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책을 읽으신 적 있나요?
제목은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보고서>.
‘미안해요, 고마웠어요’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비록 유기동물, 아니 동물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이라 해도,
표지에 실린 그 개의 슬프다 못해 처연한 눈빛을 보신다면
이 책을 한 번쯤은 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_이미지 출처:네이버 이미지>

 

이 책은 고다마 사에라는 저자가 일본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돼 가는 동물들의 사진과
짧은 글을 엮어 만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이제 세상에 없는 많은 동물들이 나옵니다.
마치 영정사진을 연상시키는 흑백사진으로 말입니다.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_책 속의 이미지>

                                         

한 초등학교에서 사진전을 열었을 때의 일이다.
눈에 눈물이 한가득 고인
아홉살짜리 남자 아이가 오더니 물었다.
“왜 이 아이들을 죽이는 거예요?”
“….인간에게 버림을 받아서.”
“그럼 저도 버림 받으면 죽게 되는 건가요?”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어째서요? 똑같은 생명이잖아요.”
 

 


보호소로 들어온 아기 고양이들은 마대에 넣어져
가스실에서 살처분되었다.

 

함께 온 아들이 사진을 보고 말하네요.
‘아빠, 이 멍멍이가 ‘외로워’라고 말하고 있어.’
-사진전 방명록 중에서

 

이 책의 사진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많이 슬펐습니다.
무작정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16번(개이름:16번 버스 정류장에서 주워와 지은 이름)을 집으로 데려왔다가 채 몇 달도 못 데리고 다시 다른 집으로 보내야 했던 일이 생각나고, 어릴 적부터 같이 살던 개들이 시골집(어디론가)에 보내져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던 일이 생각나서.
책 속의 동물들의 눈빛은 오래 전 기억 속에 묻혀 있던 그 아이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책 속의 내용은 일본의 유기동물 보호소를 배경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유기동물 보호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08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통계에 따르면,
유기동물 7만7877마리 중에서 30%이상이 안락사 처리되었다 [기사 참조_data news]고 합니다. 
3년이 지난 지금, 변화가 있다해도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활동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유기동물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아름다운재단에서 진행된 배분사업 중 ‘2011 유기동물 보호활동 지원사업’은 참 의미있습니다. 유기동물의 응급 진료를 위한 차량과 중성화수술, 미용 등을 위한 1년 사업비로 69,428,500원을 지원한 것입니다. 그리고 동몰보호단체 ‘카라’가 그 사업을 수행하는데 나섰습니다.

사실 유기동물 보호사업은 아름다운재단에는 조금 낯선 영역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업을 위한 기금이 만들어진 것은 꽤 오래 전 일입니다. 유기동물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던 한 기부자님이 2002년에 ‘행복한둥지’ 기금을 조성하셨고, 거기에 뜻을 같이 하는 1%기부자가 함께 모은 기금이 어느새  94,000,245원가량(2010.12.31기준)이 되었던 것입니다. 유기동물 보호사업이 그동안 자리를 잡지 못해 적절한 배분처를 찾지 못했지만, 드디어 올해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기금을 조성해주신 기부자님, 200여명의 1%기부자님의 정성이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는 뜻대로,
인간과 동물들이 서로 벗이 되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큰 힘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더 이상 버려졌다는 이유로 죽어가고
슬픈 눈망울을 짓는 유기동물이 없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날이 온다면, 꼭 온다면.
좋겠습니다.

‘카라’ 의료봉사대 첫 발걸음

 지난 5월15일에는 특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차량 의료봉사대를 출범하고 첫 구호활동을 시작한 날이거든요. 이 날 의료봉사 현장에는 특별한 얼굴들도 보였습니다. 카라의 대표인 임순례 감독을 비롯해 배우 채시라 씨 부부, 방은진 감독, 배우 조윤희 씨 등 평소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이 많은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 더욱 의미 있었던 의료봉사대의 현장, 함께 보실래요?

<카라 의료봉사 현장 보기>

 

 
 

댓글 4

  1. 후르츠박

    마음속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분노로 가득차 흐르려는 눈물을 참아가며 글을 읽었습니다.
    윗글중 어린아이가 한 말이 너무 가슴을 울리네요. “똑같은 생명이잖아요”… 우리 모두 반성합시다.

  2. 강아지키워보고싶은사람

    동물농장이던가 티비프로그램에 나오는 이효리씨를 보았는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연예인 이효리가 정말 맞나 싶더라구요. 거기 나오던 동물보호소 활동이 여기 카라라고 하던데 맞나 모르겠네요.
    이효리씨가 마지막에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라고 말하던데 감동이었어요. 예전 저스틴비버라는 외국가수도 동물입양 홍보대사 하던게 인상깊었는뎅.. 동물털알레르기때문에 강아지를 키워보고싶지만 선뜻 실행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키우는것 외에 다른 실천방법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3. 김고운

    안녕하세요. 김진아 간사님,
    저 김고운입니다. 혹 기억하실런지?

    아마 벌써 3-4년 전인 것 같네요. 인턴했을 때가^^ 왜 키크고 눈크고, 다 큰 여자친구가 저에요^^
    그 때의 연 이후로 종종 이벤트에 참여하곤 하는데,
    깊은 제 꿈을 천천히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간사님! 여전하시네요^^ 화이팅!

    • 김진아

      아~ 고운씨~ 예전에 모금팀에서 인턴하셨던 분 맞으신지요?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 죄송해요 ㅠ. 제 기억이 맞다면 이름처럼 엄청 고우시다고 했던 분 같은데.. ^^ 암튼 잊지않고 여기서 다시 뵙게 되어 너무 반가워요 ~ 자주 자주 들러주세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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