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혁이 세은이 쌍둥이의 <아름다운Day> 나눔 이야기


아이들 3명이 활짝 웃고 있다

“세혁이 세은이가 건강하듯 또래 아기들도 질병에서 자유로워지길 소망하죠.”

쌍둥이 아들딸, 세혁이 세은이의 장래 친구마저 헤아리는 백미숙 씨(41)의 마음씨가 애틋하다. 그도 그럴 것이 세혁이 세은이는 이른둥이로 태어났다. 지난해 6월 2일 메르스가 유행하던 무렵이다. 갓난쟁이 아들딸이 인큐베이터에 머무르던 당시 그녀는 마음고생이 극심했다. 그래서인지 머잖아 세혁이 세은이가 무사히 퇴원했어도, 여기저기 병약한 아기들이 자못 시선에 밟혔다. 그 계기로 그녀는 이웃의 아기들을 더욱 배려하게 됐고, 아울러 의미 있는 나눔들도 실현할 수 있었다.세혁이 세은이가 앉아있다

진정성과 공감, 이웃의 아기를 격려하기 위해

부모에게 으뜸가는 소원은 자녀의 건강이다. 백미숙 씨의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6살 맏아들 세욱이는 물론 쌍둥이 세혁이와 세은이까지, 그녀는 아이들이 튼튼하게 자라줘서 감사했다. 특히 세혁이 세은이는 이른둥이로 태어났지만 1년 동안 잘 성장해주었다. 아무래도 주위의 관심과 정성이 한몫했으리라 생각한 그녀는 쌍둥이의 돌을 맞이해서 잔칫상 대신 나눔을 결정했다.

사실 돌을 기념한 나눔은 세혁이 세은이가 처음은 아니다. 백미숙 씨는 세욱이의 돌 때도 아동복지단체에 기부를 했었다. 단, 세욱이가 기부했던 그때와 쌍둥이의 돌이었던 근래 나눔에 접근하는 그녀의 진정성은 깊이가 다르다. 쌍둥이가 이른둥이였던 시절을 겪으면서 그녀는 이웃의 아기가 직면한 고통을 아프도록 공감했다. 그래서 그녀는 한결 가치 있는 돌기념기부를 위해 고민을 거듭했던 거다.

“세혁이 세은이는 쌍둥이인 만큼 양 갈래로 나눔을 생각했어요. 아름다운재단은 기부금이 투명하게 적용돼서 <아름다운Day> 돌기념기부를 결심했고요. 백혈병이나 소아암에 투병하는 환아를 위해 연관된 협회에도 돌기부를 병행했어요. 그 과정에서 남편한테 미리 언급하지 못해 미안했는데요. 무던하게 존중해주니까 고마웠죠.”

세혁이 세은이는 첫 생일에 그렇게 첫 나눔을 시작했다. 백미숙 씨는 쌍둥이의 나눔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길 기대했다. 그래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드나드는 육아커뮤니티 사이트에 쌍둥이의 나눔을 소개하기도 했다.

“회원수가 2만 명 정도인 육아 관련 웹 카페를 더러 이용하는데요. 엄마들이 세혁이 세은이 돌잔치에 대해 물어봐서 돌기부로 대체했다고 답글을 올렸어요. 소액이라 민망하기도 했지만 이참에 돌쟁이들이 많이 돌기부에 참여하길 바랐어요.”

세혁이 세은이 돌기념기부의 생생한 메시지는 엄마들의 마음속에 자그마한 울림을 주었다. 대체로 엄마들은 돌기념기부가 생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자녀의 돌기념기부를 고려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야말로 일상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나눔의 선순환이 발현되는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솔선수범, 나눔의 일상을 물려주기 위해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든 아이
세욱이는 활발한 면면이 돋보이고, 세혁이는 온순한 듯 세은이는 섬세한 듯 자녀마다 성향은 남달랐다. 그러나 3남매는 빠짐없이 돌기념기부를 실천했다. 백미숙 씨는 아들딸들의 삶은 다르더라도 일생에 똑같이 나눔을 펼치길 기대했다. 공기처럼, 혹은 끼니처럼 당연하고 마땅하게 베풀길 소망하고 있다.

“나눔을 생활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요. 나눔에 이벤트의 의미를 부여하면 삶이 힘겨울 때 등한시할 것 같아요. 그 맥락에서 돌기부도 선행이나 교육의 측면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실현되면 좋겠어요.”

나눔의 생활화를 지향하는 가치관. 백미숙 씨는 그 가치관을 물려주기 위해 자녀들의 재능기부를 고민한다. 특별히 악기나 외국어를 통한 나눔도 유익하겠지만, 단순히 책을 읽어주는 봉사도 꽤 훌륭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독서를 무척 좋아하는 탓이다.

“세욱이랑 세혁이 세은이한테 나눔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길 바라지만, 실제로 특정한 방식을 규정하진 않으려고요. 그저 인간다운 인격을 중심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고하고, 정서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면 충분할 것 같아요.”

백미숙 씨는 소위 ‘사람 향기 나는 사람’으로 자녀들이 성장하길 기다렸다. 그렇다고 자녀들의 역할만 강조하진 않는다. 모름지기 자녀란 부모를 자화상 삼아 자라나는 법. 그녀는 엄마로서 세 자녀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다짐했다. 그 찰나인 것 같다. 그녀의 얼굴 위로 장성한 세 자녀가 나눔을 장려하는 모습이 오버랩처럼 스친다.

“하루하루 나눔을 일상에서 녹여내기 위해 더욱 신경을 쓰려고요. 그 상징적인 의미로 아이들의 생일 때는 기부를 빠뜨리지 않으려고 하는데요. 너도나도 다채롭게 기부에 동참해서 나눔문화가 점점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어요. 기부는 행복바이러스니까 함께하면 무척 즐거울 것 같아요.”

글 노현덕 l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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