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부자 소모임 <서촌 드로잉>은 아름다운재단과 서촌 일대를 그림으로 담아내며 나눔의 의미,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지난 10~11월 네 번의 만남에서 나눴던 그림과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전해드립니다.

좋아하고 기억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_안진희 기부자

언젠가 그림 그리기를 배워 봐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실행을 못하고 있었는데 <서촌 드로잉> 모임으로 시작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서 감사한 마음 입니다. 또 회원 가입하고 한번도 찾지 않았던 아름다운재단을 방문해서 재단 간사들도 만나고 재단에서 하는 일들을 직접 소개받았던 점도 좋았습니다. 특히 옥상 화가 김미경 작가님과 그림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여러 기부 회원들을 만나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고 것들 기억하고 싶은 것들 그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을 오래 보고 정성을 들여 그려나가겠습니다.

안진희 기부자님이 그림 강아지 봄이

조카와 함께 키우는 강아지 <봄이> (c)안진희

2)	강동구청앞에 설치된 소녀상이 원래 치마 저고리에 맨발이었는데 어제 보니 모자 목도리에 신발도 신고 있었어요 마음이 따뜻해 졌습니다

강동구청 앞 소녀상 (c)안진희

강동구청앞에 설치된 소녀상이 원래 치마 저고리에 맨발이었는데 어제 보니 모자 목도리에 신발도 신고 있었어요 마음이 따뜻해 졌습니다.

열여덟 어른 프로젝트가 이어준 만남_서명숙 기부자

“깨톡” 동생에게서 카톡이 왔다. <열여덟 어른>의 신선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의 글이었다. 마침 기부를 하려고 마음먹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기부를 약속했다. 그런데 기부를 시작하고 며칠이 지났는데 아름다운 재단에서 <서촌드로잉>이라는 기부자 모임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을에 2주에 한 번씩 서촌에 놀러 갈 심산으로 빛의 속도로 신청을 했다. 평소에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모임 첫 날 김미경 화가님께서 자신이 그림을 처음 시작 했을 때의 그림을 보여 주셨다. 그 그림을 보고 용기를 가지기 시작했다. ‘나와 다르지 않네! 해 볼 만하겠는걸!’ 이런 맘이 들었다.

첫날 아름다운재단 옥상에 올라가 나뭇잎을 그렸는데 대충 나뭇잎 같기는 했다. 그러나 자신감은 없었다. 같이 했던 기부자님들 그림을 보고 또 용기를 얻었다. 다들 실력이 비슷한 왕초보였다. 다음날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렸는데 점점 재미있는 게 아닌가? 그림을 밴드에 올리고 느낌을 공유하는 과정이 너무 신났다. 내가 왜 지금까지 그림을 못 그린다고 단정 짓고 시도를 하지 않았는지 후회스러웠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주위를 좀 더 자세히 섬세하기 보기 시작했다. 주위의 사람, 학용품, 집안 물건, 지하철 안의 구조 등등. 세상의 모든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달리 보이고 느껴지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우리 모임은 단지 4회를 만났지만 그림을 좋아하는 기부자라는 공통점으로 관계를 이어갈 생각이다. 아름다운 만남을 기획해 주신 재단과 김미경 화가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옆집 모습을 그린 서명숙 씨의 작품

아름다운재단 옆집 (c)서명숙

 모든 것은 인연이었나 봅니다_송자영 기부자

메일로 들어오는 온갖 뉴스레터는 읽지 않고 삭제! 대부분 내가 가입한 곳이지만 나에게는 스팸메일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죠. 그날따라 우연히 재단의 뉴스레터를 주의 깊게 읽었고(거기에서 그동안 미처 생각지도 못한 많은 주변의 어려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날따라 모집 공고에 몇 년 전 읽었던 김미경 작가님의 책 표지가 보였고(드로잉을 배워보려 생각만 하다가 작가님 책을 보고 이런 섬세함이라면 하면서 포기하게 되었었죠). 그날따라 <서촌드로잉>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문자를 받게 됐습니다. 갑자기 콩닥콩닥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점심시간이 가까워 부랴부랴 접수하고 접수가 됐는지 확인전화까지 했네요.

솔직히 제가 후원하는 단체가 여럿 있지만, 시작할 때만 잠깐 관심을 가졌지 그 뒤로는 단지 통장에서 돈을 야금야금 빼가는 곳일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드로잉을 배울 수 있을 거 같은 기대감에 공짜나 다름없는 저렴한 참가비에 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재단에서의 첫 모임을 했을 때 다들 처음 보지만 어느 하나 어색하거나 서먹함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모두 크든 작든 나눔을 실천하고 있고, 하나 같이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였을까요? 김미경 선생님의 초창기 작품부터 지금까지의 변천사도 보고, 모두가 밴드에 올린 서로의 작품을 보면서 응원해주고, 북돋아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망친 그림도 끝까지 그리면 멋진 작품이 된다는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서 엉망진창이지만 버리지 않고 모두 그려보았네요.

시멘트 바닥 틈 사이로 자라는 끈질긴 생명력 (c)송자영

메모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송자영 씨의 작품

메모하는 사람의 모습 (c)송자영

지하철 2호선 2-2 교통약자석을 그린 송자영 님의 그림

지하철 2호선 2-2 교통약자석 (c)송자영

이번에 참석하면서 알게 된 것은 아름다운재단이 단지 기부금을 걷는 많은 단체 중의 하나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다는 것과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열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란 것과 우리가 내는 아주 작은 기부금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같이 의심 많고 남을 경계하는 사람도 그렇게 느낄 정도라면 이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생각과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 알 만한 거죠. 하나하나 꼼꼼히 신경 써주시고 함께 으쌰으쌰 하며 참여해주신 간사님들과 김미경 선생님 그리고 같이 끝까지 참여한 우리 식구들 감사합니다.

매일 그리면서 하루하루 새 사람이 된 거 같았고, 다음 모임 날이 기다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부자 참여 프로젝트가 더 활성화돼서 저처럼 관심은 없이 형식상 기부만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작은 변화를 주고 더욱더 많은 분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체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김미경 서촌 옥상화가와 함께한 첫 모임을 기념하여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김미경 서촌 옥상화가와 함께한 <서촌 드로잉> 첫 모임을 기념하며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