책을 읽어 나가는 강독 수업도 마련했습니다. 수많은 주제들과 책들이 제시되었지만, 최종적으로는 페미니즘과 여성혐오를 반지성주의와 탁월하게 연결시켜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던 이라영 선생님의 책 『타락한 저항』과, 최근 문화운동의 핵심 주제인 ‘커먼스’를 ‘공동자원체계’로 분석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 장훈교 선생님의 『일을 되찾자』이 두 권을 선정하였습니다. 주제를 선정한 이후는 빠르게 강의를 해주실 선생님들을 섭외하였으며, 공간은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의 10~12월 목·요일 저녁시간이 마친 강의가 없어서 해당 공간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활동가들, 활동가를 모으다

다음 순서는 함께 공부할 동료들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난관이 있었습니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듣고 싶다는 활동가들은 많았지만, ‘시간’을 내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오지 못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정예’의 장점을 떠올리며 꾸준히 강의와 책읽기를 진행해 나갔습니다. 모인 활동가들의 구성은 다양했습니다. 도시재생 분야의 활동가를 꿈꾸는 청년에서부터, 심리상담 분야에서 일을 하다 잠시 쉬는 동안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진 활동가, 사회혁신분야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과 함께 했습니다.

활동가들, 함께 공부했던 모임 포스터

활동가들, 함께 공부하다

활동가들, 함께 공부하다

‘활동가들을 위한 야학’은 문자 그대로 저녁 7~9시에 진행되는 ‘夜學’이었습니다. 꾸준히 참여하는 활동가에서부터 시간이 여의치 않아 특정 수업만 신청했던 활동가들도 있었지만, 대략 7명~15명 정도의 활동가들과 함께하며 덕분에 소수정예의 고퀄리티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 역시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더욱 주제의 깊이와 내용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2시간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쉬는 시간 없이 밤 10시를 훌쩍 넘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뒷풀이 자리도 갖고 맥주를 마시며 밤늦게까지 수업 때 못 다한 이야기들을 꽃피우기도 했습니다.

활동가들, 변화를 말하다

수업을 마치고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가 준비한 야학을 들었던 다른 활동가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우리에겐 ‘배움’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을 듣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사회적 ‘정세’를 읽을 수 있는 시야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수업을 들을수록, 책을 읽을수록 우리는 더욱 모르는 것이 많아지며 또한 해야 할 활동의 목록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우리가 벌이는 ‘활동’의 이유이자 동력일 것입니다. 개별 수업의 결론들은 솔직히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현재와 같은 흐름으로 한국이, 그리고 전 지구가 흘러가게 되면 우리는 더 좋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많은 ‘활동’으로 사회를 조금씩이라도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작은 자리라도 괜찮으니 이러한 ‘배움터’가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글을 마무리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글, 사진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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