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변화사업팀의 조윤아 간사입니다.

저의 고운 입에서 “세상에! 맙소사!!!”하며 욕이 뿜어져 나왔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집의 계약만료일이 다가오는데 집주인이 ‘새로 들어올 임차인이 없으면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부동산으로 달려갔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임대차보호법’ 운운해도 빨라야 3개월! 소송에 들어가면 그 이상 걸린다는 말에 화가 나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혹 저와 같은 일을 겪었던 분들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이 이런 일을 겪지 않길 바라면서 제 사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전세금, 급하게 돌려달라 한 거야?”

제 경험을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매일 지옥철로 출퇴근을 하던 저희 부부는 서울로 이사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셋집 계약만료는 8월 7일이었지만 4월 초 집주인에게 7월 말 이사계획이 있으니 전세금을 그즈음 돌려달라 요청했습니다. 집주인은 흔쾌히 알겠다 하여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6월이 되면서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집을 보러오는 손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마음에 2~3일에 한 번씩 부동산을 찾아다녔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보러오는 손님이 없었습니다. 제일 큰 이유는 비싸서… 그리고 전셋집이던 집을 월세로 돌렸기 때문입니다. 같은 아파트 시세보다 비쌌고 그리고 월셋집이었기 때문에 집을 보러오는 손님은 드물었습니다.

내 소듕한 전세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내 소중한 전세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집이 나가든 나가지 않든, 7월말까지 전세금을 돌려준다고 했으니 주시겠지-‘ 라는 마음으로 집주인과 통화를 했지만 “새로운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계약만료일이 지나도 절대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 되었습니다. 이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던 집주인에게 지금이라도 소심하게 (괄호 안에) 전하지 못한 말을 적어봅니다.

집주인 : 왜 내 허락 없이 7월 말에 나가겠다는 거야?

(우리 4월부터 통화했잖아요~ 문자내용도 있어요. 그리고 이사가는 건 제 마음이에요!)

집주인 : 계약만료일이 되어도 새로운 임차인이 없으면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어. 임대차보호법 운운해도 안 되는 거야! 내가 여윳돈이 없다고!

(집이 여섯채나 있다고 자랑하셨잖아요. 저한테 왜 이러세요.)

집주인 : 새집을 계약한 부동산 연락처를 알려줘! 내가 너희 집 계약 일자를 미루어 볼 테니.

(네???? 무슨 권한으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부모님, 법률 및 부동산에 근무하는 지인들, 그리고 인터넷 지식인들이었습니다. 구*이나 네이*에 <전세금 돌(려받기)>만 검색해도 엄청난 글들이 쏟아집니다. 비슷한 내용의 글을 보니 더 화가 났습니다. (법적으로 하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꽤 많이 걸립니다.)

새로 이사해야 할 집의 잔금을 치러야 하는 날은 다가오고- 전 재산은 내 소중한 전세금 뿐인데- ‘임차보증금 반환소송’까지 가기에는 그 길이 너무 험난하고 멀어보였습니다.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은 세입자들은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라고 권유해주었습니다. 집주인과 거래하던 부동산 사장님도 (자신이 말했다 하지 말고) 일단 내용증명을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전세금 돌(려받기)”만 검색해도 엄청난 글들이 쏟아집니다.

“전세금 돌(려받기)”만 검색해도 엄청난 글들이 쏟아집니다.

선전포고? 내용증명 보내기! (Ft. 반송되어도 괜찮아~)

내용증명은 양식이 간단하고 예시 글도 많아 쓰기에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싸움의 시작” 즉 선전포고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어른들은 집주인의 화를 증폭시킬 수 있으니 최대한 참고 설득해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계약종료 한 달 전에는 내용증명을 보내야하므로…… 마지막날까지 미루고 미뤄 D-DAY가 되면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 내용증명 : 어떤 내용의 것을 언제 누가 누구에게 발송하였는가 하는 사실을 발송인이 작성한 등본에 의하여 우체국장이 공적인 입장에서 증명하는 제도이다(우편법시행규칙 46조)

내용증명은 등기부 등본에 기재된 집주인의 주소로 보내면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 집주인이 서울로 이사 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등기부 등본에 나온 주소는 경기도인데- 서울이라니.. 그 말인 즉! 내용증명을 보내도 반송된다는 말이지요. 이런 경우! 반송되면 침착하게….. 반송된 내용증명과 신분증, 전셋집 계약서를 들고 주민센터에 가서 사정을 말하고 집주인의 주민등록 초본을 달라고 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로 한 날!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새로운 임차인과 오늘 계약을 하니, 요청한 대로 7월 말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말이죠.

이렇게 해피엔딩-

일까요?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을 때까지. 이사 나가는 그 날까지. 집주인과의 에피소드는 계속되었지만 블로그는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전세금으로 마음앓이 할 때- 저는 부동산 사장님과 친해지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집주인이 집을 내놓았다 하면 해당 부동산에 꼭 한번 찾아가 인사해보세요. 결국, 손님을 모시고 오는 분은 부동산 중개인 분들입니다. 집주인이 정말 집을 내놓았는지, 부동산 앱에 우리집 정보가 게시되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마음 급한 세입자가 챙겨서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집주인과 갈등으로 마음이 초조할 때 용기를 주었던 글을 소개합니다. 저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전에 사건이 종료되었지만, 이 글의 작가님은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임대인과 1년 동안 법정 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슬로우뉴스] 주택 임차보증금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저와 비슷한 사례와 해결을 위한 작은 Tip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왜 우리 집주인만 유독?”, “왜 나는 여윳돈이 없어서 이런 수모를”이란 생각을 수도 없이 하며 자신을 괴롭히던 저에게 “Me Too”로 다가와 위로해 준 인터넷 지식인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러한 위로나 응원보다 더욱 더 필요한 것은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를 보호하는 임대정책이겠지요? 주거정책에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말도 안 되는 부당한 사례들을 알리다 보면- 언젠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주는 정책들이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글 l 사진 조윤아 간사

*이 글은 ‘써볼거당 (글쓰기) 프로젝트’로 진행됩니다. 간사들의 일상 속 다양한 시선, 생활의 기술/정보를 기록하고 나누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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