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작은 실험이 지역을 바꾼다면 ③ – 긁어부스럼연구소

공익사업팀 고용우 매니저

2026.09.11

읽는 시간 0분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과 함께하는 아카데미의친구들은 원주 지역에서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다양한 공익활동이 시작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과 활동을 연결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양성 실험실'을 통해 지역에서 시민들이 지닌 문제의식과 질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2026 다양성실험실에 참여한 다섯 팀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지금의 고민, 그리고 지역에서 만들어가고 싶은 변화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시작된 다섯 가지 실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긁어부스럼연구소를 소개해주세요.

사회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대학생 팀이에요. 최근에는 ‘사이다 병원’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보통 사회문제라고 하면 해결책부터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조금 이상하게 바라보면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답답한 문제를 시원하게 풀어보자는 의미에서 ‘사이다’, 그리고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세계관을 만들고 싶어 ‘병원’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역에서 사람과 공동체를 만나고, 사회문제를 고민하며, 콘텐츠와 브랜딩, 문화 프로젝트를 기획해온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을 모으고 있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재미있게 바라볼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사실 이 프로젝트는 실패에서 시작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대학생들과 독서모임과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좋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 자연스럽게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책은 좋았지만 사람들은 오래 머물지 않았고, 의미는 있었지만, 재미는 모자랐습니다. “사회문제가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재미없게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후 청년들이 무엇에 웃고, 무엇에 반응하는지 살펴보니 밈과 숏폼, 세계관 콘텐츠처럼 가볍게 시작해 오래 머무르게 만드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꼭 무거운 언어로만 이야기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주에서 활동해보고 싶다고 느낀 이유가 있나요?

원주는 대학이 많은 도시지만, 대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많지 않습니다.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도 대부분 어렵고 진지한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빈자리를 보며, 단순히 행사를 한 번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이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사회문제를 이야기하고, 브랜딩과 콘텐츠 기획, AI 활용까지 직접 실험해 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대학생 커뮤니티는 졸업과 함께 끊어지기 쉽기 때문에, 지역의 기획자들이 기반을 만들고 대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며 다음 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활동을 준비하면서 요즘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과, 그 경험이 끝난 뒤에도 함께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 사람들이 남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지역 안에서 고민을 이어나갈 대학생, 기획자, 멘토, 기관을 찾고 있습니다. 대학 안에는 좋은 교육이 있고, 지역에는 자유로운 실험이 있습니다. 이 둘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면 청년들에게 훨씬 다양한 경험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 저희도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우리가 재미를 잃지는 않았는가?’ 프로젝트를 오래 하다 보면 설명이 늘어지고, 진지함이 앞서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마다 처음 시작했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려고 합니다.

🔸활동을 하며 “이건 꼭 놓치고 싶지 않다”, “지키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가장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약간은 비뚤어진 시선입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정말 그럴까?” 하고 한 번쯤 뒤집어 보는 태도입니다. 창조는 기울어진 곳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당연한 것을 의심하는 순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가능성과 질문이 생겨납니다. 그 시선이 향해야 하는 곳은 결국 ‘나’가 아니라 ‘너’입니다. “너는 어떻게 볼까?”, “정말 너에게 의미가 있을까?”를 계속 묻는 태도야말로 저희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관점입니다.

🔸이번 다양성실험실 사업은 팀에게 어떤 계기나 경험이 되고 있나요?

사이다 병원을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상상하고 있습니다.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콘텐츠로 번역해 사람들과 공감하며,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이 지역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AI를 활용한 이미지·영상 제작, 콘텐츠 기획과 브랜딩을 함께 경험하는 과정은 대학생들에게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실질적인 기획 역량을 함께 키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이다 병원을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상상하고 있습니다.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콘텐츠로 번역해 사람들과 공감하며,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이 지역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AI를 활용한 이미지·영상 제작, 콘텐츠 기획과 브랜딩을 함께 경험하는 과정은 대학생들에게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실질적인 기획 역량을 함께 키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올해 활동을 하면서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장면, 분위기, 순간은 무엇일까요?

누군가가 “야, 이거 진짜 재밌다.”라고 말하는 장면, 한참 웃고 떠들고,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던지다가 문득 “근데 우리 사회의 진짜 문제는 이거 아닐까?”라고 말하는 순간을 기대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처음부터 날카로운 사람이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를 오래 붙잡고 여러 사람의 생각과 부딪쳐보는 과정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냅니다.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질문을 오래 품고, 엉뚱한 상상과 자유로운 대화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프로젝트를 마친 뒤 누군가가 “처음에는 그냥 웃긴 프로젝트인 줄 알았는데,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이거였네.”라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긁어부스럼연구소 활동 더 보러가기 https://www.instagram.com/cider_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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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긁어부스럼연구소
사진아카데미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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