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이 기획연재 <청소년이 만드는 작은변화, Z세대의 공익활동>을 준비하며 만난 청소년 활동가 10팀의 인터뷰를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기후위기, 청소년인권, 페미니즘, 소수자 그룹과의 연대 등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공동체로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들이 절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청소년 노동 실태 조사로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 얻어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는  

청소년유니온 송하민 활동가

청소년유니온 송하민 위원장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 최초 청소년 당사자들이 직접 만든 노동조합 <청소년유니온>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하민입니다. <청소년유니온>이라는 이름이 생소하실 것 같아 잠깐 설명해드리면 2014년에 창립하였으며, 청소년 노동자 노동조건의 유지‧개선과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는 단체입니다. 만 15세부터 만24세까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2. 활동을 시작하거나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저는 어떤 엄청난 계기가 있어서 사실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한 건 아니고 삶에서 노동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부모님도 노동운동을 하셨고, 제가 다닌 대안학교 선생님도 그러셨고, 학교 수업들도 제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 때는 막연하게 사회운동을 통해 내 주변 사람들이 힘들지 않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노동운동을 하자!”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근데 <청소년유니온>이 창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연한 기회로 가입했어요. 가입 당시에는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고, 노동운동 자체에 대한 관심도 적어 열심히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잠깐 얼굴만 비추는 조합원으로 있다가 대안학교 졸업 직전부터 아르바이트를 엄청 하기 시작했어요. 편의점, 호프집, 카페, 택배 상하차, 음식점, 쇼핑몰 포장, 백화점 식품관 창고관리 등등 일하면서 부당한 일을 많이 당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은 것 같아요. 사람은 살아가며 누구나 일할 수밖에 없고, 삶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일터 안에서의 권리가 지켜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일을 하면서 점점 노동조합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고, 노동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생겼죠.

3.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제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니 아무래도 주변 친구들과 조합원분들이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는 소식이나 노동상담을 자주 받아요. 그럴 때마다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이 일터에서 부당한 일을 더 이상 겪지 않으면 좋겠다, 해고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일터에서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4.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했습니까? 

<청소년유니온>은 노동조합이지만 한국에 있는 다른 노동조합과 그 활동방식이 좀 달라요. 대부분의 노동조합은 기업 안에 있는 노동조합으로 내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원과 함께 싸우거나 기업과 협상을 해요. 하지만 <청소년유니온>은 기업 바깥에서 활동하는 노동조합입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기업과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2014년 63빌딩 내 한화에서 운영하는 웨딩홀이 청소년 노동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주휴수당을 지급하게 했어요. 한화라는 큰 기업이 주휴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청소년유니온>의 활동에 압박을 받아 서울에 있는 다른 호텔, 웨딩홀들도 주휴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어요. 

현재 언론은 코로나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일터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주목하고 있어요. 하지만 청소년 노동자의 일터 현실에 대해 그리 조명을 하지 않고 있어서 청소년 노동자가 코로나 시대에 일터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리는 ‘코로나 청소년 노동자 근무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발표회

5. 활동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많은 실태조사를 발표했고, 그 때마다 언론과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우리의 활동은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통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어요. 따라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청소년유니온>의 활동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실 때입니다. 우리가 ‘문제’라 생각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움직인 수많은 시간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6. 활동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청소년유니온>은 일터 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의 지지를 모으고 기업을 압박하거나 대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보다 더 집중하는 것은 ‘청소년 노동’ 그 자체를 알리는 활동입니다. 우리가 보통 ‘노동’과 관련하여 떠올리는 이미지는 40대, 남성, 정규직입니다. 청소년을 노동과 연결하기 어렵죠. 그래서 일터 안에 청소년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자주 합니다. 

작년에 저희가 진행한 ‘청소년감정노동 실태조사’,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 청소년 근로환경 실태조사’ 등은 이러한 활동의 일환입니다. <청소년유니온>은 청소년도 일터에서 일하고 있고, 이들의 문제에 사회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청소년 노동 문제를 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소리를 낼 때,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도 쉽게 노동할 수 있고,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가 올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7. 활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의 활동이 조금씩, 작게, 자주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주목하지 않은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누구나 청소년 노동 실태를 들으면 심각하다,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너무 적었어요. 그래서 <청소년유니온>이 실태조가 결과를 발표했을 때,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우리와 함께한 수많은 시민들의 노력도 성공의 요인입니다.  

8. 활동의 진행과정 중에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많은 분들이 청소년 노동 문제에 공감하지만, 이를 참여와 조합원 가입으로 연결시키기는 어려운 일 같아요. 조합원끼리 건강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약속문을 논의하거나 조합원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재미있는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함께 하겠다고 품을 내어주시는 분들이 적어서 걱정이에요.

9.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청소년유니온>을 알리기 위해 더 많은 활동을 진행하고, 다양한 조합원 모임을 만들어 진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거다! 싶은 해결책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직하게 청소년 노동자의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기획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속해서 해나갈 예정입니다.

청소년유니온의 조합원 모임

10.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단체의 계획은 앞에서 이야기 많이 한 것 같아 저의 개인적인 계획을 말씀드리자면 딱히 없습니다! 다만 일터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 있는 한, 저의 주변 친구와 가족같은 사람들이 일터에서의 어려움이 있는 한은 노동운동을 계속하면서 살아갈 것 같아요.

11. 공익활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엄청 어려운 질문인 것 같지만 답해본다면… 공익활동이란 누군가의 불편함을 알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활동가로서 저의 역할은 동료 시민으로서 사람들의 곁에 함께 서서 나의 동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알리고 바꾸는 것입니다.

12.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참여방법이 있나요?

<청소년유니온>과 함께 청소년 노동자가 일터 안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이 링크를 통해 조합원으로 가입해 주세요! 세상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조금씩 바꾸어 나갈 수 있어요.

글, 사진 |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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