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대기업 인턴이 되었다.
선생님들은 “너는 멋진 기업인이 될 거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나는 세상이 만만해 보였다.
이른 인턴 생활로 인해 지갑은 항상 두둑했다.
가족의 방황도
인간 관계도
돈으로 해결해 갔다.
어린 나이에 벌게 된 큰 돈은 허영심만 키웠다.
씀씀이를 자제하지 못했고
4년간 다닌 회사를 퇴사할 땐
퇴직금 외에 남은 것이 없었다.
자신만만했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외롭고 우울한 감정이 들 때면 그림을 그렸다.
내 그림에는 불안정한 정서
우울했던 삶
그럼에도 잘 살고 싶은 다짐이 담겨있다.
나는 이 그림을 내 몸에 새겼다.
타투를 받는 시간은 마치 심리치료 같았다.
타투이스트는 내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그랬군요.”
타투이스트의 이 한 마디는 나에게 최고의 위로였다.
내 몸에 나의 삶, 수많은 다짐들이 가득
새겨진 것처럼
내 마음도 그렇게 채워지길 바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