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2019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소년유니온입니다. 지원을 받아 진행하였던 사업은 청소년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사업이었습니다. 재작년 2018년 10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고객응대근로자 보호조항이 신설되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적 안전망을 통해 감정노동으로 인한 피해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왔습니다.

이는 청소년유니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동상담을 진행하며 만났던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청소년노동자들은 본인이 겪고 있는 일이 감정노동이라는 정확한 인지는 부족했지만 고객과 사장의 요구 등으로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는 것이 힘들다 호소하였습니다. 이에 청소년유니온은 이러한 현장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난 뒤 이들을 조명하기 위한 청소년노동자의 감정노동을 조사하거나 보호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는지를 조사했지만 2014년에 발표된 보고서 1건 이외에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우리가 직접 아무도 찾지 않던 이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이들의 일상을 바꾸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청소년노동자들이 어떤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지,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 이들의 일상은 어떠한지 조사하기 위한 실태조사단이 꾸려졌습니다.

처음은 이들의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효과적으로 담을지 고민했고, 어디서 어떤 사람들을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를 고민했습니다. 이 작업들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참 어렵고 길게 이어졌을 작업들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너무 화가 나 듣고만 있기에 어려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떤 청소년노동자는 작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간호사는 병원의 꽃이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참고 있어야 했습니다. 또 다른 청소년노동자는 일터에서 욕설과 함께 손님이 던진 음식물을 맞고도 가만히 있어야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노골적인 성희롱을 들어도 일터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었고, 손님에게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고 자른다는 협박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일터에서 위협받고, 보호받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그저 “참고 견디”며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로 드러났습니다. 하나는 청소년노동자에게 심각한 감정노동을 유발하는 고객이 있어도 이들에게서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지 않고, 되려 이러한 고객들에게 웃고 친절하게 대하라 요구하는 사장 혹은 관리자가 있었기에 이들은 그저 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청소년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먹고 살아야 할 돈을 벌어야 해서 이들은 함부로 일터를 나갈 수 없었습니다. 일을 그만두면 청소년을 고용하는 일터는 별로 없고, 대부분 비슷하게 보호받기 어려우며, 좋은 일터를 찾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들이 보호받을 수 없었던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된지 1년이 지났지만 다수의 사업장에서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각 지자체별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조례를 만들고 법 한계상 사업장의 법 준수를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며 강제력이 떨어지며 많은 일터에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청소년유니온은 설문조사와 대면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사실들을 찾아내고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고민들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안은 청소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감정노동 발생 시 대응 방법 등이 포함된 노동인권교육이 필요하다는 것과 기업이 마련한 고객서비스만족도평가가 너무 허술하여, 이를 악용한 클레임을 넣는 고객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일터에서 일하는 청소년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관리자가 상주하는 매장은 노동자의 업무 재량권을 넘기는 요구를 하는 고객이 나타났을 시 관리자에게 맡기는 것과 더불어 관리자가 상주하지 못하는 매장은 노동자에게 고객응대 재량권을 온전히 부여하고 유사시 경찰이 출동할 수 있는 방안을 업장 내부에 만들어 두는 것으로 청소년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토론회 진행모습

청소년유니온은 수많은 토론과 청년유니온 자문위원님들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감정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제작했다

청소년유니온은 이런 실태와 결론들을 모아서 사업단 내에서 있던 수많은 토론과 청년유니온 자문위원님들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감정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제작하여 세상에 알렸습니다.

앞으로 청소년유니온은 계속해서 청소년노동자의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들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청소년노동자의 일터에 변화를 만드는 우리의 활동을 애정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라며, 마지막으로 이번 실태조사에 너무나 큰 도움을 주신 아름다운재단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글, 사진 |청소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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