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료 이후 생업을 유지해야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들은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여가 활동이 부족합니다. 설문조사 결과 일과 여가의 중요도가 높은 비보호종료 청년들과는 달리 일과 학업의 우선순위가 높았고,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여가 시간조차 진로 관련 활동 위주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청년 스타트 지원사업을 통해 기본지원의 필요를 채우는 것에서 시선을 옮겨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삶에서 나아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상황에 행복을 느끼는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함께할 이들과 서로의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볼 예정입니다. 

청년 스타트 지원사업은 청년 스타트키트 지원사업, 청년 커뮤니티활동 지원사업 2가지로 진행됩니다. 청년 커뮤니티활동 지원사업은 자립준비청년 간 관계 확장 및 지지망 형성을 통해 심리, 정서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카카오톡선물하기 10주년기금>으로 진행됩니다. 함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협력단체, 점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립준비청년 드디어 점프와 함께 점프!

아름다운재단 ‘2022 청년 스타트 지원사업’은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청년) 대상의 교육, 주거 등 ‘기본’ 욕구, 필요를 지원하는 지금까지의 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간, 문화 및 여가를 누릴 권리 확장에 초점을 둔다. 자립준비청년 내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그렇게 형성된 관계망으로 지지체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청년 커뮤니티활동 지원사업’이 그중 하나다. ‘커뮤니티 활동’을 새로운 시도와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는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 바로 이 맥락에서 비영리사단법인 점프(이하 ‘점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한다.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선순환 구조의 변화’를 추구하는 점프의 지난 활동이 청년 커뮤니티활동 지원사업의 지향과 닮아서다.

점프는 ‘우리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함께해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품고, 다양한 배경의 청(소)년에게 교육 기회를 확대하여 나눔과 다양성의 가치를 실천한다. 지역 현장 중심의 파트너십 모델을 통해 교육 격차, 청년층 격차, 기회 격차 등의 다양한 문제를 측정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해왔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학습 기회를 즐길 수 있도록, 그로써 차별 없이 성장하도록 돕는 게 그들의 사명이다. 청소년과 청년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고 사회인 멘토와 더불어 진로, 취업을 탐색하며 성장하도록 돕는다. 학습은 물론 정서적 지원마저 지원받은 청년이 성장해서 다시 멘토로 합류하는 궁극의 목표를 안고 지난 10여 년 지역자치단체, 대학교, 기업 등 여러 협력기관과 긍정적 시너지를 가졌다.

2022 청년 커뮤니티활동 지원사업 <우린 지금, 쉼표가 필요해> 이유리 팀장, 전종화 매니저(좌측부터)

 

“지난해 한 지역의 자립지원전담기관과 함께 멘토링 사업을 진행했고 그때 자립준비청년을 포함한 보호아동을 만났어요. 사회인 멘토단이 진로,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로 6회의 모임을 가졌죠. 또 다른 사업으로 10명의 대학생 멘토단과 학과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를 체험하는 1일 프로그램을 꾸리기도 했어요.” (전종화 선임매니저)

“점프가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참여자와의 연결이에요. 전담 매니저가 붙어서 매주 참여자와 소통을 해요. 활동을 지속하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엄청난 다독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이유리 YOUTH-LOCAL팀장)

전국에서 한달음에 도착한 지원신청서

점프는 아름다운재단과 소통하며 청년 커뮤니티 활동 지원사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구체적 활동을 맞춰나갔다. 그 결과 친분이 있는 친구와 함께 신청하는 “우리가 함께 만드는 활동 ‘짝꿍’”과 관심있는 문화영역을 선택한 개인 신청자가 팀을 이룰 “함께 만드는 취미 ‘쿵짝클럽’”이 탄생했다.

“팀을 만들어서 스스로 기획한 프로젝트를 지원받는 지원자와 달리, 참여하고는 싶지만 함께 할 사람이 없어 지원마저 망설일 개인 지원자가 많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사실 1년 동안 시간을 맞춰 활동을 같이 할 누군가를 찾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 지원사업이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지지망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기도 하니 참여의 벽을 낮추기 위해 쿵짝클럽을 만든 거예요. 시작은 혼자이지만, 10개 분야인 밴드, 글쓰기, 액티비티, 여행 등을 함께 할 1년 짝꿍을 만들어주는 셈이죠.” (이유리)

함께할 청년들이 행복할 권리를 누리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바라는 건 꼭 필요한 청년에게 맞춤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 그래서 닿을 수 없는 자립준비청년과 만나는 게 중요했다. 전국 29세 이하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 종료 또는 연장보호 청년 100명 내외를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 할 수 있는 건 부지런한 홍보뿐이었다. 아름다운재단과 점프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유관기관에 적극적으로 지원사업을 알리고 참여 독려를 부탁했다.

“2022년 1월 10일부터 2월 4일까지 모집기간이었어요. 2월 중에 서류심사를 마치면 선정된 청년들과 오리엔테이션을 가질 예정입니다. 다른 팀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팀 빌딩 작업으로 멤버십도 형성하는 등 커뮤니티 지원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도 품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전종화)

모집 과정에서 놀라웠던 건 다양한 지역 지원자들이었다. 서울과 경기도 지원자가 반 이상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울산광역시, 충청북도의 어느 한 시군, 제주도 등에서 지원서가 날아왔다. 지역에 사는 사람도 참여가 가능한지 문의했다. 지역 자립준비청년들의 욕구가 고스란히 전달되던 순간이었다. 사업을 구상하면서 잡은 ‘지역’이라는 키워드가 살아 움직였다.

“이전에 진행했던 사업들과는 달랐어요. 서로에게 친구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지원이라는 게 느껴졌죠. 함께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나 이 사업은 전국 단위잖아요. 사실 지원서가 빨리 들어오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지역 지원자 신청서가 시설들에 연락하자마자 들어온 걸 보면서 정말 필요했구나 생각했어요. 뭐가 되게 센세이션하다, 이전에 없던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리)

나를 변화시키는 만남

지원서에는 어떻게 여가를 보내고 있는지, 지원한 분야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지가 적혀 있었다. 짝꿍 신청서에는 서로가 어떻게 만났고 어떤 시간을 함께했는지, 활동목표는 무엇이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각자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를 생동감 있게 펼쳐져 있었다. 저마다의 이야기는 점프의 두 담당자를 고무시켰다. 한 줄의 짧은 글에서도 느껴지는 힘이라니. 이토록 열정 많은 사람들이 모여 과연 어떤 커뮤니티를 이루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준 영향이 적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대학생이건 직장인이건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 거예요. 별다른 커뮤니티가 없는 분들은 그냥 방에만 있는 거죠. 집에만 있는데 내가 대학생인지 뭔지 모르겠다, 일을 하긴 하지만 이게 사실 나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줄만한 수단도 별로 없고 그래서 일상에 집중하기 어렵고. 코로나19는 그런 환경을 더 심화시킨 거죠. 그래서 우리 지원사업이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전종화)

지원신청서에 담긴 다양한 욕구의 본질 “2022년에는 친구 혹은 낯선 사람과 같이 밖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 스쳐지나가는 소모적인 만남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나눌 수 있는 만남. 그것은 분명 무기력한 일상의 변화로 자리할 것이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알아차릴 뿐더러 당연하게도 ‘나를 어떻게 볼까’ 외부시선에 신경 쓰느라 바로보지 못한 ‘나’와도 마주할 것이다.

#쉼 #여가 #문화 #작은변화 #커뮤니티

“점프가 ‘Join Us to Maximize our Potential’의 약자거든요. 그러니까 너의 가능성 우리의 가능성을 아주 발견하고 키워보는 데에 함께하자, 라는 뜻이에요. 아름다운재단의 ‘작은변화’와 같은 ‘가능성’! 저는 참여자들에게 이 커뮤니티 활동이 스트레스나 부담이 아니라 그냥 정말 아주 작은 시도, 한 발자국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길 바라요. 그걸 함께 해보길요.” (이유리)

“그동안 어떤 환경에서 살아오고 혹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 거랑 관계없이 저희가 처음 만들어보는 이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생각하는 방향대로 내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펼치기를 바랍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나누고 싶다면 언제든 주저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전종화)

선정된 청년들은 관심 있는 주제로 모인 3명 이상 10명 이내의 팀을 구성해 스스로가 기획한 저마다의 활동을 가진다. 참여자들에게는 1인 최대 100만 원씩, 팀에게는 각 200만 원의 활동지원금이 2차례에 걸쳐 지급된다. ‘쿵짝클럽’의 경우 쿵짝워크숍 2회를 통해 길잡이와 함께 구체적인 커뮤니티활동을 기획한다. 팀 간의 교류가 진행될 수 있는 엠티와 네트워킹 파티 등도 계획 중이다. 그야말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2022년이다. 돌아오는 3월 모두가 기다리던 나와 우리의 행복할 권리를 위한 작은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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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승연 ㅣ 사진.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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