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고 받은 기부금으로 아픈 아이들 도와

“제 홈페이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전 여섯 살 잭이라고 하는데요. 아픈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그리고 있답니다.”

영국 이스트로디언주(州)에 살고 있는 잭 핸더슨<사진>은 올 3월 에딘버그 어린이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Jack Draws Anything(잭은 무엇이든 그려요)’란 모금 캠페인을 시작하고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이 병원은 잭의 동생 ‘노아’가 치료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해요.

캠페인은 사람들이 요청하는 주제에 맞는 그림을 그려 선물하고, 그 대가로 기부금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기껏해야 100파운드 정도 모을 거란 부모님의 예상과 달리 잭은 홈페이지를 연 지 나흘 만에 무려 1만 파운드를 모금했습니다. 그림을 사겠다며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이 540여 명이나 되는 바람에 2주 후엔 그림 신청받는 걸 중단해야 할 정도가 됐죠.

이 캠페인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요? 잭은 부모님과 함께 찾은 한 공예품 바자회장에서 우연히 자신의 그림을 20파운드에 팔게 됐습니다. “제 그림을 팔아 돈을 더 모을 수 있을까요?” 잭은 부모님에게 물었습니다. 가족은 의논 끝에 잭의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기로 했어요. 작은 돈이라도 모이면 노아처럼 아픈 아이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왜 아픈 아이들을 위해 모금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잭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그 아이들이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노아도 두 번이나 죽을 뻔했지만 살았거든요.”

자신의 재능을 활용, 좋은 곳에 쓸 돈을 모금하는 잭의 사연은 이내 널리 알려졌습니다. 잭이 지금까지 모은 돈은 3만 파운드(약 5400만원)가 넘는답니다. 잭은 얼마 전 발표된 ‘관대한 스코틀랜드인상’(Bighearted Scotland Awards 2011)에서 ‘올해의 어린이’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자신의 모금 캠페인 얘길 담은 책도 출판했습니다.

잭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림 그리기와 동생을 사랑하는 잭이 이런 일을 해냈다는 게 놀랍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여섯 살 소년에게 540장 이상의 그림 그리기는 꽤 벅찬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잭은 이 일을 정말 사랑해요. 내년에도 그림 그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거라더군요.”

잭의 홈페이지(www.jackdrawsanything.com)엔 지금도 잭이 그린 새 그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마법사, 우주를 산책하는 강아지, 세상에서 가장 큰 부활절 달걀 등 재치 넘치는 잭의 그림을 감상해 보세요!  

– 소년조선일보 · 아름다운재단 공동 ‘어린이 모금가 ‘반디’를 만나다’ 캠페인 8번째 기사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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