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ner-OK* [간사의 기쁨과 슬픔] 프로젝트란?

<간사 인터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주제 ① 이곳에 오기까지 우리가 한 일 (아름다운재단 이전 일의 경험)

20대 청년기에 시작하는 직장 생활은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 여러 경험으로부터 마음속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아가지요. ‘이야기수집단’은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간사들은 어떤 삶의 지향점과 이력을 가졌기에 지금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인터뷰’로 4명의 간사를 만나 첫 직장부터 아름다운재단에 오기 전까지 했던 일들을 쭈욱~ 들어보았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의 경험을 해왔을까요? 이전 일의 경험에 비추어 지금은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예술가들이 [홍보팀 박효원 간사]를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습니다. 일의 경험, 삶의 궤도를 만들어가는 간사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삶에서 과연 ‘일’이란 무엇일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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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은

“일이란 내 삶의 8할이에요”

 

인터넷 신문기자로 사회 첫발 시작

첫 직장에서 8년간 기자로 지냈어요. 그 직업을 하지 않았으면 만날 수 없었을 많은 사람들과 사회 현상을 봤습니다. ‘기자는 대통령이든 노숙자든 누굴 만나도 동급’이라고 표현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점은 지금 생각해도 보기 드문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첫 해에 쓴 기사가 ‘미군장갑차’ 사건 때 미 군법정 현장에서 전화로 실시간 선배에게 기사를 공유해 긴급한 사안을 전달했던 기억이 인상적이에요. 하지만 내가 기사를 쓸 때 급박한 일정에 쫓겨 그 사안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점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갔어야 했는데, 길을 찾지 못했지요.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안 된다는 느낌에 버티지 못 하고 기자 일을 도망쳐온 것처럼 느껴져서, 때때로 아쉬움이 있어요.

홍보대행사에서의 이질감

기자를 그만두고 홍보회사에서 공공정책에 관련된 홍보 일을 했어요. 호칭이 ‘기자님’에서 ‘을’로 변화하게 된 상황이 낯설었지요. 기자로서 특별히 취재원에게 ‘갑질’을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보다는 회사 내에서 언제든 내 의견을 이야기하고 불합리하다 싶은 일은 비판할 수 있었지요. 특별히 억압적인 회사는 아니었지만, 이전의 직장생활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정서나 관심사도 많이 달랐는데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발언이나 농담들을 들을 때도 종종 있었지요. 기자 일이 힘들어 떠났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한다는 느낌이 그리웠고,같은 고민을 하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그래서, 나의 자아와 더 일치하는 일을 찾아 지금은 아름다운재단에 있어요.

 

나에게 일이란…

내 삶의 8할. 그리고, 세상을 좀더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존재했기 때문에 세상이 나아질 수 있는 종류의 일, 그걸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기획할 자유가 있는 방식의 일, 이런 것을 아직까지 지향하고 있지만, 그 때문에 일에 대한 기대치와 기준도 높아서 때때로 길을 잃어버린 듯한 마음이 되기도 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다른 취미생활이나 2차 가족이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생활에서 일의 비중이 많이 높아요. ‘일과 생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왜 ‘일’과 ‘생활’을 나눌까, 일은 ‘생활’이 아닌 걸까’ 생각합니다.

일벌레가 될 필요는 없지만, 노동시간과 강도 및 그에 따른 보상과는 별도로 일 자체가 내 생활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일은 그저 밥벌이를 위한 것이고, 진짜 ‘나’와 내 ‘생활’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일종의 ‘덕업일치’랄까… 내가 갖는 가치관과 생활방식과 내가 하는 일은 가까울수록 좋고, 적어도 모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제가 별로 어렵지 않게 취업을 할 수 있고 금리도 조금 더 높았던 (막바지) 시기에 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좀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혹시나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에게 비난과 공격으로 들릴까 봐 조심스럽네요. ^^;;)

아름다운재단에서의 일은 같은 고민을 가진 동료들이 꽤 있다는 것, 그리고 원칙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제겐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라면 문제가 안되고 거론할 수 조차 없겠지만… 제가 기자로 일했던 2000년 초중반이 한국 시민사회단체가 가장 영향력을 발휘했던 시기였던 영향도 있을 텐데, 저는 시민사회단체가 갖고 있는 사명감, 원칙, 내부적 민주주의, 자발성, 역동성 등에 좀더 친화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단체에서 일을 시작한 지금은 전반적으로 분위기나 문화, 방식들이 많이 달라졌더라구요단체에 대한 환상이 크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도 기대가 있는 거죠.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찾은 결론이다 보니 여기가 부족해지면… 뭐랄까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중)” 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종종 완급 조절을 하려고 하는데… 결국 이게 현실과의 타협이라서, 어떻게 어디까지 타협할 지는 늘 어려운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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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1> – 연재의 사진
<번외편 2> – 은정의 사진
<번외편 3> – 성규의 사진

 *이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글 | 장혜윤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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