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됐습니다.

3월 말, 교도소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와 그 안에 있던 우표 30장. 

현금을 드릴 수는 없지만 우표는 우체국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들었다며 번거롭더라도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교도소의 차디찬 담장 안에서 싹 터 재단에 도착한 아름다운 나눔은 유난히 늦게 오던 봄의 발걸음마저 재촉하는 듯 했습니다. 

그 마음이 고맙고 또 고마워 우표를 쓰기 보다는 지지않는 희망, 지지않는 나눔의 상징으로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재단 간사들이 1,000원씩 모아 우표를 대신할 기부금을 모으고 우표는 재단에 영구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간사들의 모금으로

현재 첫 편지는 전시중입니다

 

그러던 중 또 우표가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꼭 감사하다는 손편지를 보내드리고 싶었습니다. 재단 간사들 모두 아름다운 나눔에 감사하고 있다고, SNS에 올린 기부자님의 사연을 통해 많은 분들이 나눔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고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편지를 보내며 우체국에 우표를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금 교환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논의 끝에 우표는 기부자님들께 보낼 우편물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편지를 보내드린지 얼마 후,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설렘이 가득 담긴, 기분좋은 편지였습니다. 별것아닌데 이렇게 알려져서 쑥스럽다 하셨습니다. 저희가 보내드린 편지를 보고 다른 분들도 나눔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셨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세번째 편지. 연두색 글자가 씌여진 편지지에 싱그러움이 묻어납니다.

 

아직 우표를 현금으로 바꿀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아니, 굳이 말씀드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기부자님이 나눔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고, 그 마음이 주변에 까지 전달되고 있는데 돈이든 우표이든, 금액이 많든 적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사실, 저도 5천원, 1만원을 기부할땐 망설이게 됩니다. 이 돈이 과연 도움이 될까 내가 돈이 좀 많았으면 좋겠다 심란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나눔’은 이웃과 함께 손잡고 살겠다는 의지의 실천입니다. 의지가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 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온도는 조금 더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생활시설아동 급식비 문제를 제기했던 <나는반대합니다 시즌2>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을때 5천원밖에 기부 못 한다고 미안해하셨던 분들, 1만원밖에 기부 못해 부끄럽게 죄송하다 하셨던 분들. 그런 분들의 마음이 모여 이번 예산 추경안에서 아동 포함 전체 시설수급자들의 식비가 1,520원에서 2,069원으로 인상될 수 있었습니다. 9만명 가까운 시설수급자들이 한끼당 거의 5천만원을 추가로 지원받게됐습니다. 1천원의 힘, 5천원의 힘, 우표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재단 간사들은 모두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기부자님들과 함께, 기부자님들께서 손 잡아주신 이웃과 함께 느리지만 천천히 앞을 향해 걸어가는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언젠가는 우표기부자님도 교도소 담장 밖에서 저희와 함께 하시겠지요? ‘나눔’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봄이 지나고 이제 ‘희망’이 영글어갈 여름이 오고 있네요 ^^

ⓒ아름다운재단

 

희망을 만드는 일,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지금 바로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댓글 2

  1. ‘나눔’과 ‘희망’은 늘 함께 있습니다

  2. new

    ‘나눔’과 ‘희망’은 늘 함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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