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023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학업유지와 다양한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들 간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장학생을 선정하고 23년 2월 장학증서 전달식과 오리엔테이션 이후 봄가을캠프, 작은변화프로젝트, 홈커밍데이, 활동집 제작 그리고 1월부터 12월까지 교육비 지원까지 2023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사업의 다양한 면모들을 ‘① 2023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돌아보기 -작은변화 이야기 ② 해외어학연수 지원자 인터뷰 ③ 홈커밍데이 현장스케치로 엮어보았습니다. 지금부터 ’2023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돌아보기-해외어학연수 지원자 인터뷰‘ 스토리를 공유드립니다. 아래 인터뷰 글의 장학생 이름은 장학생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를 호칭으로 사용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해외어학연수팀에 지원한 계기를 들려주시겠어요
?

말랑콩떡: 저는 말랑콩떡이고 현재 광고홍보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제가 해외어학연수팀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는 대학생이 되면 해외어학연수를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막상 가려니 뭔지 모를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언어와 문화도 다른 상황에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혹시 사고가 발생하면 내가 온전히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미루다 보니 어느새 스물세 살이 됐더라고요. 지금 안 가면 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어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서의 일상이 조금 지루해진 면도 있어요. 전과를 하고 새로운 것을 빨리 습득해야 하는 환경에서 경쟁이 치열해 지쳐 있기도 했고요.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하루하루를 살면서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어학연수 공고가 올라와서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인생에 있어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지원하게 됐어요.

천혜향: 저는 제주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와 경영학과를 복수전공 중인 천혜향이라고 합니다. 저는 일단 학과가 영문과이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서구 문화권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제주대 영문과로 진학하려는 목표를 잡고 진학했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어학연수를 준비했어요. 그런데 경제적인 부분과 성적 및 자격증 부분의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고민만 하다가 포기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때 마침, 이 해외어학연수 공고가 올라온 걸 보고 이건 나보고 가라고 하는 거란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저는 어떤 환경에 던져놓아야 경험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는 사람이어서 새로운 세상에서 더 넓은 경험을 하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구: 저는 지구라고 하고요.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에 재학 중입니다. 제가 해외어학연수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아쉬움 때문이었어요. 아름다운재단과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에서 하는 사업들은 좋지만 아무래도 모임이 한정적이잖아요. 몇 개월에 한두 번 만나 단발성으로 모임이 끝나는 게 조금 아쉬웠어요. 그런데 해외어학연수를 하면 일단 두 달 동안 연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잖아요. 이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두 달 동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친목도 다질 수 있고, 정보를 모아서 다음에 갈 사람들에게 도움도 줄 수 있어서 지원했습니다.

  캐나다 해외어학연수 이후 현지에서 가져온 기념품들(시계반대방향으로 엽서, 메이플시럽, 현지 화폐)

 

해외어학연수팀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면접 심사로 최종 열 명이 선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면접을 위해 따로 준비하신 내용이 있는지, 면접 후에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지구: 저는 면접을 따로 준비했다기보다 그냥 제가 현재 어떤 상황이고 어떤 사람이라는 걸 잘 설명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준비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에 대해 조사는 했습니다. 처음에 면접 볼 때는 캐나다에 가서 영어 실력을 많이 늘려오겠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막상 면접 보시는 분들은 노는 얘기를 더 해보라고 하셔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천혜향: 저는 면접 준비를 조금 했는데요. 일단 제가 해외어학연수를 가는 일에 적합한 사람이란 걸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제 전공 관련 이야기를 많이 했고 마지막에는 담담하게 제 개인 이야기를 조금 했어요. 면접 자리는 저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제가 지금 어떤 현실에 처해 있고 그렇기에 지금 내게 왜 이 과정이 필요한지 이야기했어요. 다른 나라에 가서 좀 더 행복한 경험을 쌓고 싶다고 진솔하게 저를 표현했어요. 그래서 면접 끝나고 나서는 따로 걱정되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떨어지든 붙든 제게는 경험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냥 결과를 기다렸어요. 면접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말랑콩떡: 저는 면접 준비하면서 애초에 최선을 다하자는 목표를 두고 준비했거든요. 그래서 전 기수에 어학연수 다녀오신 선배님께 어떤 질문이 나왔냐고 개인적으로 물어보기도 하면서 조언을 얻었어요. 그만큼 저는 간절했거든요. 선배님이, 자기 경험의 측면과 학과 특성을 잘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단 조언을 해주셨고 그걸 바탕으로 예상 질문 다섯 개 정도를 뽑아서 워드로 답변을 써두었어요. 그렇게 면접을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아, 이거 됐다. 가겠구나!’였어요. 걱정했던 것과 달리 한 번도 떨지 않고 질문에 다 답변했거든요. 다만 캐나다에서 가지고 오고 싶은 기념품이 무엇이냐는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와 한 번 당황하긴 했어요. 그때 순발력을 발휘해서 캐나다의 유명한 메이플 시럽을 가져오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2023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_해외어학연수

2023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_해외어학연수 지원자가 직접 찍은 캐나다 빅토리아 현지 사진

어학연수를 할 때 구체적으로 한 일을 들려주시겠어요? 특별히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에 남는 만남이 있었는지 혹은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천혜향: 저는 한 가지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일이 정말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스몰 토킹과 관련해 기억나는 사건이 있어요. 캐나다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거리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있었거든요. 그때 지나가던 어떤 분이 제 카메라 앞에 대고 브이를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뭐지?’하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말을 거시더라고요. 자기 잘 나왔느냐고. 그래서 잘 나왔다고 대답하면서 스몰 토킹으로 이어졌고 그러다가 연락처를 주고받게 되고 그러다가 저녁을 먹게 되었고 그러다가 그 친구의 친구들까지 소개받아 같이 놀게 되었어요. 어학원 밖에서 정말 캐나디언을 만난 거죠.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들을 만나 같이 놀고 지내다 보니 영어가 무척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파티에 초대받기도 하면서 그때 정말 캐나다 문화를 경험하기도 했고요. 집에서 홈파티를 했는데 저는 한국 비빔면을 만들고 아프리카에서 온 친구는 아프리카 전통 요리를 만들었어요. 그때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과 다양한 요리 문화를 공유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말랑콩떡: 저는 두 가지 기억이 나요. 저희가 초반에 함께 모여서 자전거도 타고 음식도 먹는 여행을 했었는데 그때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이 커뮤니케이션을 다 해줘서 제가 입을 뗄 일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다음 날은 혼자 어디든 한번 가보자는 마인드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왔어요. 평소와 다르게 어떤 계획도 없이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때 많은 사람과 얘기할 수 있었고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뜻밖의 만남을 가지게 됐어요. 특히 해변을 걸을 때 나이 많은 어르신을 만났는데 그분이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시면서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거예요. 그걸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는데 서로 언어가 통하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때까지 저는 제 영어 실력이 진짜 형편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한국에서 시험에 맞춰진 주입식 교육을 받은 어학 능력이었는데 직접 말을 해보니, 외국인이 제 뜻을 전달받고 제가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답을 하는 거예요. 그때 영어에 대한 용기를 좀 많이 얻었어요.

지구: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홈스테이했던 집의 이웃 가정이었어요. 사실 초반에는 홈스테이 집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사정이 좀 있었어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저녁 시간에 집 앞 벤치에 멍하니 앉아서 ‘어떻게 하지’ 하고 있었는데 옆집 분이 강아지 산책하고 집에 들어가던 중에 저를 보신 거예요. 그분이 외국인인 제가 앉아서 한숨이나 쉬고 있으니, 뭔가 말을 걸고 싶었나 봐요. 그래서 얘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와서 저녁 먹을래요?”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 본 사람 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거기에 제 또래 친구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저녁을 먹고 난 이후에 엄청 친해져서 제가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캐나다에 거주하는 동안 홈스테이 옆집이랑 무척 친하게 지냈는데 그 경험이 정말 좋았어요. 어쩌면 영어를 배울 기회는 많겠지만 현지 가정을 제대로 경험할 기회는 드물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 시간이 정말 특별했어요.

팀원들과의 경험 혹은 홈스테이에서나 어학원에서 공부할 때 경험했던 일 중 나누고 싶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눠 주시겠어요?

말랑콩떡: 저는 이번 어학연수에서 물건을 많이 잃어버렸는데 한번은 홈스테이 키도 잃어버린 거예요. 돌려줘야 하는 물건인데 이걸 잃어버려서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난감했어요. 그래서 홈맘에게 바로 키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니까 조금 화가 나신 것 같더라고요. 그때 좀 힘들었어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키를 찾을 수도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다음 날 키를 다시 만들어 오셔서 비용을 지불하고 마무리했던 에피소드가 있어요. 그 사건이 어학연수 기간 중 가장 난관에 부딪혔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학원에서의 에피소드도 있어요. 어학원에서는 항상 제 레벨보다 높은 반을 잡아주시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저랑 같이 수업 들었던 일본인, 한국인, 대만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솔직히 한국에서는 자기 공부만 열심히 하지 서로 돕는다고 느끼지는 못했거든요. 자기 공부가 우선순위고 주위를 도와주는 건 2순위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들은 거리낌 없이 다 도와주는 거예요. 그런 모습에 고마워서 좀 울었던 기억이 나요.

지구: 저는 좀 재미있는 일화인데요. 밴쿠버에 도착했던 첫 주차에 저희끼리 한 번은 놀자 해서 다 같이 바닷가에 갔었어요. 그런데 첫 주차니까 아직 아무도 길을 잘 모르잖아요. 그때 서로 휴대폰 보조 배터리를 돌려쓰고 했는데 집에 갈 때는 정작 제 휴대폰 배터리가 없는 거예요. 구글맵으로 검색 못하면 집에 못 가잖아요. 그래서 급하게 이면지 구해서 볼펜으로 지도를 막 그렸는데 결국 중간에 길을 잃어버렸어요. 그때 진짜 큰일 났다 싶었던 게 캐나다는 시간이 좀 늦으면 밤에는 사람이 진짜 없더라고요. 그래도 계속 걷고 있었는데 버스 정류장에 십자가 문신 있고 마리화나 같은 걸 피고 계시는 아저씨 한 분이 계셨어요. 저분에게 도움을 안 청하면 또 언제 사람을 만날지 모르니까 진짜 울고 싶은 심정으로 이렇게 저렇게 바디 랭귀지로 물어보고 구글맵 찍고 해서 겨우 집에 왔는데 그게 가장 기억에 남고 재밌었던 일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었죠.

천혜향: 제가 묵었던 홈스테이에는 저 말고도 한국인이 두 명 더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집에 거의 늦게 들어가고 밥도 대부분 밖에서 먹어서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그 한국인 분들이 한 2~3주 후부터 살짝 말을 걸어주셔서 친해지게 되었고 우정을 쌓았던 게 홈스테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원래 빨래를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하는데 그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두 번 할 수 있게 서로 조정도 하면서 효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고 필요한 것들 빌리면서 남매같이 지냈어요. 그리고 저희 팀원들과 다 같이 로키산맥 여행 갔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아무리 같이 캐나다에 왔다고 해도 어떻게 보면 따로 지내는 일이 더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모여서 여행을 간 건 로키산맥이 처음이어서 그때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해외어학연수 중

2023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_해외어학연수 지원자가 직접 찍은 캐나다 현지 사진

자유롭게 여행하고 경험을 쌓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때 어디를 가고 싶었고 어떤 경험을 쌓았을까요?

지구:  제 전공이 ‘지구과학 교육’이에요. 지질 쪽으로는 산이나 산맥 형성 이런 걸 가르치다 보니 로키산맥이 지구과학 교과서에 엄청 많이 나오거든요. 내가 나중에 교사가 되면 로키산맥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될 텐데 그러면 직접 한번 가보는 게 큰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로키산맥에 가보고 싶었는데 캐나다에서 팀원들과 함께 갈 수 있었던 게 참 좋았어요. 처음에는 산맥의 경관만 보고 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했었어요. 그런데 가이드분이 전문적으로 안내해 주시고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제게는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3박 4일 여정 동안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중간중간 가이드분이 로키산맥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게 제 전공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또 재미있었고요.

천혜향: 저는 거의 귀국하기 일주일 반 전쯤에 마지막 여행 느낌으로 미국 시애틀에 다녀왔습니다. 캐나다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상태에서 다른 국가를 여행하고 싶어 미국에 갔는데 미국은 캐나다랑 분위기가 정말 다른 거예요. 같은 서양 국가도 나라마다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캐나다 사람들은 여유롭고 나이스한 반면에 미국은 조금 정색하는 표정에 냉정한 느낌이랄까요. 미국 여행 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한국인 친구들과만 계속 같이 있어서 미국 사람들과 접점이 별로 없었다는 거였어요. 그래도 즐길 건 즐기고 온 것 같아요.

말랑콩떡: 저는 처음에 캐나다와 미국 간 거리를 예상하지 못하고, 캐나다 가면 미국 뉴욕도 가고 그랜드 캐니언도 가야지 하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비행기만 몇 시간 타야 하고 돈도 몇십만 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계획을 많이 수정했습니다. 사실 가기 전에 저희가 보고서를 간략하게 썼는데 그때 시애틀에 가서 ‘메타’나 ‘아마존’ 같은 다국적 기업 본사에 꼭 가겠다고 썼단 말이에요. 그런데 막상 시애틀에 가고 보니,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한 거예요. 저와 같이 갔던 사람들이 다국적 기업에 큰 관심이 없었던 상황이라, 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해달라고 말하기가 어려워서 거기를 못 갔던 게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각자 품고 있는 꿈이 궁금합니다. 그 꿈과 어학연수가 어떤 지점에서 연결될 수 있을까요?

말랑콩떡: 제가 올해 전과를 해서 광고나 마케팅을 배운 지 6개월 정도밖에 안 되었거든요. 그렇다 보니 다른 학생에 비해 뒤처지는 면이 있는데 그 안에서 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많은 걸 보고 오자는 생각으로 옥외광고를 진짜 많이 봤어요. 그렇게 보고 온 옥외광고를 지금 공모전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고 학회 면접을 볼 때도 도움을 받았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 어학연수는 제게 전공 관련한 경험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요. 이번 어학연수를 통해서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제 인생의 큰 목표가 생겼어요. 어릴 때는 대통령이나 과학자 같은 인물만이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는 안정된 환경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소극적인 사람이다 보니 그게 제 약점 같아서 세상에 영향을 끼치기보다 외곽에서 빛나는 직업들을 꿈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어학연수를 갔다 오고 나서 제 바운더리가 조금 더 넓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지금이 가장 성공하기 쉬운 세상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개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통로도 열려 있고 개인이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니까요. 이런 세상에서는 좀 더 큰 꿈을 꿔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최종 목표를 가지게 됐습니다.

천혜향: 저는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어떻게 보면 제주도라는 더 보수적이고 고립된 삶의 환경에서 살아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환경에 있다 보니 제 삶에 억압이 좀 있지 않았나 해요. 제주도에서는 제주도 이외의 지역을 육지라고 하거든요. 그 육지로 나가려면 장벽이 좀 있어요. 제주도에서 성공하는 게 효도하는 일이라는 게 문화로 자리 잡혀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꿈을 꿀 때 항상 그런 장벽에 막혀서 생각을 좁게 하고 살았어요. 제주도에서 취업하는 걸로 꿈을 작게 갖고 있었는데 마음 한편에서는 막연하게 해외 취업을 하고 싶다는 꿈도 늘 꾸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서 캐나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를 나누면서 견문이 많이 넓어졌고, 저를 정말로 지지해 주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사회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어학연수 두 달 동안 잡히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귀국하고 제주에 내려오자마자 제 주변에서 저를 억압하고 있는 환경들을 싹 바꿨어요. 이 기회를 터닝포인트로 삼고 싶어서 제 환경을 바꾼 거죠. 이제 제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취업이에요. 그걸 목표로 학교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해외 취업 인턴십을 준비하고 있고 여기에 합격하면 미국에 가서 인턴십을 할 예정입니다. 만약 여기에 떨어져도 한국에 남아서 해외에 나갈 준비를 하거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려고 해요.

지구: 제 전공이 ‘지구과학 교육’이다 보니 교육 자체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여러 분야에 조금씩 발을 담가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교사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나중에 교사가 됐을 때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 개인적인 일로 고민하면 그때 그 학생의 고민에 공감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교사인 제가 워킹홀리데이 경험이 있다고 하면 학생들이 제게 더 적극적으로 물어볼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캐나다에 갔다 온 것도 제 교육관을 실현하는 일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쁜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른 해외 경험을 계획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2023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_나에게 해외어학연수란?

2023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_나에게 해외어학연수란?

밝은 별! 원동력! 새출발! 휴식!
깜짝 선물! 인생의 터닝포인트! 발돋움! 초코칩!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변화된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말랑콩떡 : 이번 어학연수는 제게 터닝포인트였어요. 해외여행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경험으로 여행 가서 사고 날 일은 극히 드물겠단 걸 인지하고 나니 더 멀리 가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 때 가려고 일본 여행을 준비 중이고요. 내년에는 휴학하고 유럽 여행 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저도 해외에 나가서 경험을 많이 쌓아보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해외에 나갈 자격이 준비되어도 마인드 조성이 안 되니까 지원하는 게 겁이 났었는데 이제는 해외에 살거나 취업해 보고 싶은 마인드가 생겨났어요.

천혜향 : 저는 연수를 갔다 오고 나서 막연했던 꿈이 구체화 됐어요. 이후 삶의 계획을 짜는 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지구 : 저는 그룹홈 시설에서 자랐거든요. 거기서 정서적인 학대를 많이 받아서 거의 탈출하다시피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자립했어요.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지금처럼 자취하면서 나만의 공간이 생기니 현실에 안주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큰 불만 없이 만족하다 보니 여러 기회를 많이 흘려보냈어요. 그런데 이번에 갔다 오면서 제가 많이 안주했다는 걸 깨닫고 억울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는 그동안 제가 잊고 살았던 도전적인 성향을 다시 꺼내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에 포기했던 것 중 하나인 남극 극지 탐사대를 다시 준비해서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생에서 커리어를 쌓는 일에 대한 제 마인드셋이 달라졌습니다.

세 분 다 정말 큰 변화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해외어학연수가 앞으로 삶을 사는 데 어떤 기억으로 남을 것 같으세요? 각자의 삶에 무엇을 남겼는지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세요.

천혜향: 캐나다에서의 시간이 ‘한여름 밤의 꿈’ 같았어요. 너무 즐겨서 그만큼 빨리 지나가기도 했고 한편 아쉬움도 많이 남았던 그런 꿈이요. 지금도 친구들이 정말 그리워요. 제가 이제까지 인생을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낀 경험이 없거든요. 그런데 캐나다에 갔을 때 정말 행복하고 달콤했어요. 이제 나도 행복을 우선시하면서 앞으로의 내 목표를 잡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한마디로 저한테 너무 좋은 영향으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할 때 거기 있는 친구들이 고민 상담을 해줬는데 그들이 그러더라고요. 너는 그냥 한 가지만 기억해라. 네가 오면 내가 여기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너를 도울 거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와라. 이렇게 이야기해 줘서 너무 큰 힘이 되었어요.

말랑콩떡: 저는 같이 어학연수 갔던 언니랑 ‘그동안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라는 표현을 진짜 많이 했어요. 어학원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비교적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새롭게 배우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에서 대단함을 느꼈고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는 어린 나이에 벌써 혼자 이런 경험을 한다는 거에 대단함을 느꼈어요. 각자 나이는 다르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지만큼은 같더라고요. 저는 사실 스물두 살이라는 제 나이가 늦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부터 차근차근해도 늦지 않겠단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지구: 이전에는 미래를 그릴 때 기대보다는 일이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성적이 상위권이다 보니 항상 주위의 기대를 받으면서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살았었거든요. 그게 선순환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한편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움도 있었어요. 그런 타이밍에 이렇게 어학연수로 삶을 환기하고 시야가 트이는 경험을 하다 보니 같은 현상을 봐도 이전과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앞으로도 이 시야가 제 삶에 영향을 줄 거 같아요. 그리고 사람은 잠깐의 행복한 기억으로 평생 살아간다는 걸 생각해 볼 때, 앞으로 힘들 때마다 회상하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번 해외어학연수를 경험한 후 한결같이 삶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고 말한 말랑콩떡, 천혜향, 지구. 이 세 명의 장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 박혜은ㅣ사진: 박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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