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캠페인] 상처 속에서도 희미하게 싹은 핀다 - 3월 정기상영회

국내에서 아직 개봉도 하기 전, 쟁쟁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들려주었던 영화<똥파리>가 영화인캠페인 3월 상영회에서 선보였습니다.

<똥파리>는 곁에 있지만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 즉 우리가 마주치고 싶지 않은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똥파리> 속의 주인공들은 퍽퍽한 현실 속 도무지 회복되지 않을 것 같은 가족들로 인한 상처로 마음 붙일 곳이 없습니다. 상처투성이 주인공 상훈이 또 다른 상처투성이 여고생 연희를 만나고 위안을 얻는 듯하지만 영화는 현실이 그리 녹록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가파른 절벽 끝에 내몰린 주인공들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폭력들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연희의 모습만이 오롯하게 남습니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아버지의 저주같은 말에도, 누나에게 상욕을 하며 대드는 남동생 곁을 떠나지 않고 가족을 지키는 연희, 상훈을 위로하는 연희, 상훈의 어린 조카 형인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연희. 마지막까지 상처투성이 가족을 붙잡는 이는 웃을 일 없는 삭막한 환경 속에서도 밝고 씩씩한 연희였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위기의 가정을 지탱하는 건 수많은 다른 이름의 연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똥파리>를 지켜본 관객들은 영화 한편을 통해 상훈의 삶에, 연희의 삶에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대사 한 마디가, 장면 하나하나가 주인공 상훈의 삶이었고 거짓은 없었습니다. 이전에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고 치부했던 상훈을 이제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 누구든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라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텐데, 그것을 선택할 수 없었던 상훈을 그래서 비뚤어진 상훈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김꽃비님, 양익준 감독님, 영화인회의 최승우 사무차장님

영화가 끝난 후 감독이자 주인공 상훈역의 양익준 감독님과 여주인공 연희를 연기한 김꽃비님의 무대인사와 관객들과의 대화시간이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하여 주신 감독님과 김꽃비님, 그리고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한 편의 영화를 통해서 세상의 많은 상훈과 상훈의 가족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의 첫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4월 16일, 개봉할 예정이니 극장에서 상훈을 만나 보세요. 

 


관객후기: 처음으로 정기상영회에 초대되어 [똥파리]를 여자친구와 함께 관람했습니다. 극장의 분위기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졌고, 편한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영화가 너무너무 좋았고, 마음의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독님과 여배우 김꽃비씨를 직접 만나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사진도 같이 찍을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또한 한국 독립영화에 대해 우리가 좀더 관심을 기울이고 한국영화를 살리기 위해 조금 더 힘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뜻깊은 문화나눔 행사였고, 앞으로 계속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문화나눔에 그리고 이웃사랑 나눔에 지금보다 더 참여를 많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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