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밥과 반찬을…
아름다운재단, 결식 제로 ‘SOS 모금 운동’

세계엔 70억 명이나 되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만약 세계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마을 사람 100명 중 52명은 여자, 48명은 남자입니다. 30명은 아이, 70명은 어른이죠. 또 20명은 영양실조 상태이고 1명은 굶어 죽기 직전입니다.

이번엔 우리나라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해볼까요? 마을 아이 24명 중 2명은 비만인 반면, 2명은 끼니를 거릅니다. 먹을 게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밥 굶는 아이들이 있냐고요?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나라엔 68만 명이 넘는 결식아동이 있어요.

결식(缺食)이란 ‘끼니를 거른다’ 는 뜻이에요. 결식아동 대부분은 가정 형편이 어렵습니다. 일부는 어린 나이에 가장 노릇을 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일자리를 잃고 온 가족이 흩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 대치2동 성당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아름다운재단을 방문해 ‘결식 제로 캠페인’에 기부금을 전하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밥은 ‘기본적 권리’입니다. 지난 1988년 만들어진 대한민국어린이헌장엔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니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자’ 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가 끼니를 거르며 불행한 성장기를 보내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2011년도 예산을 짜면서 방학 중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削減·깎아서 줄임)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친구가 당장 겨울방학부터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게 됐죠.

아름다운재단은 즉시 ‘결식 제로 캠페인’ 을 열어 SOS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반응은 뜨거웠어요. 7세와 4세 두 자녀를 둔한 어머니는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들 때문에 식사때마다 씨름해야 하는 게 무척 속상했는데, 밥이 없어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어린이들의 기부도 이어졌습니다. “성탄절 선물을 받는 대신 그 돈으로 친구들을 돕기로 했어요. 추운 날씨에 형편 어려운 친구들이 밥 많이 먹고 씩씩하게 겨울을 났으면 좋겠어요. 하느님도 착한 일 했다며 절 칭찬해주시겠죠? 아빠도 제 기부를 도와주시기로 했어요.” 박지우 양은 모금에 참여하며 의젓하게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엔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성당 신부님과 초등부 주일학교 선생님, 그리고 어린이들이 아름다운재단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은 성당이 마련한 ‘사랑의 나눔 행사’ 에서 떡과 쿠키 등을 팔아 얻은 수익금을 재단에 전했습니다. 박인우 신부는 “학용품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이들이 밥은 꼭 먹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성당 어린이들은 ‘미안해, 얘들아. 이제 내 밥 같이 먹자’ ‘난 이제 밥 대신 희망을 먹는다’ 등의 짧은 글을 재단에 남기며 결식 제로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캠페인이 시작된 지 28일 만에 5686명이 참여해 2억8475만6575원이나 되는 큰 돈이 모였습니다. 기부금 전액은 전국지역 아동센터협의회를 통해 전국 65개 지역아동센터에 쌀, 채소 등 음식 재료로 제공됐습니다. 이번 모금을 통해 9만6667명의 아이에게 따뜻한 밥과 반찬을 나눠줄 수 있게 됐답니다.

여러분,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열 사람이 한술씩 보태면 한 사람이 한 끼 먹을 식사가 된다는 뜻이죠.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는 건 쉬울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결식 제로 캠페인은 많은 시민이 이뤄낸 십시일반의 결과였어요. ‘너’ 와 ‘나’의 밥 한 숟가락이 모여 누군가가 배불리 먹을 한 그릇의 밥이 되듯, 작은 나눔도 한데 모이면 큰 힘이 됩니다.


※ 초등학생을 위한 나눔교육 프로그램 ‘어린이나눔클럽’

* 위 글은 아름다운재단과 소년조선 공동기획 [나눔으로 쑥쑥]캠페인 2011년 2월 11일자 소년조선일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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