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 인터뷰> 번외편 – 한 장의 사진을 내밀며 사진은 처음부터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기 위해 발명되었습니다. 이번 <한 장의 사진을 내밀며> 인터뷰에서는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사이에 카메라를 세우는 대신 한 장의 사진이 주인공입니다. 아름다운재단 간사가 고른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사의 기쁨과 슬픔 프로젝트의 번외편으로 [인사행정팀 신성규 팀장]의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 전명은 작가 |
안녕하세요. 신성규 팀장님. 준비한 한 장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사진에서 보이는 것을 묘사하고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신성규 : 카드를 찍은 사진이에요. 삐뚤빼뚤한 글씨가 쓰여 있어요. 반 접은 카드 위쪽에는 그림이, 아래쪽에는 글씨가 있어요. 어린이가 그린 사람 얼굴과 입체감을 주기 위한 팔이 있고요. 편지 내용 마지막에는 ‘아빠는 모르겠어요’라는 글이 까만색으로 쓰여 있어요.
다른 간사님들은, 신성규 팀장님이 이야기하는 사진의 묘사를 듣고 머릿속으로 상상한 후에 그림으로 한번 그려볼까요?
간사님들은 이런 풍경을 상상하셨군요 ! 자, 신성규 팀장님의 사진을 공개해 보겠습니다! 함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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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간사들 : 엇, 그림이랑 비슷해요!
신성규 : 네, 비슷하네요.
간사들 : 어버이날에 받으신 건가요?
신성규 : 네.
간사들 : 엄마도 워킹맘이세요?
신성규 : 네, 애 하나에 어른 넷이 붙어서, 애가 뭐하나 잘못하면 어른 넷이 잔소리를 하며 살아요.
간사들 : 아빠는 잔소리를 안 했나? 왜 ‘모르겠어요’일까요?
신성규 : 어떤 느낌이었냐면, 여기 워킹맘도 계셔서 좀 뭐하지만… 아이가 생겼을 때, 제가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저기 망아지 한 마리가 달려가는 거예요. 망아지가 가는구나, 했는데 망아지 뒷다리와 내 다리가 묶여있는 거죠. 뭔가 확~ 낚아채가지고 그때부터 인생이 내가 의도한바와 상관없이 그저 흘러가는거에요. 저희 가족은 맞벌이라서 어른들이 와서 같이 아이를 키웠어요. 제가 ‘아빠는 뭘해야하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아이도 느꼈던 것 같아요. 이걸 숙제처럼 생각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아요.
간사들 : 왜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표현하세요?
신성규 : 결혼한 후 3개월 뒤,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얘기해서 어리둥절했어요. 영화 보기 전에 밥 먹는데 갑자기 임신 소식을 듣고 ‘뭐지?’ 싶었어요.
간사들 : 갑작스러워서 놀라셨겠네요?
신성규 : 네 그렇죠. 그 뒤로는 달리는 망아지에 발이 껴서……
간사들 : 와, 달리는 망아지에 발이 채이다는 표현이 와 닿아요~ !
신성규 :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데, 난 뭘 해야 하나…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엄마가 느끼는 것과는 많이 다른거 같아요. 뭔가 배우는 과정이랄까요?
간사들 : 아이가 몇 살이에요? 지금은?
신성규 : 5학년이에요. 제게 이 카드를 줬을 때는 1학년 때 같아요.
간사들 : 카드가 많을 텐데 특별히 아끼는 거라서 갖고 계신 건가요?
신성규 : 아낀다기보단 충격받은 카드에요.
간사들 : 나도 충격받았을 것 같아요. ‘아빠 모르겠어요’ 이러면… 지금은 뭔가 달라진게 있나요?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신성규 :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박관념을 느낄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뭐든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에 있으니까요. 저는 저 카드의 말 때문에 뭘 해야 되지 고민을 시작해서 캠핑도 시작하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것들이 아빠로 성장하는 과정이 되었어요.
간사들 : 지금도 달리는 말에 발이 채여서 달리는 느낌인가요?
신성규 : 지금은 아이가 자라서 스스로 알아서 하니까, 전보다는 여유가 생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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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글 | 장혜윤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