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라

 ‘2013 다솜이희망산타’ 스케치

 

 

 

 

 

 

 

 

빛은 해의 것만이 아니다. 마음속 하늘에는 저마다 해처럼 환한 사랑이 찬란하게 존재한다. 지난 12월 5일에는 그 사랑을 따스하게 잉태한 230여 명이 광화문 교보생명으로 모여들었다. 바로 이른둥이를 향한 아름다운재단의 특별 러브 플랜, ‘2013 다솜이 희망산타‘ 발대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오직 1년에 1회, 올해로 9회를 맞이한 다솜이 희망산타 축제.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동안 전설 속의 산타 일행으로 변신해 사랑 그득 싣고 이른둥이 가정을 노크한다. 보따리 꽉 찬 선물을 나누고서 이른둥이들과 어우러져 동화 같은 꿈의 향연을 펼친다.

여기서 그들의 사명이란 단순히 이른둥이들과의 소통이나 교감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야말로 ‘오늘’이 그저 추억이 아니라 ‘내일’의 꿈으로 싹트도록 사랑의 씨앗을 심는 거다. 우리가 더불어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고, 또 다시 사랑한다고 삶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거다. 오롯하게도 그 소원을 품은 그들, 이제는 희망산타. 그토록 아름다운 여정에 나서는 희망산타들은 그예 신호탄인 듯 마천루 너머까지 이른둥이들을 산산이 응원한다.

“힘내라, 이른둥이! 다솜이희망산타가 지금 출발한다!”  

다솜이희망산타의 탄생, 이른둥이를 위하여

 

12월 5일,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23층. 풍선아트와 인형, 컵케이크 트리 등 크리스마스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그 사이로 ‘2013 다솜이 희망산타’ 등록 데스크에 들르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분주했다. 산타복, 명찰, 판박이 등 에코백을 받아든 그들은 이내 희망산타로서 복장을 갖춘 다음 미리 마련한 점심 장소로 행보했다. 식사 내내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추억의 이른둥이 영상. 오늘만큼은 먹든지 마시든지 이른둥이를 위하리라. 굳은 다짐으로 속을 채운 희망산타들은 결연하게 발대식장으로 걸음을 옮겨갔다. 금일의 사회자는 탤런트 이광기 씨. 이른둥이 사랑으로 흔쾌히 진행을 수락한 그는 하나둘, 4인씩 45개조로 구분지어 자리하는 희망산타들을 바라보며 세계의 산타들이 다 모인 듯하다고 감격해 마지않았다.

 

 

 

 

 

 

발대식은 아름다운재단 예종석 이사장의 환영사로 서막이 열렸다. 이른둥이는 임신 37주, 몸무게 2.5㎏ 미만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남들보다 일찍 태어난 아기다. 예종석 이사장 또한 이른둥이였다. 그래서 그는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른둥이에게 더욱 애틋한 마음을 전하는 한편, 급여의 일부를 기부하는 교보생명 5,600여 명의 재무설계사들과 아름다운재단 1%기부자들의 사랑에 각별히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또한, 곧바로 이어진 교보생명 박치수 상무의 환영사 역시 인상 깊었다.

 

그는 2004년 민간 최초로 이른둥이 치료비 지원 사업을 개척한 아름다운재단과 훌륭한 파트너로 결합한 데 기쁨을 내색했다. 그러면서 그간 55억여 원, 1350여 명의 이른둥이를 지원한 지난날을 요약한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생명을 포기할 순 없다고 거듭 당부했다.

 

다음으로 행사는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 사업 소개 및 홍보 영상을 거쳐 희망산타 위촉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강단에선 희망산타 180인 대표로 이재신 씨가, 희망산타들을 이른둥이 가정으로 실어 주는 ‘인터내셔널 택시’ 기사, 이른바 루돌프 45인 대표로는 길리섭 씨가 각각 위촉장을 받았다. 결코 1회성이 아닌 다년간에 걸친 그들의 공로, 그것은 여타 희망산타들의 상징으로 승화하기에 충분했다.

 

 

 

 

 

한층 무르익은 분위기 속. 이제는 따뜻한 희망산타들의 이야기가 장내에 울려 퍼질 때였다. 그 시작은 이른둥이 가정에서 어엿한 희망산타로 2년째 참가 중인 이상숙 씨. 2006년, 그녀는 초극소 저체중아(출생 몸무게가 1㎏ 미만)인 다솜․승천 쌍둥이 남매를 이른둥이로 해산했다. 당시 힘겨운 여건이라 전부 단념하고 싶었으나, 주변의 사랑으로 그 순간들을 관통할 수 있었다고. 여담이긴 해도 이날 희망산타로서도 분한 9살 다솜․승천은 건강을 증명하듯 줄곧 장난을 쳤다. 하나, 누가 나무랄 수 있으랴. 다솜․승천이야말로 존재 자체로 이른둥이 가정에 희망을 주는 메시지였다.

 

이다지도 감동적인 희망산타 참여담, 그 바통은 바야흐로 희망산타의 의미를 되새기는 선후배 산타 대표자에게 넘어갔다. 앞서, 희망산타의 출범부터 5회째 함께하는 선배 산타 정기언 씨. 그는 작은 노력과 소소한 나눔은 소외된 가정에 꿈을 선사한다면서 희망산타의 사랑에 대해 설파했고, 이에 화답하듯 새내기 산타인 김해련 씨는 희망산타로서의 설렘과 행복을 고백했다. 현직 교사인 그녀는 배우는 건, 가르치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들의 아름다운 토로에 좌중 희망산타들은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였다.

 

빵 굽는 희망산타의 선물꾸러미, 꿈과 사랑

 

 

 

 

 

 

순전한 격식의 수순 이후 희망산타들은 이제 이른둥이 가정 방문을 위한 실질적인 채비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조별 4인의 희망산타들이 팀워크를 다지는 일이 우선. 이를 위해 전년에 이어 금년 역시 감사하게도 이영남 씨가 레크리에이션 진행으로 재능을 기부했다. 그는 ‘친해지길 바래’라며 조마다 희망산타들이 이름과 나이, 지원 동기 및 성격을 서로 소통하게끔 유도했다. 아울러 계속되는 대형 공굴리기와 가위바위보, 이른둥이 퀴즈의 다양한 활동 속에서 희망산타들은 함박웃음으로 점점 한마음인 듯 교감할 수 있었다.

 

무척이나 즐거운 한때는 10분의 휴식에도 여전했다. 특히 복도에 간식으로 쌓아 놓은 컵케이크를 들여다보며 희망산타들은 한 번 더 미소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13 다솜이 희망산타’의 콘셉트는 빵 굽는 희망산타인 터. 이른둥이와 함께 케이크를 만들 계획인 희망산타들은 이른둥이가 기뻐할 모습을 떠올리자 덩달아 웃음이 나는 거다. 물론 선물은 케이크를 비롯해 모형 이글루, 크레파스, 동화책, 미술배낭 그리고 크리스마스카드까지 이른둥이에게 안겨 줄 꿈과 사랑이 풍성했다. 아, 거기다 풍선아트 또한 크게 한몫할 예정이었다.

 

작년의 희망산타가 마술이었다면 올해의 희망산타는 풍선아트였다. 휴식을 마친 희망산타들은 강단의 대표 강사 이하 곳곳에 배치된 강사들을 따라 오직 이른둥이 사랑으로 막바지 수순인 풍선아트를 열심히 배웠다. 뻥뻥, 아직은 서툴러 여기저기 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광기 씨는 이 광경을 축복이 넘쳐나는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공감하는 이유는, 축복은 곧 사랑으로 이렇게나 참을 수가 없는데다 결국은 열매를 맺는다는 측면에서다. 이 진리를 확증하듯 풍선 터지는 소리가 그친 자리마다 희망산타들은 이내 하트봉과 산타 모자, 칼까지 풍선아트 3종 세트를 피워냈다.

 

 

 

 

 

 

 

 

비로소 이른둥이 가정으로 떠날 때가 임박해왔다. 희망산타들은 에코백을 정리한 후 꼼꼼히 방문 수칙을 숙지하더니 삼삼오오 빌딩 밖 외부 발대식장으로 즐거운 길을 나섰다. 산타 모자를 고쳐 쓰고, 산타 가운을 단정히 하고, 산타 벨트를 슬며시 여미기도 했다. 드디어 그들은 하트 모양으로 장치한 외부 발대식장에 빼곡히 들어섰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카드섹션으로, 하트풍선을 부여잡고, 또 대형 모조 케이크 옆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목청껏 이른둥이를 불렀다.

 

“힘내라, 이른둥이! 다솜이 희망산타가 지금 출발한다!”

 

당장 180여 명의 희망산타들이 45곳 이른둥이 가정으로 출발하는 그 장관이란. 그들은 하루 수익 대신 기꺼이 썰매 역할을 자청한 루돌프 택시를 타고서 점점이 꿈과 사랑이 되어 이른둥이에게로 달려갔다. 택시마다 ‘2013 다솜이 희망산타’ 깃발이 마구 휘날렸다.

 

문득 이광기 씨의 멘트가 이곳 빌딩숲을 맴돌았다. 나눔은 부메랑으로 물질과 비교도 안 되는 가치를 매달고 돌아온다고. 그의 말마따나 나눔의 속성이란 주는 것이 받는 것. 그래서 ‘2013 다솜이 희망산타’들은 이날 오히려 스스로 더 행복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행복의 근원은 무얼까? 아마도 나눔에 서린 사랑의 감동일 테다. 사랑에 감동한 존재는 반드시 내일을 희구하고 그날에 전율하기 마련인 법. 그런즉 이른둥이에게 깃든 희망산타의 사랑은 이른둥이 가정에 봄으로 비춰 기필코 그해에 초록으로 자라나리라.

 

 

 

 

 

 

 

 

글. 노현덕 /사진. 정김신호, 임다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