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작은 실험이 지역을 바꾼다면 ② – 강원장애인인권길라잡이

공익사업팀 고용우 매니저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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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과 함께하는 아카데미의친구들은 원주 지역에서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다양한 공익활동이 시작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과 활동을 연결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양성 실험실'을 통해 지역에서 시민들이 지닌 문제의식과 질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2026 다양성실험실에 참여한 다섯 팀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지금의 고민, 그리고 지역에서 만들어가고 싶은 변화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 다섯 가지 실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 강원장애인인권길라잡이 Universal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나요?

장애학생의 인권과 자조활동, 그리고 지역사회 안에서의 다양한 참여를 포함한 전반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이름 그대로 ‘모두를 위한(Universal)’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학생, 학부모, 일반교사, 특수교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애인 단체와 지역사회 연대단체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직업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믿는다는 점입니다. 모임을 하다 보면 전문용어보다 경험담이 더 많이 오갑니다. 어떤 날은 진지하게 정책 이야기를 하고, 어떤 날은 학생들과 있었던 에피소드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서로 배우고 연결되며 조금씩 더 나은 지역사회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모인 팀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 어떻게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7년 12월, 장애학생의 성장을 위한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만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교육의 3주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장애학생의 교육적 지원과 사회통합 방안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학부모, 특수교사, 일반교사, 학생이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는 모임(연구회)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초기 모임은 어린 자녀를 둔 교사들과 장애학생 학부모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자녀 돌봄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모임의 공적 영역으로 끌어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한편에서는 교사와 학부모가 연구 활동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장애·비장애 자녀들이 함께 참여하는 ‘자녀학교’를 운영했습니다. 이는 모임 내부에서 통합교육을 실천하는 동시에 돌봄의 공공성을 구현한 의미 있는 시도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의 성장뿐 아니라 강원교육 전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8년의 시간이 흐르며 우리의 관심은 학교 안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장애학생의 삶이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아래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의 연대 활동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학부모, 교사,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단체와 기관이 함께하는 협력의 장이 마련되었고, 장애학생의 사회참여와 권리 증진을 위한 실천도 더욱 넓어졌습니다.

🔸 원주에서 이 활동을 꼭 해보고 싶다고 느낀 이유가 있나요?

원주는 다양한 복지기관과 교육기관이 있지만,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지역사회 안에서 충분히 드러날 기회는 아직 많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장애를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기보다 지역 안의 평범한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즐기고, 운동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지역 문제에 의견을 내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앞으로 우리 모임은 장애학생이 직접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데 중안점을 두고 나아가려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를 이끄는 또 하나의 힘’으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 활동을 준비하면서 요즘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을까’입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여자들이 부담 없이 의견을 내고 스스로 활동의 주체가 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속도를 내기보다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해 생기는 이해와 공감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것 역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활동인 만큼 다양한 속도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 활동을 하며 “이건 꼭 놓치고 싶지 않다”, “지키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우리는 ‘당사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활동은 많지만 장애인과 함께 만드는 활동은 아직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어떤 활동을 기획하든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할까?”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또 하나는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웃고, 함께 고민하며 가는 과정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 이번 다양성실험실 사업은 팀에게 어떤 계기나 경험이 되고 있나요?

다양성 실험실은 우리에게 ‘해보지 않았던 질문’을 던져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평소라면 익숙한 방식으로 활동을 준비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는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람은 없는가?”를 계속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고민을 가진 다른 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힘이 됩니다. 서로 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역을 더 다양하고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올해 활동을 하면서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장면, 분위기, 순간은 무엇일까요?

누군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순간을 보고 싶습니다. “제 의견도 말해도 되나요?”라고 조심스럽게 시작했던 사람이 어느 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장면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학생과 성인, 전문가와 시민이 구분 없이 한 공간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모습도 꼭 보고 싶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지역 안에서 “우리는 원래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구나”라는 당연한 사실을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느끼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올해의 실험은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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