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 인터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주제 ③ 아름다운재단 이후(혹은 밖)의 꿈 지금까지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간사들의 일에 대한 과거와 현재,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주제로, 간사들이 앞으로 재단을 떠난 훗날 또는 재단 일 외에 하고 싶은 일들을 들어보고 함께 미래를 꿈꿔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예술가들이 [특별사업팀 이수연 간사]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습니다. 간사들 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꿈, 욕망, 소망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지극히 소중한 꿈’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자유롭게 상상을 하기 위해 돈과 시간은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다는 조건을 드렸습니다. 바로, 정원연 작가가 간사들에게 전했던 선물(작품)이었던 백.지.수.표.!! 처음에는 일로 해보고 싶은 것 그리고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그냥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꿈에 대해 말하는 간사들은 현재 재단에서 하고 있는 업무도 살짝 들어보았습니다. 이제 간사님들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꿈을 한번 들어볼까요? – 이야기수집단
함께 나눈 질문 1) 아름다운재단을 나가면 혹은 재단 밖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프로젝트 |
여성을 위해 일하고 싶은
이수연 간사의 이야기
저는 한부모 여성가장에게 창업대출을 통해 경제적자립을 지원하는 ‘희망가게’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 사업은 [홍보-접수-심사-창업준비-사후관리]라는 일련의 과정들을 담당자와 창업주가 관계를 맺으며 진행하는 긴 프로젝트에요. 한사람 당 8년, 길게는 10년이 걸리기도 하는 호흡이 긴 사업이지요. 힘든 일보다는 기쁜 일들이 많아요. 매장영업이 잘 되셔서 기부를 하시고 다른 후배들을 가르쳐주겠다는 분들을 만날 때 가장 기뻐요, 물론 안타까운 상황도 많이 경험합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영업종료를 해야 할 때, 눈물을 흘리며 집기를 함께 정리하는 경우도 있고요. 대출상환이 안 될 때는 상환 독려를 해야 하는 상황도 일어나지요. 이제 4년차에 접어드는데 창업주님들에게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을 많이 했어요. 힘들기도 하고 보람도 있는 것 같아요.
하나.
여성을 위한 큰 도움의 손이 되고 싶어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생긴다면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와요. 300억짜리 프로젝트 세 개를 하고 싶어요. 우선 자립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하는 통크고 착한 임대주 사업을 하고 싶어요. 주거공간도 좋고 창업도 좋고 예술활동을 하기 위한 작업공간으로도 좋고요. 돈이라는 가장 큰 현실에 부딪쳐서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여성들에게 지원하는 거죠. 그리고 두번째로는 청소녀를 위한 여성주의 학교를 설립하고 싶어요. 제가 여성학을 처음 접한건 대학에 입학한 이후였죠. 만약 청소년기때부터 여성학을 접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 내 모습과 또 다른 가능성과 가치관을 형성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 청소녀들에게 여성주의에 대한 교육은 찾아보기가 어려울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재단의 첫 번째 기금을 출연하신 김군자 할머니가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세요. 요즘 위안부문제 기록을 위한 재단을 설립 하고 있는데 그곳에 300억을 기부하고 싶습니다.
이 세 가지가 지금 하는 일과 다 연관이 되는 것 같아요. 결국 현실 속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의 불평등함에 대해 자주 생각해요, 개인이 가진 환경과 조건에 상관없는 기회의 평등, 저는 그걸 꿈꿔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둘.
예술과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는
전 배낭여행가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데 늘 시간에 쫓기잖아요.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돈까지 있다면 세계 여행을 가고 싶어요. 못 가본 대륙도 가보고. 방랑자의 삶을 몇 년만 살고 싶어요. 또 저는 책이나 예술영화, 음악, 미술 골고루 좋아해요.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이 모든걸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큰 건물에 인디음악, 예술영화, 독립서점까지 다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상상해봐요. 저 같은 아마추어 여행가들이 여행을 하며 찍은 저마다의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열린 전시공간도 연다면 더욱 좋겠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작은 오두막집을 지어 마당에는 야생화가 가득한 정원을 꾸미고 싶어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친구들이 살고, 텃밭에서 기른 채소들도 나누어먹고, 한가롭게 소소한 수다도 떨고요. 아 너무 행복할 거 같아요.
셋.
일상의 작은 텃밭, 화분
요즘 저 자신을 위해 하는 일들은 강연이나 수업을 많이 들으러 가고 책도 많이 보고 있어요. 아 참, 재단에서 화분을 하나 기르고 있어요. 레몬나무를 재단 앞마당에 가져다두고 매일매일 살펴보고 있지요. 별거 해 준 것도 없는데 쑥쑥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 내가 주는 것 이상을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 식물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요. 3개월째 길렀는데 요새 잎이 많이 자랐어요.
넷.
마음껏 상상해봤을 때 느낌은 의외로
의외로 3번(개인적으로 해보고싶은 일)은 돈이 영향을 안 미치는 영역인거 같아요. 내게 행복감을 주는 일들은 결국 일상 안에 있나봐요. 여행도 자주는 아니지만 언제든 해 볼 수 있는 거고, 전원생활도 완벽하진 않지만 하나씩 도전할 거리들이 넘쳐나죠.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보니 나라는 인간은 돈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어요. 그 전에는 의식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와 내 일상을 가꾸고 사랑하며 사는 것, 그 자신감에서 나오는 일상의 여유로움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에요.
기록 l 이야기 수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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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간사의 책상] 프로젝트
+ [간사의 책상] 촬영 조수의 후기
<번외편 1> – 연재의 사진
<번외편 2> – 은정의 사진
<번외편 3> – 성규의 사진
*이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글 | 장혜윤 간사
고나
행복하는데 있어서 돈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말, 참 좋아요
이군형
간사님 정말대단하십니다
훌륭한생각을 하고계십니다