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2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한국여성민우회의 네트워크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다양한 소수자운동단체와 도원결의를 맺은 민우회

소수자성이 능력 없음, 민폐로 치환되는 사회에서 소수자들의 연대는 이런 사회를 멈추게 하고, 지금이 아닌 사회를 상상하는 기회이자 페미니즘 내부의 다양한 차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소수자들이 만나 이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소수자들보다 이 사회에 더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수자운동을 하는 그룹과 만난다!
 만나서 함께 공동액션을 한다!
 만나고 싶었지만 만나지 못했던 여성들을 만난다!
 여성들의 경험을 서로 듣고,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일을 친다!
 우리가 만난 소수자/여성/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파티를 연다!”

우리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는 항상 연결하는 일을 해왔는데 왜 또 ‘연결‘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 2년 간의 위기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소수자, 여성들에게 더 가혹했다.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그저 극복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많은 시민이 말하고 있다.

약자를 위한 것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에 소수자들이 그리는 다른 사회로의 전환은 모두를 혼자만 살아남는 데 몰두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만나서 우리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고, 차별과 억압의 구조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우리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는지 밝혀내야 한다. 성공주의, 배제적인 흐름을 거부하고,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약자를 위한 새로운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함께 대화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연결하려 한다.

잘 아플 권리, ‘질병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교차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면서 변화를 만드는 〈다른몸들〉, 신경다양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고, 신경다양인들의 장점과 개성을 알리는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이하 세바다)〉, 트랜스젠더의 지속가능한 삶을 주요 가치로 삼고, 젠더와 다양성을 고민하는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한국에 온 난민이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난민인권센터〉, 네 단체가 민우회와 연결되기로 했다! 〈다른몸들〉과 〈세바다〉, 민우회가 한 팀, 〈조각보〉와 〈난센〉, 민우회가 한 팀이 되어 도원결의를 맺었다(?).

무작정 ‘협업하자’, ‘만나자’는 제안에 덥석 우리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동료가 생겼다는 기쁨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서로의 이슈가 교차하는 공동액션을 할 수 있을까’ 막연함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 들었다.

함께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아보기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기로 했다. 워크숍은 다양한 몸, 다양한 정체성, 다양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혼자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몸, 환청이 들리는 몸, 트라우마틱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준비가 필요한 몸, 엎드리거나 누워있어야 하는 몸, 통증을 느끼는 몸, 멍 때리는 몸, 문자통역이나 수어통역이 필요한 몸. 퀴어의 몸, 가난한 몸, 노동자의 몸. 모두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자통역, 쉬는 시간과 공간, 사전 안내 등 꼼꼼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몸에 배인 습관은 미리 준비할 수 없었다. 청인중심사회에서 음성언어만 사용하는 습관이 몇 번의 회의와 고민과 준비로 바뀔 리 없었다. 다른 몸은 어떤지 살피고, 또 다른 몸인 나는 어떤지 고민하게 됐다. 워크숍은 우리가 어떻게 협업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보니까 이미 워크숍 준비부터 끝까지 협업 중이었다.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

9월 24일 토요일 오후 1시,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린 ‘약자생존: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은 ‘다른몸들’, ‘세바다’, ‘민우회’가 함께 준비했다. 적응한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약자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약자생존’의 사회를 말하고자 했다. ‘비정상’이라 밀쳐지고 배제되는 모든 존재를 위한 광장, ‘비정상’으로 낙인찍힌 이들이 정상으로 승인받지 않아도 모두가 온전히 평등하게 존재할 수 있는 광장을 준비했다.

초록색 잔디 광장에 놓인 빈백에 세상 편한 자세로 누워있는 사람들, 돗자리에 앉아 자신의 아픈 몸에 대해 말하면서 바느질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미친년’에게 100송이의 총천연색 꽃과 사랑과 연대를 담은 편지를 남기는 사람들, 각양각색의 비즈를 약봉지에 담아 나만의 약을 제조하는 사람들, 나와는 상관없이 내게 붙이는 정체성의 이름과 진단명을 부수고 스스로 이름을 짓는 사람들,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외치는 사람들, 을지로 도로 한가운데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들으며 도는 사람들, ‘저항이 나의 쓸모’라는 피켓과 꽃을 들고 아주 아주 느리게 행진하는 사람들. 9월 24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린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약자생존’은 ‘다른몸들’, ‘세바다’ 그리고 ‘민우회’ 세 단체가 도원결의(?)를 맺어, 반년 간 만났다 하면 하루 3~4시간은 뚝딱 해치우면서 회의에 회의를 거듭해 기획하고, 각종 실무와 씨름하며 만들어졌다. (어떤 실무를 했는지 민우회 홈페이지를 통해 약자생존 후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씨름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광장에 모인 모두가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자기 모습대로 존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였다.

“매일매일 먹어야 할 약 알 수를 세어야 하는 약자들의 생존 스토리 파티”, “장애와 질병이 있는, 체력은 저질이고 속도는 느린 우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몸 상태와 상황 속에서 고도의 전략을 짜며”, “아직 매번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과정”이 있는 곳, “강함과 약함의 이분법을 무너뜨리는” 곳, “‘논리적’이지 않고 구구절절한 것으로 여겨지는 정신질환자들의 이야기,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는 곳, “비건과 장애인과 비수도권 사람과 청소년과 난민과 아픈 사람과 트랜스젠더와 퀴어 페미니스트가 우리도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공간을 약자생존의 광장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혐오와 차별과 폭력 밑에서, 결국 우리는 같이 위축되어있고, 같이 고통 받고 있으며, 하나의 해결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정상’들의 연대는 결국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한 연대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뭐라도 하는 페미니스트 클럽

‘뭐라도클럽’ 모임은 민우회가 그동안 만나보고 싶었지만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네트워크가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 함께 ‘뭐라도’ 작은 액션을 만들어나가 보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남초직군의 편견을 부수는 여성들의 모임, ‘장도리클럽’과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 모임, 티티캣클럽’을 열었다.

먼저 장도리클럽은 남초직군에서 ‘여자는 안 돼’라는 편견을 깨부수고 있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자동차업계, 건설업계, 수리, 설비, 경찰, 군인, 소방관, 중식일식 조리계, 어부, 버스기사, 파일럿, 목수 등등 남초직군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모집했다. 장도리클럽에 모인 분들을 소개해본다.

“제가 10년 동안 이걸 하면서 인테리어 일이나 이런 거 할 때 현장에서 여성분들을 많이 만나고 싶은데, 잘 없어요. 전기나 미장 같은 파트에 계시기도 하지만 보조 역할로 많이 계시고 리더로서는 잘 없어서, 장도리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면 같이 일도 해보고 싶고 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 세미(10년차 내장인테리어 목수)

“하드웨어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직업특성상 남자들이 많은 데서 일을 하는데, 제 주변엔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버티나(ㅜㅜ) 궁금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 바다(7년차 설계일)

“소목, 대목 쪽 일을 잠깐 하다가 지금은 출판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회초년생이고요, ‘내가 한 일들이 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배움일까 일일까’ 하는 모호한 것들을 많이 했습니다. 기술과 예술에 관심이 많고요, 다른 분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습니다.” – 해작(사회초년생)

“건설현장 관리자로 10년 정도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장에 여러 팀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오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할 수 있다, 해줘야 한다, 이런 것을 브리핑하고, 일과 끝날 때쯤 다 돼 있는지 확인도 하고, 사이사이에 안 풀리는 것들을 풀어내는 일입니다. 남자들이랑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든 건 아닌데,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 상사가 있어서, 상사 욕을 하러 왔습니다(^^).” – 온데(8년차 건설관리직)

“건축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요, 최근에 이직을 했습니다. 지금 제가 저희 회사 ‘설립 이래 최초’이면서, ‘유일한’ 여자 직원이에요. 처음 일 시작 했을 때는 현장에서 직접 몸 쓰는 일을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다양한 분야를 배워보자’ 해서 내부에서 일하는 팀으로 이동했는데 밖에서 일하다가 실내에만 있으니까 좀 답답하더라고요. 요즘은 다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직접 몸을 쓰는 일 보다는 관리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양달(건설현장 근무)

이들이 만나 O△X 토크를 진행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다.”, “나는 지금 일하는 직군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여성 선배가 있다.” 등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장도리클럽에서 하고 싶은 액션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했는데 “유치원에 찾아가 미래의 장도리를 만나자”, “장도리클럽 멤버가 멤버를 인터뷰하자”, “남초직군 취업정보 박람회(?)”, “장도리 떡메모지 만들자” 등 아이디어가 오갔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장도리클럽은 팟캐스트를 만들기로 했다. 첫 번째 편은 목공편(해작, 세미), 두 번째 편은 자동차부품영업직, 디지털설계엔지니어편(바다, 초롱), 세 번째 편은 건설현장편(양달, 온데)을 기획하여 녹음을 했다. 구글폼을 통해서 장도리클럽에 질문을 받기도 하고, 응원도 받았다. 여덟 명의 멤버, 아홉 번 남짓한 모임으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남초직군의 현장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거나, 차별적인 조직문화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고, 모임이 끝나면 다시 어제와 똑같은 직장으로 출근하는 우리들이지만, 세 편의 팟캐스트 방송과, 두 개의 모임 후기와, 장도리 동료 8명과, 이 동료들과 만나 생긴 느슨한 여성들의 연대감, 연결감이 주는 작은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티티캣클럽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 모임으로 동네 곳곳에서 길고양이의 밥과 물을 챙겨주며 길고양이의 안부를 걱정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다섯 명의 페미니스트 신영, 연다, 연수, 하얀, 해파리가 무더운 여름에 모였다. 길고양이와 ‘캣맘’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마주하며 돌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과 어떻게 공존해야할지 함께 고민을 나눴다.


 

어느덧 가을이 되어 우리의 고민을 더 많이 나누기 위해 〈티티캣클럽 오픈데이: 저 길고양이 돌보는 페미니스트인데요?〉를 열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인 우리가 더 이상 혐오 뒤에 숨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를 연결하고 응원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그간 모임을 통해 나눴던 이야기를 발표하고, 길고양이 돌봄 에세이 책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님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결국 고양이를 돌보고 구조하고 치료한 것은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이자 동물권을 지지하는 나와 나의 동료들이었다. 수많은 혐오세력의 위협에 많이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또 다른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들을 보면서 힘을 낸다. 그래야만 한다. 길냥이들은 여전히 길에 있으니까.” -‘지겹고 한심한 혐오를 헤치고, 우리가 남아 있으니까’, 신영

“돌봄을 여성적 가치로만 여기는 지배적인 분위기, 여기서 또 다시 발생하는 여성과 약자를 향한 혐오의 굴레는 돌봄의 가치를 공론화하고 모두의 책임으로 풀어나가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돌봄을 모두의 것으로 만드는 방향을 지지하는 동시에 우리가 길고양이를 돌보고 싶은 여성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길고양이 밥을 주던 5명의 여성은 왜 민우회 사무실에 모였을까?’, 연수

그리고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추위를 피할 곳이 마땅치 않은 길고양이를 위해 〈티티캣클럽 겨울집 제작 워크샵: 겨울집 하나 놔드려야겠어요〉를 열었어요. 멤버들이 준비한 겨울집 관리팁, 민원대응팁 등을 공유하였어요.

“겨울집 관리는 꽤나 신경 쓸 것이 많습니다. 돌봄을 분담할 동료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 있으니, 오늘 워크숍에서 만큼은 ‘함께 돌봄’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길고양이 겨울집 관리TIP, 연수

 

티티캣클럽을 함께 만들어간 연수, 하얀, 신영, 연다, 해파리는 두 번의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또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에게 생긴 작은 변화를 전해주었다.

“티티캣클럽 첫모임에서 길고양이 돌봄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밥 주는 순간 내가 투명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길고양이 밥을 주러 나갈 때 제 외모에 엄청 신경이 쓰였어요. 그리고 내가 마동석씨처럼 아예 근육질인 사람이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길고양이한테 밥주는 음침한 사람, 이상한 사람 이렇게 볼까 봐 너무 염려가 많이 됐었거든요.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저 스스로도 ‘케어테이커’, ‘캣맘’을 혐오를 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이 안내서를 만들면서 이런 혐오에 노출됐을 때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를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고, 또 길고양이 돌봄의 정당성을 계속 저 스스로 찾을 수 있는 과정이었어요. 이제는 길고양이 밥 줄 때 주변을 너무 살피거나, 후다닥 밥 주고 사라지거나 이러지 않고 저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게 되어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이런 혐오의 말을 들었을 때 그것에 혼자 대답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치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얀

“저도 초반에 밥을 주러 나갈 때 꽁꽁 가리고 나갔었어요. 남성들은 밤늦게 나가도 두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진 못했어요. 길고양이를 돌본다는 이유로 혐오하는 이들에게 화를 내는 타입이었는데 이 모임을 진행하고 혐오에 대응하는 말들을 고민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똑같이 화내는 것보다 무심하게 반응하는 게 더 상대방의 열을 돋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되게 시니컬하게 반응을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머릿속에서 누가 나한테 이런 식으로 화를 내는 모습을 그려보고 내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권리를 지키면서 대응하는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모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저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연다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님이 오픈데이에 전한 이야기로 저희의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몸도 돼야 된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사회에서 돌봄을 받아야 될 사람이고 돌봄을 받는다라는 건 당연한 권리인 거예요. 그렇다면 나는 정말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청할 것인지를 잘 알아야 돼요 그리고 도움 받는 거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거나 그게 나약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우리 스스로가 돌봄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면 정말 적극적으로 돌봄의 장 안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

 

글, 사진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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