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이 기획연재 <청소년이 만드는 작은변화, Z세대의 공익활동>을 준비하며 만난 청소년 활동가 10팀의 인터뷰를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기후위기, 청소년인권, 페미니즘, 소수자 그룹과의 연대 등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공동체로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들이 절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결석시위로 기후위기 심각성 알리고 정부와 교육당국에 실질적인 변화 촉구
청소년기후행동 김도현 활동가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김도현이라고 합니다.
2. 활동을 시작하거나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2018년 폭염이 닥쳤을 때, 처음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어요. 특히 건설 현장의 노동자나 나이가 많으신 농민들이 폭염 때문에 쓰러졌다는 뉴스를 반복적으로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지방자치단체가 내놓은 ‘무더위 쉼터 설치’ 등은 너무 단기적인 대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근본적인 문제인 기후위기에 대해 고민하게 된 계기였어요. 그러다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해외 청소년들이 결석 시위를 벌이는 것을 보면서, 대중교통을 타고 전기를 아끼는 개인적인 실천을 넘어 이런 식의 저항도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한국에도 비슷한 일을 하는 청소년 모임이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고, 곧 <청소년기후행동>에 합류했어요.
3.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기후위기가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 우리 모두의 안전한 미래를 지키는 게 목표에요. 산업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고요.
4.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했습니까?
2019년에는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가 주요 활동이었어요. 기후위기에 대한 청소년들의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학교를 빠지고 광화문에서 시위를 열었어요. 올해 들어서는,거리에 나가 외치는 것을 넘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캠페인을 많이 펼쳤어요. 전국 교육청에 편지를 보내 ‘탈석탄 금고 지정’을 촉구한다던가, 삼성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서 전 세계 청소년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죠. 얼마 전에는 국회의원 15인을 대상으로 ‘총공’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많은 시민들이 동시에 국회의원들에게 메일, 문자 폭탄을 보내서 강력한 의사를 전달하는 거에요. 기후위기는 단 하나의 ‘가해자’가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책임자들이 대응에 나서야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국회, 기업 등 다양한 집단을 타겟으로 캠페인을 펼쳐 왔어요.
5. 활동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대외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행사보다는 그걸 준비하기 위해 동료들과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벽까지 회의했던 순간이 더 기억에 남아요. 프로그램 기획, 소품 제작, 서한 작성 등 작은 부분까지 하나하나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소중해요.
6. 활동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기후위기에 대한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게 가장 큰 성과에요. 서울시 교육감과의 면담에서는 좀 더 가시적인 결과를 얻었고요. 교육청에 가서, 기후위기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학교급식에서 채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어요. 또 교육청의 예산을 맡길 은행을 정할 때, 석탄 투자를 하지 않는 은행을 우대해 달라고도 요청했죠. 서울시 교육청은 우리와 면담을 한 후에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방금 말한 요구사항을 모두 지키기로 했어요. 서울시 교육청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올해는 전국 17개 교육청에 모두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실제로 그 중 11개 교육청이 탈석탄 은행을 우대하겠다고 공동 선언을 했어요.
7. 활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청소년이 기후위기의 당사자니까요. 물론 기성세대도 피해를 입지만, 저 같은 10대는 기후위기가 시작된 이후에 태어났고, 점점 심해지는 모습을 계속 보면서 자랐잖아요. 앞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가장 오래 살아갈 사람이기도 하고요. 이런 정체성을 공유하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은 것 같아요.
8. 활동의 진행과정 중에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학교 생활과 활동을 병행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요. 평소에는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 활동에 투자해야 하고, 시험기간만 되면 구성원 대다수가 활동을 할 수 없어 캠페인 진행이 늦어진 적도 많아요. 또한, 우리를 ‘기특한 아이들’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실망스러웠던 적도 있었어요.
9.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개개인 활동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멤버 수를 늘리고 조직 구조를 개편했어요. 현재는 팀별로 역할을 잘 분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우리가 활동하는 이유는 대견하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책 변화를 위해서임을 늘 강조하곤 해요. 또한 결석 시위 등 활동을 할 때는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섰다’는 논리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하고요.
10.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당분간은 국회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에요. 내부적으로는, 단체 멤버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난 터라, 모두가 <청소년기후행동>을 편안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과제죠. 개인적으로는 효과적인 캠페인을 기획하는 법에 대해 더 탄탄히 공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11. 공익활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평범한 청소년인 나의 목소리도 의미가 있고 힘이 있음을 알게 해 준 활동이에요. 또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또래 친구들을 만나고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긍정적인 공동체에요.
12.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참여방법이 있나요?
<청소년기후행동>은 상시로 신규 멤버를 모집하고 있으니 신청해 주세요(링크). 후원금을 보내서 힘을 보태 주셔도 좋아요!
글, 사진 | 김도현 (청소년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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