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지금까지 자립준비청년 당사자와 친구들 함께 미디어 패러디 프로젝트를 만들어왔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록 당사자이면서 동시에 대중인 친구들이 미디어 속 고아캐릭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단순 미디어 패러디 일러스트를 넘어 프로젝트에 참여한 당사자 개개인을 인터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겠는데? 괜찮을까?” 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걱정은커녕. 인터뷰를 하는 내내 자주 흥분했다. 누군가의 삶을 가까이에서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꽤나 즐거웠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얻은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우린 모두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비슷한 생각을 할 수 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자립준비청년’ 이라는 당사자성을 넘은 개개인의 생생한 인터뷰를 그대로 담기로 결심했다. – 손자영 캠페이너 – 

도영은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사람이다. “나는 새롭게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취미가 많아. 실뜨기, 보석 십자수, 글쓰기, 다이어리 꾸미기, 영화보기, 노래듣기, 노래 따라 부르기, 책 읽기. 진짜 많지?” 다른 사람에게 열정이 가득한 사람으로 소개되기를 바라지만 이미 도영은 열정 가득한 사람이다. 미디어 패러디 일러스트 참여도 인터뷰도 온 마음을 다했다. 도영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다른 아이들에게 가짜 가족이라고. 고아라고 놀림 받는 장면 대신에 서로가 소중하면 가족이라고, 세상의 가짜 가족은 없다고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바꾸어 그렸다. “선생님이 아이들이 놀리는 장면을 보고도 그냥 넘어가는 것이 이상했어. 그래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해주는 장면을 넣었어.” 그 말이 도영이 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에 도영이가 그린 선생님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Q: 자기 소개 부탁해요.

A: 보호종료 된 지 8년 차, 27세, 김도영(가명)

Q: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A: INFJ,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 음…일단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야. 새롭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서 취미가 많아. 실 뜨기, 보석 십자수, 글쓰기, 다이어리 꾸미기, 영화보기, 노래 듣기, 노래 따라 부르기, 독서하기 등등.

Q: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소개되기를 원해요?

A: 열정이 가득한 사람으로 소개되기를 원해. 남들이 나를 바라봤을 때,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A: 지금처럼 똑같은 사람.

Q: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요즘에는 쉬는 날이라고 할 것이 없어. 바빠. 일단 나는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를 마시면서 아침을 시작하는 것을 좋아해.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거나 그래. 집에서 여러가지를 많이 해. 어떤 날에는 책, 어떤 날에는 영화, 영화를 볼 때도 그 감정에 오래 젖어 있는 편이야. 그리고 홈트레이닝도 계속하고 있어.

Q: 주로 어떤 것에 행복한 감정을 느끼나요?

A: 나는 취미생활을 할 때 행복하고 무언가를 배우면서 성취감을 느꼈을 때 행복해.

Q: 주로 어떤 것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나요?

A: 음…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람 안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을 싫어해. 만약 갈등이 생기면 혼자 생각을 많이 하고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려. 근데 그 결정이 좀 극단 적이야.  참다가 관계를 끊어버리지. 그래도 요즘은 덜 회피해.

Q: 평소에 드라마나 웹툰, 영화를 즐겨 보나요?

A: 아니, 즐겨보지 않아. 좋아하는 영화가 많아서 딱 하나가 생각이 않나. If Only라는 영화를 좋아해.

Q: 좋아하고, 많이 사용하는 미디어 매체는 무엇인가요?

A: 유튜브. 범죄나 미스테리를 이야기로 풀어주는 유튜브를 많이 봐.

Q: 자립준비청년으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차별이나 편견의 경험이 있을까요? 

A: 있지.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을 당한 일이 있었어. 극한의 상황이었고 근데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좋은 교수님을 만나서 지속적으로 날 챙겨줬던 경험이 있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에게 위로라는 상처를 주는 것 같아. 예를 들어 아버지가 빚을 많이 졌는데, 차라리 ‘고아’인 것이 더 낫다 라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나랑 친했던 친구에게 내가 고아임을 말했을 때 다른 친구가 와서 나를 안아줬어. 근데 그때 느낌에 쎄- 했어. 아, 이 친구가 날 동정하고 있구나 라고 바로 느꼈지. 당황스럽고 폭력적인 포옹이라고 느껴졌어. 포옹만 받고 나의 입장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어. 그때 불편하기는 했는데 왜 불편한지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것 같아.  

Q: 손자영 프로젝트에 함께하자고 연락 받았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A: 솔직히, 이런 것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요즘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걱정스러웠어. 근데 또 요즘에 여러가지를 시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과감히 하게 됐어.

Q: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생각과 마음이 들었나요?

A: 드라마 장면을 봤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어. 솔직히 이런 환경에서 일을 하는 사람과 이런 환경에 처한 사람이 아니면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장면일 것 같아. 우리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래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어. 예민하게 구는 사람으로 인식이 될 까봐 조심스럽고 걱정이 돼. 미디어의 인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도 했고. 막연하게 동정하거나 부정적으로 그려지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좋은 것 같아.

Q: 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요?

A: 일단, 고아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버리고 싶었어. 동정조차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부모가 없어도 일반 사람이랑 똑같이 생각해줬으면 좋겠고. 고아를 이용하는 사람이 나쁜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고아라는 것을 마냥 동정 어린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

Q: 일러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대중의 시각으로, 자립준비청년의 시각으로 변화한 생각이 있나요?

A: 나는 생각보다 드라마 속에서 이렇게 우리의 배경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을 몰랐어. 드라마 소재로만 생각하는 작가님들이 많은 것 같아. 실제로 거기에 처한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적었을지 의문이야. 마냥 동정 어리게만 보고 불쌍하게만 나오잖아. 무시당하고 차별당하고. 난 그것 자체가 안 좋은 것 같아. 그런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것이 싫어. 우리는 아닌데 우리는 잘 크고 있잖아. 우리는 아무렇지 않고 대인관계도 비슷하고 삶의 방식도 비슷한데 말이야. 드라마에서도 현실적으로 잘 반영해줬으면 좋겠어. 다름을 이용하지 말기를.

Q: 모든 관련된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이제는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위로라는 상처를 준다’는 도영이의 말을 문장을 자주 곱씹었다. 빚 많은 아버지가 있는 것보다 고아인 것이 더 낫다는 말, 고아임을 밝혔을 때 훅-들어왔던 포옹에서 도영은 이해와 공감을 느끼지 못했다. “내가 고아인 것을 말했을 때, 다른 친구가 와서 나를 안아줬어. 그때 느낌이 쌔- 하더라.  바로 느꼈어. 이 친구가 날  동정하고 있구나” 어떤 포옹은 따듯하다. 그리고 살아갈 힘이 된다. 그러나 어떤 포옹은 폭력적인 포옹이라고 느낀다. 폭력적인 포옹에는 이해와 공감이 없다. 행위만 존재한다. 하지만 그 수단이 다정하여 불편함을 표현하기 어렵다. 불편하다고, 동정하지 말라고 말하지 못했던 도영이는 그때가 자주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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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 ① “미역국이라도 같이 먹어주지….”

[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 ② “그 장면을 볼 때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더라.”

[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③ “뭐? 아직도 이런 대사를 쓰는 드라마가 있다고?”

[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④ “결국 나도 나에게 편견이 있더라고”

[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⑤ “어디까지나 드라마나 영화인 건 아닐까”

[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⑥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잘난 고아는 왜 없어?”

[손자영 프로젝트] 당사자 인터뷰⑦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에게 위로라는 상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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