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여성장애인들이 사회활동과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인생 주기에 맞춘 보조기기를 지원합니다. 일률적으로 동일한 보조기기가 아닌, 지원자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맞춘 보조기기를 지원함으로써 보조기기 사용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여성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일상을 경험하며 삶의 선택지를 넓혀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2022년 결과공유회의 이야기를 아래와 같이 전해드립니다.

UN이 채택한 장애인권리협약에 따르면 장애는 신체적‧정신적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능력 차이를 이유로 일상생활과 사회참여를 제한하는 관습적‧환경적 장벽에서 발생한다. 그 관점에서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은 관습적‧환경적 장벽의 격차를 해소하는 특별한 사회적 활동이다. 무엇보다 여성장애인이 맞춤형 보조기기를 기반으로 능동적이고 자립적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참여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까닭이다.

이른바 ‘여성장애인 날개달기(技) 프로젝트’로 불리는 지원사업은 LG생활건강이 후원하고, 아름다운재단과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파트너십을 맺어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시작해 2021년, 2022년에도 지속했으며, 여성장애인에게 주목하고 있는 사업이다.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의 결과공유회는 그해의 성과와 의미를 조명하고 있어 무척 감명 깊다. 올해는 지원대상자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월 28일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해마다 인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여성장애인 보조기기 욕구 및 실태 조사’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또한 2022년은 물론 2021년, 2020년 지원대상자가 더불어 ‘보조기기를 통한 삶의 변화’를 얘기하며 분위기는 점점 고조됐다.

성과 보고’: 소중한 지원으로 함께하며 귀중한 결실을 공유하다!

<2022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 결과공유회>의 서막이 올랐다. 온라인으로 펼쳐진 화면에 속속 자리하는 단정한 매무새의 여성들. 동시에 스튜디오에는 최국화 아나운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회를 맡은 최국화 아나운서는 지원사업의 가치를 증명하는 산증인이다. 2020년 해당 지원사업으로 삶의 변화를 맞이하며, 이듬해 3월 KBS 장애인 앵커로 발탁되었다. 오프닝 인사로 감회가 새롭다는 마음을 표현했고, 프로다운 면모로 행사를 진행해 나가기 시작했다.

올해로 2년째 진행을 담당해주시는 최국화 아나운서

올해로 2년째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최국화 아나운서

인사말씀 중인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강인학 센터장

인삿말 중인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강인학 센터장

첫 순서는 아름다운재단 정책기획실 김진아 실장(사무총장 직무대행)의 축사였다.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으로 여성분들이 일상생활과 사회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응원 영상을 보냈고,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지원센터 강인학 센터장은 “보조기기로 보다 행복한 여성의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축사가 매듭을 맺자 곧 성과영상이 흘러나왔다. 그동안 지원사업을 통해 2020년 27명, 2021년 28명, 2022년 27명, 총 82명에게 지체‧뇌병변‧시각 장애 관련 ‘수전동‧활동형‧전동 휠체어’, ‘높이 조절 테이블 및 싱크대’, ‘목욕 관련 보조기기’, ‘광학 문자 판독기’, ‘점자 정보 단말기’, ‘독서확대기’, ‘화면 낭독 프로그램’, ‘장애물 감지 보조기기’ 등을 지원할 수 있었다. 지원대상자들은 정성을 기울인 지원에 화답하듯 상당한 기대감과 만족도를 표출했다. 이는 성과영상 속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독서확대기 기능이 다양해서 직장생활에 유익할 것 같아요.”

“수전동 휠체어를 통해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더욱 열심히 활동하려고요.”

“‘립스틱 마우스’는 기존의 마우스와 다르게 가볍게 움직여서 굉장히 좋아요.”

“활동형 휠체어로 이동이 너무 자유로울 것 같아요.”

“‘모션 데스크’, 정말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특수 조이스틱과 키보드’를 통해 자원봉사자의 도움 없이 컴퓨터를 활용하게 됐어요.”

하나같이 삶의 변화가 반가운 표정들. 지원대상자들은 ‘스스로’, ‘일상생활’, ‘회사생활’, ‘육아활동’, ‘문화활동’, ‘기쁨’, ‘행복’ 등의 단어를 언급하며 보조기기를 통한 긍정적인 경험을 내비쳤다. 그 이면에는 그들의 소망이 녹아있었고, 이는 모두에게 따스한 여운을 남겼다. 

다음은 ‘여성장애인 보조기기 욕구 및 실태 조사’ 연구 결과를 공개할 차례였다. 메인 화면에는 이 연구의 책임연구원인 나사렛대학교 재활의료공학과 공진용 교수가 등장했다. 그는 그간의 연구 과정과 함께 핵심 내용을 짚어줬다. 공진용 교수에 의하면 지난 2022년 4월부터 연말까지 연구진은 보조기기 관련 국내‧외 문헌 조사 및 선진국 사례조사, 여성장애인 대상 설문조사 및 집단심층면접, 전문가 초청 델파이조사 및 자문회의 등을 통해 여성장애인들의 욕구와 실태를 확인했고, 그 결론을 반영해 보조기기 품목을 범주화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여성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 품목은 모두 여덟 가지 영역에서 범주화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생활’, ‘모성권’, ‘노동‧직업’, ‘여가’, ‘학업‧교육‧정보접근’, ‘사회참여’, ‘의료‧건강’, ‘인권‧차별’인데요. 세부적으로는 일상생활 영역, 그러니까 ‘자기관리’와 ‘가사활동’ 관련 관심도가 가장 높았는가 하면, 모성권 영역, 이를테면 ‘임신’과 ‘육아’ 관련 중요도도 많이 높았습니다. 아울러 의료‧건강 영역에서 ‘생리혈 감지기기’ 품목, 인권‧차별 영역에서 ‘호신용 보조기기’ 품목의 필요성이 각별히 조명되었고요. 한편으론 여가 영역에서 반려동물 관련 보조기기 품목도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공진용 교수는 여성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보조기기 품목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이번 연구는 여성장애인 보조기기의 범주를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남다르다. 여성장애인 보조기기 관련 논의 및 지원 확장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여성장애인 보조기기 욕구 및 실태조사 연구진 인터뷰 더보기

 

LG생활건강 ESG팀 신원주 파트장

LG생활건강 ESG팀 신원주 파트장

천안시 사회복지협의회 박혜경 이사

천안시 사회복지협의회 박혜경 이사

2022 연구사업 책임연구원 나사렛대학교 재활의료공학과 공진용교수

2022 연구사업 책임연구원 나사렛대학교 재활의료공학과 공진용교수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남세현 교수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남세현 교수

 

공감톡’: 삶의 변화를 소통하고 서로의 행복에 공감하다!

이제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공감톡’ 순서가 다가왔다. 티타임 속에 펼쳐지는 공감톡은 이 지원사업의 진정성을 공유하고, 맞춤형 보조기기를 통한 삶의 변화를 얘기하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다. 스튜디오에는 패널로 사업관계자인 LG생활건강 ESG팀 신원주 파트장, 천안시사회복지협의회 박혜경 부회장,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남세현 교수, 그리고 공진용 교수가 자리했고, 2022년 지원대상자인 이경희(가명) 씨와 김사랑(가명) 씨도 참여했다.

먼저 신원주 파트장은 “이 지원사업은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의 기부로 조성한 ‘LG생활건강행복미소기금’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여성들의 보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 이 지원사업을 널리 알리고, 자발적인 기부도 더욱 늘려 가겠다.”고 약속했다.

공진용 교수는 “연구를 통해 이 지원사업의 잠재력과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향후 정부의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확신했다.

그런가 하면, 박혜경 부회장과 남세현 교수는 3년 동안 이 지원사업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깨달은 바를 진솔하게 표현했다. 박혜경 부회장은 “작은 빛만 따라가도 어둠을 통과할 수 있다.”며, “이 지원사업도 작은 빛처럼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애틋한 정의를 내렸고, 남세현 교수는 “이 지원사업을 통해 여성분들은 당당함 속에서 활동하게 됐다.”면서, “엄마나 아내보다는 한 여성으로서 당차게 사회적 역할을 실현하게 돼서 기쁘다.”고 흐뭇한 심정을 밝혔다.

사업관계자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에 한껏 반짝이는 눈빛들. 공감톡에서는 지원대상자들의 삶의 변화를 주제로 한층 깊은 대화가 이어졌다. 스튜디오에 참석한 이경희 씨에 따르면 그간 육아를 하느라 이동의 자유를 포기하고 바닥에서 생활했었다고 한다. 최근엔 수전동 휠체어로 활동이 원활해져서 지금은 육아는 물론 업무에도 전념하고 있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김사랑씨는 ‘한소네6’이라는 점자 정보 단말기를 학업과 취업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2022 지원자들과 함께 한 공감톡

2022 지원자들과 함께 한 공감톡

비단 이경희 씨와 김사랑 씨만의 변화는 아니었다. 영상으로 함께하는 지원대상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그들은 일상생활과 사회참여의 변화를 중심으로 저마다의 스토리를 풀어냈고, 서로에게 귀를 기울였다.

“저는 2020년에 높이 조절 싱크대를 지원받았어요. 그전에는 설거지할 때 싱크대에 제 몸을 맞추느라 어깨가 많이 저리고 주변이 물에 젖곤 했는데요. 지금은 제 몸에 싱크대를 맞출 수 있어서 너무 편리합니다(웃음).”

“제가 예전에 컴퓨터 작업할 때는 팔이 제법 아팠거든요. 그런데 높이 조절 테이블을 사용한 후로는 통증도 완화되고 업무도 상당량 소화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 지원사업을 여기저기 소문내는 중이에요(웃음).”

“저는 야외활동을 좋아하는데요. 운전 관련 보조기기를 통해 활동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어요. 게다가 기립형 휠체어를 통해 시야가 꽤 높아져 이전과 달리 상대의 눈을 마주볼 수 있어요(미소).”

“그동안 육아하면서 가중되는 신체적인 불편은 스스로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2021년에 육아 관련 보조기기를 지원받고는 생각 자체가 바뀌었어요. ‘아,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내가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어요(미소).”

“저는 그림을 그리는데요. 수전동 휠체어와 높이 조절 테이블을 통해 작업량이 두세 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당연히 자신감과 자존감도 높아졌고요(함박웃음). 올해 5월에는 전시회도 열어요.”

그들은 삶의 변화를 얘기하며 한마음인 듯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삶의 변화에 행복이 깃들었기 때문이다. 행복, 이는 삶의 본질이다. 아무래도 그들은 삶의 변화를 소통하는 가운데 서로의 행복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공감톡의 막바지는 감동으로 물들면서 잔잔하게 마무리됐다.

지원자들이 적은 '나에게 보조기기란?'

지원자들이 적은 ‘나에게 보조기기란?’

2023 온라인 결과공유회의 마무리

2023 온라인 결과공유회의 마무리

 

다음은 대미를 장식하는 경품 추첨 차례였다. 경품 추첨은 ‘나에게 보조기기란?’ 질문에 대해 지원대상자들이 답변한 문구가 화면에 나타나면, 패널들이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화면에는 ‘길동무’, ‘수호신’, ‘날개’, ‘소통창구’, ‘사이다’, ‘의식주’, ‘미소’, ‘연결통로’, ‘두 번째 신체’, ‘또 하나의 감각’, ‘숨 쉬는 일상’, ‘자신감’, ‘신체 일부’, ‘메신저’, ‘생명’, ‘동행자’, ‘손가락’, ‘보물’, ‘선물’, ‘자유’, ‘삶의 원동력’ 등의 단어들이 펼쳐졌다. 하나하나 울림을 선사하는 뭉클한 글자들… 최국화 아나운서를 포함한 패널들은 고심 속에 마음을 뒤흔드는 한 단어를 각각 선정했다. 그것은 바로 ‘손가락’, ‘사이다’, ‘자유’, ‘날개’, ‘삶의 원동력’, ‘메신저’, ‘선물’이었다. 

이상으로 준비된 순서가 모두 끝이 났다. 축사부터 성과영상, 연구 결과, 공감톡, 경품 추첨까지 돌아볼수록 뜻깊은 시간이었다. 자리를 함께한 지원대상자들과 사업관계자들은 영상 캡쳐 형식의 단체기념사진을 마지막으로 훗날을 기약했다. 그렇게 모두 손 흔들고 웃음 지으며 환하게 온라인 결과공유회의 막은 내렸다.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의 가치는 확증됐다.  보조기기를 통해 여성들의 삶은 행복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성장애인 날개달기(技) 프로젝트라는 별칭처럼 맞춤형 보조기기는 날개 같았다. 이제 그들은 고정된 관념과 치우친 시선 위로 날아오를 수 있다. 관습적‧환경적 장벽 위로 나비처럼 날아올라 간직해왔던 꿈을 펼칠 수 있다. 저마다의 눈부신 날갯짓으로 세상에 아름다운 ‘나비 효과’를 세상에 일으킬 것이라 믿는다.

글 노현덕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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