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사흘째 날, 오늘은 미시건 필란트로피 네트워크의 중심이자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CMF (The Council of Michigan Foundations, 미시간재단협의회)를 방문하는 날이다.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로 연이은 일정들을 보내던 연수단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파란 호수에 몸을 담글 수는 없었지만 오가는 시간이 긴 덕에 일정이 하나 뿐이어서 여유롭게 그랜드 해븐의 호수를 거닐 수 있었다. 그랜드래피즈에서 2시간 가량 차를 타고  비취(미시간호는 호수이지만 사람들이 소금이 없는 바다라고 표현)가 있는 아름다운 그랜드 해븐으로 갔다. CMF사무실은 그랜드 해븐의 메인 거리에 호수를 바라보는 아담한 건물에 자리잡고 있었고, CMF의 대표  Robert S. Collier는 아주 유쾌하고 친절한 리더로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CMF(미시간 재단협의회) 전경입니다.

그랜드해븐에 위치한 CMF(Council of Michigan Foundations, 미시간 재단협의회)

CMF는 미시간 주의 필란트로피스트들의 활동이 실질적인 성과와 효과를 내도록 연결해주고 지원하는 지역 커뮤니이다. 이 재단의 회원은 미시건의 57개의 지역재단(Community Foundations), 기업재단(Corporate Foundations), 기업의 사회공헌프로그램(Corporate Giving Programs), 가족재단(Family Foundations), 독립재단(Independent Foundations), 공공자선단체 (Public Charities), 개인 등으로 미시건 필라트로피의 네트워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구기금과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CMF는 회원들 간의 파트너링을 지원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인 활동으로 하며 이외에도 활동가 교육, 컨설팅, 학습 커뮤니티, 정부와의 협력적 관계 구축 등 지역 필란트로피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관심사인 청소년 필란트로피와 관련된 사업으로 미시건 지역재단들의 청소년 프로젝트(The Michigan Community Foundation’s Youth Project, MCFYP)를지원,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년 청소년 콘퍼런스을 진행한다. 미국에서도 필란트로피의 도시라고 불리는 미시건의 특별한 노하우가 이곳에서 시작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CMF의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CMF은 어떻게 설립되었는가?

 1969년 정부와의 파트너십으로 시작되었다. 정부가 비영리섹터의 세금감면 혜택 501c(3) 제도를 만들면서 재단들의 연합모임이 만들어졌다. 정부는 (복지와 관련해서) 모든 돈을 정부가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켈로그재단, 다우재단, 크리스거재단, 칼라마주재단’을 초청하였고,  이후 필라트로피를 옹호하는 일을 함께 하기 위해  CMF를 설립하였다.

CMF의 역할은 무엇인가?

필란트로피가 성장할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다.

기부에 있어 개인 기부자의 비중이 80%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기부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정책이나 기부 트랜드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은 72세 이상 연금혜택을 받는데 비영리에 기부를 많이 하는 “개인”에게 연금을 많이 주는 것을 논의 중이고 개인의 기부에 따른 연금혜택이 실현되면 앞으로 개인기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개인에 대한 기부 독려가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미시건에는 4,500개의 비영리단체가 있고 미시건 인구의 10%가 비영리에 종사하고 있는 필란트로피의 도시이고 그만큼 CMF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의 협력을 위한 활동을 한다.

주 정부, 랜싱과 협력하고 한편으로 정부의 비영리 정책 관련 어드보커시 활동을 하고 있다. 정부와 재단을 연결하는 공식 연락책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시건 필란트로피를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기획 지원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비영리기관, 개인 기부자를 교육을 온, 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있고 교육 내용은 주로 행정, 배분,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활용), 모금 개발 관련이다. 정부 정책 입안자들에게 필란트로피 관련 정책을 잘 세울 수 있도록 교육을 하기도 한다.

미시건 필란트로피의 다양한 주체들을 네트워크 한다.

MNA(비영리단체 연합)과 CMF의 회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한 사회 이슈 관련 활동을 할 때 관련 단체들을 연결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디트로이드의 지역문제를 여러 단체가 모여 환경, 교육, 고령화 문제, 예술 등의 주제로 논의하고 협력하여 해결 방안을 찾기도 한다. 회원들간의 네트워크 이외에도 정부와 비영리단체들의 협력을 돕고 있다. 예를 들어 에이즈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대체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정부와 비영리단체가 함께 협력하여 주제별로 펀드를 모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정부에서 하는 일은 주삿바늘로 에이즈에 감염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면 주삿바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에 대해서 배분을 하고 있다.)

청소년 필란트로피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시건의 모든 주민들이 필란트로피스트가 될 수 있다. 주민들을 독려하여 필란트로피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지역재단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시건의 모든 지역의 지역재단에서 청소년위원회(Youth Advisory Committee)의 활동을 통해 청소년에게 필란트로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지역에서 일부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학교에서 모든 청소년이 필란트로피를 접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LTG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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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F에서 대표와 함께 CMF에 대한 소개와 필란트로피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필란트로피에 영향을 줬던 트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필란트로피에 5개 세대가 있는데 그 중 밀레니엄 세대의 필란트로피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면서 Giving Tuesday캠페인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고 매주 화요일에 모든 교사가 필란트로피에 대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빙튜즈데이에 모든 학교에서 나눔교육을 진행하자는 온라인 캠페인 배너입니다.

기빙튜즈데이에 모든 학교에서 나눔교육을 진행하자는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정보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정보가 정확한지, 편향된 정보인지에 대해서 알고 비영리단체가 정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개인 기부자들에 대한 정보를 보호하는 게 중요하게 되었다. 또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읽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스토리를 잘 엮기도 하고, 인포그래픽을 이용하기도 해야 한다.

이처럼 대표님의 CMF에 대한 설립배경과 역할, 미시건 필란트로피에 대한 최근 경향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더 질문하고 싶었지만 Robert S. Collier대표님은 ‘그랜드 해븐의 비치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자, 비취로 가자’ 며 우리를 일으켜 세우셨다. 비치의 주차장에서 직접 주차 자리를 봐주시고 비치가 잘 보이는 식당도 예약해 두셨다. 먼 한국에서 온 우리를 친절하게 맞아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식당앞에서 다정히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어 주시고 벙어리 장갑 모양을 한 미시건 주를 본뜬 초콜릿을 기념 선물로 전달해주셨다.

그는 그동안 미국의 모든 종류의 재단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고 현재 CMF의 대표로 16년 동안 일해오고 있다고 한다. 한 지역 커뮤니티의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그의 목소리에는 오랜 경험과 확신에 찬 단단함이 느껴졌다. 또 수없이 많은 지역재단, 단체, 기업 등의 필란트로피스트들과 정부 관련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엮어 내면서 더욱 깊어졌을 그의 진실한 눈빛과 친절한 태도가 우리에게도 전달되었다. 미시건 필라트로피의 중심이 되는 리더십을 만난 듯 하다.

며칠 후 CMF에서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대표님과 헤어졌다. 우리는 한적한 그랜드 해븐의 거리를 걸으면서 다음 일정을 통해 좀 더 깊게 만나게 될 미시건의 청소년 필란트로피에 대해서 더듬어 보았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하는 대화, 식사, 차 한 잔, 산책. 연수 삼 일째의 오늘 일정은 우리에게 선물 같았다.

CMF 대표와 함께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딧불이들과 CMF 대표와 함께 미시간호에서

 

글ㅣ반딧불이 박은주 (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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