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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의 기쁨과 슬픔] 프로젝트란?

<간사 인터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주제 ③ 아름다운재단 이후(혹은 밖)의 꿈

지금까지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간사들의 일에 대한 과거와 현재,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주제로, 간사들이 앞으로 재단을 떠난 훗날 또는 재단 일 외에 하고 싶은 일들을 들어보고 함께 미래를 꿈꿔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예술가들이 [특별사업팀 이수연 간사]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습니다. 간사들 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꿈, 욕망, 소망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지극히 소중한 꿈’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수연

자유롭게 상상을 하기 위해 돈과 시간은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다는 조건을 드렸습니다. 바로, 정원연 작가가 간사들에게 전했던 선물(작품)이었던 백.지.수.표.!! 처음에는 일로 해보고 싶은 것 그리고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그냥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꿈에 대해 말하는 간사들은 현재 재단에서 하고 있는 업무도 살짝 들어보았습니다. 이제 간사님들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꿈을 한번 들어볼까요?  – 이야기수집단

정원연 작가의 백지수표 작품정원연 작가의 백지수표 작품

정원연 작가의 백지수표 작품

ⓒ 정원연, 2016

함께 나눈 질문

1) 아름다운재단을 나가면 혹은 재단 밖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프로젝트
2) 개인적으로 그냥 해보고 싶은 것들
3) 현재 꿈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4) 시간과 돈에 제약 없이 자유롭게 상상해본 소감은?

 여성을 위해 일하고 싶은
이수연 간사의 이야기

 

저는 한부모 여성가장에게 창업대출을 통해 경제적자립을 지원하는 ‘희망가게’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 사업은 [홍보-접수-심사-창업준비-사후관리]라는 일련의 과정들을 담당자와 창업주가 관계를 맺으며 진행하는 긴 프로젝트에요. 한사람 당 8년, 길게는 10년이 걸리기도 하는 호흡이 긴 사업이지요. 힘든 일보다는 기쁜 일들이 많아요. 매장영업이 잘 되셔서 기부를 하시고 다른 후배들을 가르쳐주겠다는 분들을 만날 때 가장 기뻐요, 물론 안타까운 상황도 많이 경험합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영업종료를 해야 할 때, 눈물을 흘리며 집기를 함께 정리하는 경우도 있고요. 대출상환이 안 될 때는 상환 독려를 해야 하는 상황도 일어나지요. 이제 4년차에 접어드는데 창업주님들에게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을 많이 했어요. 힘들기도 하고 보람도 있는 것 같아요.

하나.
여성을 위한 큰 도움의 손이 되고 싶어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생긴다면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와요. 300억짜리 프로젝트 세 개를 하고 싶어요. 우선 자립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하는 통크고 착한 임대주 사업을 하고 싶어요. 주거공간도 좋고 창업도 좋고 예술활동을 하기 위한 작업공간으로도 좋고요. 돈이라는 가장 큰 현실에 부딪쳐서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여성들에게 지원하는 거죠. 그리고 두번째로는 청소녀를 위한 여성주의 학교를 설립하고 싶어요. 제가 여성학을 처음 접한건 대학에 입학한 이후였죠. 만약 청소년기때부터 여성학을 접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 내 모습과 또 다른 가능성과 가치관을 형성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 청소녀들에게 여성주의에 대한 교육은 찾아보기가 어려울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재단의 첫 번째 기금을 출연하신 김군자 할머니가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세요. 요즘 위안부문제 기록을 위한 재단을 설립 하고 있는데 그곳에 300억을 기부하고 싶습니다.

이 세 가지가 지금 하는 일과 다 연관이 되는 것 같아요. 결국 현실 속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의 불평등함에 대해 자주 생각해요, 개인이 가진 환경과 조건에 상관없는 기회의 평등, 저는 그걸 꿈꿔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둘.
예술과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는

전 배낭여행가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데 늘 시간에 쫓기잖아요.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돈까지 있다면 세계 여행을 가고 싶어요. 못 가본 대륙도 가보고. 방랑자의 삶을 몇 년만 살고 싶어요. 또 저는 책이나 예술영화, 음악, 미술 골고루 좋아해요.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이 모든걸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큰 건물에 인디음악, 예술영화, 독립서점까지 다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상상해봐요. 저 같은 아마추어 여행가들이 여행을 하며 찍은 저마다의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열린 전시공간도 연다면 더욱 좋겠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작은 오두막집을 지어 마당에는 야생화가 가득한 정원을 꾸미고 싶어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친구들이 살고, 텃밭에서 기른 채소들도 나누어먹고, 한가롭게 소소한 수다도 떨고요. 아 너무 행복할 거 같아요.

셋.
일상의 작은 텃밭
, 화분

요즘 저 자신을 위해 하는 일들은 강연이나 수업을 많이 들으러 가고 책도 많이 보고 있어요. 아 참, 재단에서 화분을 하나 기르고 있어요. 레몬나무를 재단 앞마당에 가져다두고 매일매일 살펴보고 있지요. 별거 해 준 것도 없는데 쑥쑥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 내가 주는 것 이상을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 식물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요. 3개월째 길렀는데 요새 잎이 많이 자랐어요.

넷.
마음껏 상상해봤을 때 느낌은 의외로

의외로 3번(개인적으로 해보고싶은 일)은 돈이 영향을 안 미치는 영역인거 같아요. 내게 행복감을 주는 일들은 결국 일상 안에 있나봐요. 여행도 자주는 아니지만 언제든 해 볼 수 있는 거고, 전원생활도 완벽하진 않지만 하나씩 도전할 거리들이 넘쳐나죠.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보니 나라는 인간은 돈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어요. 그 전에는 의식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와 내 일상을 가꾸고 사랑하며 사는 것, 그 자신감에서 나오는 일상의 여유로움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에요.

 

이수연 간사의 백지수표

이수연 간사의 백지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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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2> – 은정의 사진
<번외편 3> – 성규의 사진

 *이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글 | 장혜윤 간사

댓글 2

  1. 고나

    행복하는데 있어서 돈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말, 참 좋아요

  2. 이군형

    간사님 정말대단하십니다
    훌륭한생각을 하고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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