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이하 청자발)은 청소년이 공익활동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꿈꾸며,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해 청소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2018년 청자발은 8개 청소년 모둠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올해는 누가, 어떤 자발적 활동이나 창의적 실험을 할까요?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만나볼까요? 지난 9월 둘째 주 토요일, 경기도 군포시 주몽종합사회복지관 앞마당에서 <행복드로잉>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그리는 캠페이너, 행복드로잉입니다!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한마디

<행복드로잉>은 중학교 1학년 단짝 친구들 6명으로 구성된 모둠이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 초등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는 멤버들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청소년과 부모님의 대화단절, 학교폭력, 이웃 간의 갈등 등 문제들이 눈에 띄었다. 서로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커지기 전에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면 어떨까.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도 아무도 인사를 안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이좋은 마을 만들기 아이디어를 냈어요.” – 수아

활동경험이 전무한 멤버들은 복지관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복지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가족, 학교, 마을공동체의 관계 개선을 위한 캠페인 활동계획을 세웠다. <행복드로잉>은 부모님 안아주기, 친구에게 사과하기, 이웃에게 인사하기 등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부모님 안아주기 캠페인>은 멤버들이 중학생이 되고부터 부모님과의 대화시간이 부쩍 줄어들었다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우리가 먼저 부모님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청소년들과 어린이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멤버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더 늦기 전에 3초만 안아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긴 엽서를 나누어주고, 부모님과의 포옹 인증샷을 받아서 예쁜 액자를 만들어주었다. 멤버들도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엄마가 처음에는 갑자기 왜 이러냐고 했는데, (예원: 우리 엄마는 이거 숙제냐고 했어.) 두 번째에는 고맙다고 했어요.” – 수아

<친구에게 사과하기 캠페인>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캠페인이다. 친구들과의 사소한 다툼이나 갈등이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는 교내문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산본중학교 재학생 400여 명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소년들이 친구나 선생님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다 쉽게 전할 수 있도록 사과 모양 편지지를 만들어 나누어주었다.

<이웃에게 인사하기 캠페인>은 최근 주차문제, 층간소음, 쓰레기투기 등으로 점점 심화되고 있는 이웃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멤버들은 복지관 축제한마당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멤버들은 사람들 사이로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며 “안녕하세요, 이웃에게 먼저 인사합시다!”라고 외쳤다. 이날 300여 명의 주민들이 <행복드로잉>의 부스에 들러 이웃에게 인사하기를 약속하고, 이웃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웃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보면 어떨까요?

이웃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이 좋게 지내요!

꾸준함이 변화를 만든다

캠페인은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특정한 메시지를 전하는 일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변화한 사람은 바로 <행복드로잉>의 멤버들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다. 혼자였다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친구들과 함께 하니 뭐든 재미있고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저는 원래 자신감이 없었는데 생겼어요. 친구들이랑 하니까요.” – 예나

“저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오늘 복지관 축제에서 피켓 들고 다니면서 소리도 치고, 예나랑 무대에서 춤도 추었어요.” – 나현

“저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가 약간 소심해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어요. 내가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을까, 되게 많이 걱정하고. 근데 지금은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솔직하게 말하려고 해요.” – 현서

제 아무리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도 자신과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사실 어린이집 아이들은 대답을 하는둥마는둥했고, 중학교 선배들은 왠지 말을 걸기 어려웠다. 청력이 나쁜 어르신들은 설명을 잘 못 알아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기죽지 않고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사회에는 누군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으니까 활동을 계속해야죠!” – 예원

“계속하니까 바뀌더라구요. 제가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하면 당황하거나 무시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이웃들과 친해졌어요.” – 수아

멤버들은 꾸준한 시도와 노력으로 변화가 만들어진다는 걸 알고 있다. <부모님 안아주기 캠페인>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부모님을 열 번 안아주고 열 장의 인증샷을 보내주었다. 처음에는 어린이도, 부모님도 서로 어색하게 안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꼬마 친구들도 이웃에게 인사하기 약속!

어르신도 이웃에게 인사하기 약속!

나에게 청자발은 OO이다

“<행복드로잉> 멤버들은 원래 뭔가를 시켜야 하는 아이들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내년에 하고 싶은 활동을 먼저 제안하고,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 박수진 멘토

멘토 선생님의 제보에 의하면 멤버들은 이 기세를 몰아 벌써부터 내년 활동계획을 정하고 있다. 이들에게 청자발은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았다.

“청자발은 없으면 안 되는 존재이다.” – 예나

“청자발 탄산이다. 음료수에 탄산이 있으면 맛이 특이해지고, 탄산이 빠지면 그냥 설탕물이잖아요. 그러니까 탄산이다.” – 예원

“청자발은 음식이다. 사람이 음식을 못 먹으면 죽잖아요. 그만큼 필요하다.” – 현서

“청자발은 음식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늘 색다른 도전을 할 수 있으니까.” – 서연

“저랑 나현이는 3행시 할게요. 엄청 괜찮은거 만들었어요.
청 청자발은
자 자유로운
발 발전의 시간이다” – 수아, 나현

<행복드로잉>은 우당탕탕 좌충우돌해도 누구보다 열정 넘치는 캠페이너이다. 끝으로 멤버들이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이들의 열정에 기름 붓고 싶은 사람들은 귀를 기울여보자.

“우리가 캠페인 할 때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참여해주면 좋겠어요.” – 나현

“캠페인보다 선물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있는데, 선물 받으려고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 수아

“우리가 캠페인 할 때 무시하지 말고 참여해주면 좋겠어요.”

행복드로잉과 함께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소통을 시작하세요!

글 | 아름다운재단 허그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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